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얼룩진 집안, 아버지의 외도... 죽고 싶어요.

여대생 조회수 : 4,307
작성일 : 2012-07-18 15:38:17

 

 제일 친한 친구에게도 쉬이 털어놓기 힘든 얘기를 82에 와서 남깁니다.

 저희 아버지로 말할 것 같으면 속마음은 여리고 세심한데 피해의식, 열등감이 심해 사회생활이 원만치 못하시고

(다른 사람들을 다 무시하고 아래로 봄. 본인이 잘 나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질투한다고....)

엄청 이기적이고 성격이 괴팍합니다. 신경질, 짜증을 잘 내는데 그걸 말로 확 푸는 것도 아니고 

가족들을 감정적으로 학대합니다.

수입이나 모아 놓은 재산 생각하지 않고 '내가 이 나이에 이것도 못하냐'면서

혼자 좋은 음식 드시고 다니고 취미생활한다고 기타를 배웁네, 춤을 배웁네, 돈을 펑펑 쓰면서 마이너스 통장 긁고 계세요.

게다가 거의 알콜 중독 수준이라 별 것도 아닌 거에 혼자 화가 나셔서 가족들이 다 자는 밤에도 술을 엄청 마시고

술병이랑 술상을 거실에 난장판으로 해 놓고 집안 물건을 부숴놓고.....

 

그냥 그냥 모른 척 하면서 살아왔는데

이번에는 아빠가 외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몇 년 전부터 느낌(눈치)은 있었는데

엄마가 알게 되신 모양이에요.

카드내역서도 딴데로 빼돌리고 핸드폰 잠그고 맨날 밖으로 돈다고,

여자도 어디서 그런 걸 사귀었는지 파산 신청을 해서 아빠가 몇백을 빌려줬다가 받았네 어쩌고...

엄마가 악에 받쳐 울면서 그러시는데 저 정말 숨막히고 딱 죽고 싶었어요.

사실 아빠도 아빠지만 저희 엄마도 참 답답해요.

저런 아빠 옆에서 한 평생 재산 모으고 불린 현명한 엄마지만..

무뚝뚝하고 퉁박스럽고 항상 '다른 남편들은 돈도 잘 벌고 인품도 훌륭하다더라'다른 집과 비교하고

사람들 앞에서 아빠 무시하고 흉보고... 엄마도 아빠한테 잘 못한다는 생각 들때도 많았어요.

(저도 성장과정에서 엄마에게 칭찬을 거의 들어본 기억이 없어요. 제가 무슨 얘길 해도 무반응.....

저희 집은 가족들이 서로 말이 없고 남보다 못해요. )

어쨌든 그건 그거지만,  아빠의 외도 사실까지 알게 되니 착잡하고 절망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엄마가 암으로 병원에서 수술하고 누워있는데도 그 여자 만나러 나가서 병원엔 잘 오지도 않았던 거였어요.

밤이든 낮이든 급하게 차려입고 나가면서 대는 핑계가 제가 듣기에도 엉성하다 느꼈는데

그게 다 그 여자를 만나러 나갔던 거라 생각하니 미칠 것 같아요.

퇴원해서 엄마 집으로 모시고 오자마자 당신 배고프다고 얼른 밥차려 내라고 하던 아빠...

항상 술마시고 누워있고 집안 일은 전혀 돕지도 않고 식사고 빨래고 몸이 부서져라 하는 엄마를 하녀처럼 생각했겠죠.

 

저도 이제 성인이고 어쨌든 외도는 부부의 일이니 제가 관여할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들면서도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당신 손 잡고 결혼식 못 들어가니 나중에 내 결혼식때 올 생각 말라고 난리를 쳐볼까 싶기도 하고

조용하게 내가 알고 있다는 식으로 말씀 드려볼까 싶기도 하고

머리가 복잡해요.

어떤 식으로든 알리면 아빠와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널 것 같아요.

아빠는 방귀낀 놈이 성내는 식으로 오히려 펄펄 뛰실 분이거든요.

 

이런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이 정말 한스럽습니다. 저에게는 집안,가족 자체가 컴플렉스에요.

저 나름대로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 눈치보고 말썽 안 부리고 자라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학교에 들어왔고 소위 전문직이라는 직업을 가질 예정인데요.

