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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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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글이지만... 개,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사람의 마음

dma 조회수 : 6,026
작성일 : 2012-07-13 19:36:21

저는 쭉 도시에서 나고 자랐고, 선천적으로 무서운 것이 많은 성격입니다. ^^; 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서 동물에 대한 무서움증을 극복할 기회가 없었어요. 저와는 다른 방법으로 동물을 싫어하거나 무서워하시는 분이 계시겠지만 그냥 가볍게 봐주세요.

 

0. 생각보다 개를 묶지 않고 다니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희 집 근처에 산책코스가 있는데 많을 때는 거의 80%, 적을 때는 10% 의 주인분들이 목줄을 채우지 않습니다. 개줄이 없으니 개들 끼리 싸움하는 장면도 자주 봅니다. 그 곳은 차량 출입이 통제되어있어  차에 받힐 지 모르니 묶으라는 소리도 못하겠고, 또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이 묶이지 않은 개 주인에게 어떻게 말을 걸겠습니까? ㅎㅎ 하루는 개가 제 발치로 와서 미친듯이 짖길래 돌아버리는 줄 알았는데 다음날 같은 개가 다시 제 발치를 빙글빙글 돌며 미친듯이 짖더군요. 제가 제발 개줄 좀 묶고 다니라고 한 마디 쥐어짜듯이 했더니 웃으시대요.

 


1. 동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은 꼭 나를 해칠까봐 두려워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동물의 주인이 "해치지 않아요, 물지 않아요"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성적으로는 압니다. 하지만 공포심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냥 독없는 뱀이나 고양이나 강아지나 주인에 의해 컨트롤되지 않는 범위내에서는 모두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나에게 손가락만한 날개달린 바퀴벌레가 달려들 때의 느낌과 비슷한지도 모르겠어요. 그 벌레가 나를 해칠까봐 무서워하는 게 아니잖아요? ㅎㅎ

 

2. 다 큰 어른이 동물을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스스로도 싫기 때문에 더욱 화가 납니다. 묶이지 않은 개, 목줄 길이를 2m는 유지하고 있으면서 개가 제 주위에서 짖어도 잡아당길 줄 모르는 사람만 아니면 저도 평범한 사람입니다.

 

3.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과 개를 싫어하는 사람은 반드시 같은 범주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개가 귀엽다고 생각하고 키워보고 싶기도 하지만 무서워합니다.
개가 주인의 품에 안겨있고 언제든지 주인에 의해 통제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되면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고, 처음에는 쓰다듬는 것부터 시작해서 제 주위를 천천히 돌아다니다가 그 다음에는 제가 안을 수도 있고 그러다가 평범하게 대할 수 있습니다. 단지 남들보다 조금 더 오랜 시간이 걸릴 뿐입니다.
친구가 키우던 고양이와도 천천히 가까워져 한 3주 쯤 지났을 때에는 고양이와 한 방에서 자는 것도 아무렇지도 않아졌습니다. 하지만 모르는 고양이는 여전히 무섭고 엘리베이터 같은 밀실에 갇힌다면 저는 그 상황이 공포영화10편 보는 것보다 더 무서울 것입니다.

 

4. 강아지, 고양이 키우시는 분들은 그냥 제 입장에서는 생리현상처럼 어쩔 수 없는 공포심을 드러내는 것도 기분 나빠하시는 것 같아요. 그게 눌러지고 내색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면 공포가 아니지요 ㅎㅎ

그럼 극복해봐라, 라고 하시는 데 그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만약 강아지, 고양이를 한 마리 구입하거나 분양받거나 해서 키움으로써 공포심이 없어진다면 좋겠지만 그런 이기적인 마음으로 10년 넘게 함께 할 가족을 선택할 수는 없잖아요. 만에 하나 공포심 극복이 안된다면 큰 죄를 짓게 되는 거구요. 도시는 앞으로도 더욱 동물을 쉽게 접할 수 없는 곳이 되어갈 텐데 쉽지는 않은 일입니다.  

 

5. 저도 동물을 키워보지 않아서 왜 개에게 목줄을 하지 않는 건지, 목줄을 거는 것이 안쓰럽게 느껴지는지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견주분들은 왜 저렇게 극한의 공포를 느끼는 사람처럼 행동하는가, 그 무서움이 어느 정도로 극에 달했는지 이해하지 못하시겠지요.
동물과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것을 이해하니 딱 봐서 무서워하는 것같으면 그냥 동물을 품에 안아주세요. 대부분의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컨트롤 되지 않는 생물을 무서워하는 것 뿐입니다. 주인이 컨트롤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아요. 

