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누군가를 만나 그들의 등에 기대고 빚지며 살아갑니다. 삶이 고통스러움에도 아름다운 까닭은 ‘타자’가 있기 때문이지요. 당신 때문에 무지하게 당신 덕분에 날아갈듯 기쁩니다. 삶은 무엇을 어떻게 하는 지만큼 누구와 어울리느냐가 엄청 중요합니다. 누구를 만나 함께하는 사람들이 바로 ‘내 삶’을 구성하니까요.
허지만 우리는 타자의 중요성을 잘 모릅니다. 애인을 고르거나 배우자를 찾을 때 요모조모 살피고 이해득실을 깐깐히 재지만 그 사람에게 왜 끌리고 그를 만나 어떤 '의미‘를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지는 내다보지 못하죠. 그래서 건강하지 못한 선택을 하고, 건강하지 못하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 채 나중에야 뒤통수를 맞곤 합니다.
아빠 냄새를 풍기는 남자에게 이끌리는 여성들도 많지요
예전 아버지의 그림자로부터 자유로운 여자들이 흔치않습니다. 가부장으로서 고지식하고 권위주의를 내세우는 무뚝뚝한 아버지를 싫어하면서도 억세고 거친 나쁜남자남성성에 끌리죠.
여자들은 항상 엄마처럼 살기 싫다고 하면서도 또한 나중에 아버지와 비슷한 남자를 만나곤 합니다. ‘반복’을 욕망하는 것처럼 남자들의 애정을 까다롭게 따지며 튕기던 여자가 갑자기 나쁜 남자에게 홀라당 넘어가버립니다. 제3자가 봤을 땐 불행한 앞날이 뻔히 보이는 데도 고통의 낙화암에서 잇따라 몸을 내던지는 여자들…….
이전과 비슷한 상황으로 되돌아가 ‘변화’를 하고 싶은 욕망이 무의식에 있기 때문에 여자들은 ‘아빠 냄새’를 풍기는 남자에게 동공이 열립니다. 아빠를 바꾸지는 못했으나 이 남자만큼은 변신시키겠다며 아빠와 비슷한 남자에게 헌신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