그래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저를 굉장히 훌륭한 사람, 여자로 보기도 합니다. 그치만..

저도 화목한 가정에서 사랑 많이 받고 여유있게 자란 좋은 남자 만나 가정을 꾸리고 싶은 생각도 드는데

한편으론 그런 남자를 만나더라도 우리집이 볼 거 없는 막장 집안이라는 걸 알게 되면 어떡하나 싶구요.

솔직히 남자를 만나도 부모님을 소개시키려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마조마해요.

인격적으로 본받고 싶은, 최소한 말이 통하는 부모님을 가진 애들은 성격도 구김없이 좋더라구요.

저도 머리크고 부모님을 인간으로 대하게 되면서 이런 저런 면은 절대 본받지 말아야지...

끊임없이 제 자신을 다스리고 항상 단도리하는데

그래도 양쪽 부모님의 면들을 어쩔 수 없이 닮은 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절망스러워요.

특히나 아버지의 부정을 알게 되니...정말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 앞으로 행복하게 살고자 치열하게 할 것들..

그냥 다 의미없고 귀찮고 아득하게 느껴져요.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싶고 그냥 죽고 싶네요.

물론 제일 괴로우실 분은 엄마겠지만요. 속끓이면 엄마만 병든다고, 차분하게 재산 챙길 거 챙기시라고 하고

그저 얘기 들어드릴 수 밖에 없었어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빠가 밉고, 아빠에 대한 모든 불만을 저한테 쏟아붓는 엄마도 싫고, 저도 싫고, 다 싫어요.

가족들과 얼굴 마주하기도 싫고 그 어색하고도 무거운 공기를 마주하기 싫어서 친구집을 전전하고 있어요.

정말 그만 살고 싶은 생각 뿐이네요......

 

 

IP : 175.208.xxx.2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2.7.18 3:47 PM (121.130.xxx.157)

    우선. 힘내시구요.
    직장 가지시면 독립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지금 몇살인지 모르지만...저도 만만치 않은 콩가루 집안에서 자라서 알고 있는데요..
    30대 넘어가면 정말 내가 미처 버릴꺼 같은걸 느끼거든요.
    그리고 정말 살인 충동 미쳐버릴꺼같은 충동도 일어나요...
    제가 집순이인데 요즘은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뱅뱅 돌다가 들어가네요..
    그래서 저도 이번이 마지막이고 전세기간 끝나면 독립할 예정이에요.

    어느집이나 참....아빠가 문제네요. 우리집도 거든요
    술만먹으면 큰소리 처요 정말 온동네 떠나가라 정말 챙피해서 얼굴 들 수 없을 정도고요.
    못배워서 말도 안통하구요....정말 저도 진절머리 나네요.

  • 2. 무슨 말씀을
    '12.7.18 3:49 PM (183.101.xxx.235)

    이깟일로 그만 살고 싶다니요?
    님의 의지로 일어난 일이 아니잖아요.
    괴로운 맘은 알겠으나... 그런 생각은 접으셔요.
    빨리 독립하셔서 사시길 바랍니다.
    저도 친정이 제 멍에라고 생각하는데... 근데 남편이 다 이해해줍니다.
    사람들 파고 들면 다 멍에 하나쯤은 있더라구요.
    반듯하고, 가정 배경도 좋고, 돈도 잘 벌고, 사람들도 좋아하고 그러면 좋겠지만
    그러면 너무 완벽해서 인간적인 맛이 없잖아요.
    약간 모자라지만 모나지 않는 성격, 님같이 주제파악 잘 하는 사람이
    전 더 매력적인거 같아요.
    집안 환경으로 기 죽지 말았으면 합니다.
    죽다니요... 그런 생각일랑 하지를 마세요.