 

글을 마무리 할 말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58.143.xxx.135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2.7.13 7:46 PM (220.116.xxx.187)

    ㅁㅈㅁㅈ .
    날 헤칠까봐 무서운 게 아니라 , 그냥 무서운 거에요 ㅠ

  • 2. ..
    '12.7.13 7:48 PM (110.9.xxx.208)

    저도 목줄 없이 개 풀어놓는 사람들 너무 싫어해요. 하지만 개도 너무 좋아하고 고양이도 너무 좋아합니다.
    다만 저희 애들이 몇번 물렸어요. 뒷굼치.
    아파트에서 할머니들 그런 사람들 너무 몰지각한거 같고 너무 싫어요. 이야기 하면 소리만 지르시구요.

  • 3. .......
    '12.7.13 7:52 PM (125.191.xxx.39)

    저도 개, 고양이 무서워해요.
    걔네들이 저를 물까봐서가 아니라 그냥 무서워요.

  • 4. .....
    '12.7.13 7:55 PM (124.177.xxx.85)

    전 개나 고양이는 괜찮은데 새종류에 엄청난 공포심이 있어서 원글님 마음 백프로 동감이여요.
    저를 어떻게 할까봐 그런게 아니라 그냥 공포스러운거여요.
    전 특히 닭이 너무 무서워요.
    만약 저하고 산 닭하고 (죽은닭도 마찬가지) 밀폐된 공간에 넣어두면 전 아마 그냥 죽어버릴꺼같아요.
    왜그런지 모르겠어요. 트라우마도 없는데 그렇게 무섭네요.
    티비에서 양계장이나 닭 나오면 아이들이 알아서 눈 가려줘요.

    오늘 글 읽으면서 닭을 목줄 해서 엘리베이터 태우는 사람은 없어서 다행이라고 저혼자 위안했어요.
    나와 다름을 인정하면 좀 더 세상살기가 편해질텐데... 좀 아쉬워요.

  • 5. 본능
    '12.7.13 7:58 PM (211.213.xxx.14)

    저 개는 나를 물지 않을 것이다... 는 이성
    으악 걍 무서워...는 본능
    이성은 통제가 되는데 본능은 통제가 안되죠.
    왜 본능이 그것밖에 안되냐고 하신다면.. ㅠㅠ

  • 6. 유난
    '12.7.13 8:04 PM (58.140.xxx.60)

    뭐든 유난떠는 사람들이 문제지요.
    우리개는 사람처럼 알아서 처신할거라 믿고 사는사람들
    개라면 생각만해도 소름끼치게 싫은사람들...

    적당히들 하고살지....

  • 7. 그러게말예요
    '12.7.13 8:06 PM (218.158.xxx.113)

    나는 좋은데 너는 왜 싫어하냐구
    왠 호들갑이냐고 핀잔하는거..이해못한다는거
    이거 참 머리나쁜거지요
    게다가
    되려 불쾌한 반응을 보인다면 정말,,
    그러다가 남의집 개에 한번 된통 물려보거나 더러운꼴보면
    남의심정 알겠지요??

  • 8. dma
    '12.7.13 8:08 PM (58.143.xxx.135)

    물론 아주 일부분이겠지만
    동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을 두고 못생기거나 문신한 사람에게는 대놓고 싫다는 표정 짓지 않는다고 비교하신 분 때문에 약간 멘붕이 왔어요.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무서워하는 사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구나, 싶어서요. 개를 보고 저만치 피해가거나 움찔 놀라는 사람들은 호불호를 표시하는 게 아니고 그냥 본능적으로 공포심을 표현하는 것 뿐인 경우가 많아요. 이 전혀 다른 감정 두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 9. 저..
    '12.7.13 8:39 PM (189.79.xxx.129)

    얼마전 강아지한테 물렸어요....
    시퍼렇게 멍들었어요..
    그 강아지는 절대 사람 안 물거 같고 너무 이뻤어요..
    그래서 씩 웃어주고 지나가는데...갑자기 당했어요..
    송곳니 같은게 살을 뚫는 느낌이었는데..피가 나진 않았고..좀 욱씬거리다가 말긴 했는데요..
    그냥 허망하더라구요..내가 쟤한테 당했나 싶어서..작고 귀여운놈이었는데..
    그러고 나니..작던 크던 피하는게 상책인거 같네요...