  • 3. 저도 살아요
    '12.7.18 3:57 PM (203.226.xxx.68)

    저희 친정아버지는 남보증서주느라
    우리자식들을 길거리에나앉게 했어요 엄사는 몇년전 고생만하다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시고...
    남편과 자식눈에밟혀따라죽을수가
    없더라구요 기운내세요
    저같은 사람도 있네요
    독립해서 직장생활하다보면 좋은
    배우자만나게되실겁니다

  • 4. 에혀
    '12.7.18 4:22 PM (118.41.xxx.147)

    원글님은 이일로 죽고싶겠지만
    어머님은 매일 매일 죽고싶은 심정으로 사셧을거에요
    그러니 아버님에게 좋은소리 안나가는거죠
    이혼하고 님하고살면 좋았을텐데 그것도 못하고 노상 날 죽이는 남자랑사니
    당연 좋은소리 안나오고 욕나오는수밖에요

    그걸 풀수잇는사람은 아버지와 어머님 본인이에요
    누구든지 해줄수는없어요
    그런데 원글님이 엄마의 편이 되어서 엄마에게 조금만 여유를
    가지게 만들어주시면 엄마는 더 쉽게 그한을 풀수있을겁니다

    원글님처럼 죽고싶은 또다른 여자 그여자인 엄마랑
    동지감을 느끼면서 같이가시는것도 나쁘지않다는거죠

  • 5. ...
    '12.7.18 4:28 PM (125.178.xxx.145)

    토닥토닥 위로드려요.
    부모님 문제는 본인의 능력밖에 일 같아요.
    부모님 문제는 관여하지 마세요. 관여할수도 없구요.
    당장 독립할수없을텐데..마음이라도 슬슬 독립하세요.
    낳아주신 분들이니 할수있을만큼 도리를 하시구요.
    남자는...
    이 모든걸 감싸아줄 남자를 택하시길바래요.
    이 상황에 아무리 남자가 능력있어도 여자분의 처지를 감싸지 못하면..님이 너무 외로워요.
    님이 너무 외로우면 돈이고 뭐고..다아 소용없구요.
    분명 좋은분 만나실거여요. 화이팅하시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0600 치질3기인데 수술후 회복기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9 고민 2012/07/19 45,122
130599 강아지용품 주로 사시는 곳 있으시면 추천 해주세요~ 9 미니핀 2012/07/19 1,716
130598 아기지문 신중하세요~우리 아이 벌써부터 지문 등록이라니 12 녹색 2012/07/19 12,125
130597 팸셀이 뭐에요 ? 6 ? 2012/07/19 2,336
130596 돼지고기 안심으로 할 수 있는 요리? 8 ** 2012/07/19 3,059
130595 홈쇼핑 볼륨팡팡 써보신분~ 7 ... 2012/07/19 4,206
130594 "내 생각 동의하는 분 많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q.. 1 샬랄라 2012/07/19 1,372
130593 성적 도 안나오는데.... 1 또야 2012/07/19 1,523
130592 노란 옥수수 언제 나오나요? 1 노란옥수수 2012/07/19 1,488
130591 권력의 치부 들추고 떠난 ‘추적자’ 샬랄라 2012/07/19 1,187
130590 식기세척기(지멘*) 설치와 구입 문의드려요 4 달달하게 2012/07/19 1,372
130589 애견삼국지 배나온기마민.. 2012/07/19 951
130588 자게에 글쓰면 아래에 파워링크 뜨잖아요? 3 재밌다 2012/07/19 983
130587 미취학,초등아이들 런던올림픽 시청준비 관련해서 어떤거 준비해주셨.. 아줌마 2012/07/19 927
130586 82 자게는 왜 익명일까요 3 ... 2012/07/19 1,413
130585 “노동시간 주 52시간 상한제150만개 좋은 일자리 창출” 샬랄라 2012/07/19 1,153
130584 지금 비 와요? 많이 오나요? 3 ... 2012/07/19 1,530
130583 은행 대출 CD금리 담합 조작은 엄청난 범죄네요. 5 은행들아 2012/07/19 1,485
130582 빌보 고블렛이요 4 2012/07/19 2,558
130581 냉동했던 생옥수수를 쪄봤어요. 15 제맛 2012/07/19 16,414
130580 급해요! 예쁜 휴양지 원피스 파는 쇼핑몰 추천 좀 해주세요! 2 추천 2012/07/19 1,892
130579 블루원에 이번주말에 가려는데~~ 4 민이준이 2012/07/19 1,986
130578 전에 게시판에서 나눔접시 추천해주신분 감사드려요~^^ 2 나눔접시 2012/07/19 1,562
130577 징징대고 보채는남자 14 허엄 2012/07/19 7,188
130576 프리랜서로 일하시는 분들..생활이 어떠세요? 5 dodo 2012/07/19 2,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