  • 10.
    '12.7.13 8:52 PM (58.143.xxx.135)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개 키우는 사람을 원망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에 대한 순간적인 공포로 움츠러든 사람이 주인을 원망하거나, 그 개를 미워하지 않아요. (물론 개줄을 하지 않은 사람은 제외하구요.)
    동물이 이 세상에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아닙니다.
    혹시나 그런 공포를 나타내는 제스처에 상처받은 애견인이 있으시다면 한 분이라도 오해를 푸셨으면 좋겠어요.

  • 11. dma
    '12.7.13 9:10 PM (58.143.xxx.135)

    제가 겁이 무지무지무지 많아서 저보다 겁많은 사람을 본 적이 없는데요 ㅎㅎ
    고양이도 새끼때 정붙이고 천천히 다가가면 진짜 귀여워져요. 물론 그 친해진 고양이에 한해서긴 하지만요. 하는 행동도 사근사근 하면서도 은근 허당이고, 엉덩이 팡팡 해주면 기분이 좋아지는 데다가 제 무릎에 누워 쓰다듬으면 고롱고롱 하는 것이 아주 사람 맘을 녹여놓습니다.

    동물이 무서워서 질겁하는 걸
    싫어서 혐오하는 것으로 이해하시는 분들이 안타까워서
    안 그럴 수 있는데도 주인 기분나쁘게 하기 위해 그러는 거 아니라고
    저 그렇게 몰상식한 사람 아니라고,
    좀 외치고 싶었어요.

  • 12. 흐음
    '12.7.13 9:26 PM (121.167.xxx.114)

    애견인, 애묘인을 넘어서서 굉장히 극단적이고 예민하게 받아치는 사람들 있어요. 아마도 범 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사람과 소통을 못해서 동물에게만 집착하는 사람들인가 봐요.
    반려동물에 대해 한 마디만 해도 죽일 듯 달려들거나 심지어 욕설 썼다가 지우는 사람도 봤어요. 그 사람은 비 애견인들의 적이 아니라 애견인들의 적입니다. 그럴수록 반감을 사서 모든 애견인들이 지탄의 대상이 되게 하니까요. 기독교처럼.
    전 애견인, 애묘인들은 본질을 망각하고 사람대우하는 것보다 사랑은 하되 개는 개다라는 선을 정확히 지키는 사람들이 좋아보이더라구요.

  • 13. ..
    '12.7.13 9:30 PM (182.218.xxx.232)

    저도 원글님과 같이 겁이 너무너무 많고, 강아지, 고양이도 무서워 해서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셨는지 100% 이해 할수 있어요.
    머리로는 아닌데, 그냥 몸이 얼어 붙는거죠.
    그런 자신이 창피하기도 하구요.

  • 14. 우히히히
    '12.7.13 10:05 PM (183.97.xxx.113)

    저는.. 점프하는 곤충을 무서워 해요.
    귀뚜라미, 메뚜기 같은 종류들.
    지금이야 결혼하고 아이들도 있어서 엄마라는 사명감에 손 부들부들 떨며 때려잡지만
    진짜 처녀때는 그런거 하나만 나와도 으악~하면서 도망갔어요.
    신혼때 살던 집이 습해서 곱등이 한마리만 있어도 얼음! 이자세예요.
    다행히 큰아이가 이제 13살이라 직접 안잡아도 되니 어찌나 좋던지 ㅡ.ㅡ
    아무튼 저는 덩치는 곤충들보다 백만배는 더 크면서 무서워요.

  • 15. 깽~
    '12.7.13 10:39 PM (39.112.xxx.166)

    와~ 원글님 꼭 제맘하고 똑같네요
    영상 사진 다 이쁘고 귀여운데 목줄안맨 실물이 바로앞에 있으면 공포예요
    동네 개님때문에 길을 돌아서 간적도 있구요

  • 16. 개념글
    '12.7.13 10:46 PM (211.234.xxx.58)

    개는 사실 환장하게 좋아하고,
    고양이는 나보다 똑똑해보여서 왠지 흥~ 하지만 이뻐하는 사람입니다만 대문글의 댓글엔 욕이 다 나와요..

    글 구구절절 완전 공감합니다.

  • 17. 둥이
    '12.7.13 11:03 PM (180.71.xxx.136)

    저도 절친이 동물을 너무 무서워 해서 원글님 같은 분 마음 이해합니다.
    본인도 본인의 그런 성격을 싫어하더라구요. 그래도 무서운건 무서운거겠죠.

    그치만 지구가 사람만의 것이 아니듯 인간이 동물과 교감하며 살 기회는 점차 많아져만 가는데 본인이 싫으니 주변에 동물이 눈앞에 보이지 않게 해 주길 바라는 사람들과의 반목은 계속 되겠죠?

    서로 양보하면서 절충안을 찾아야 하는데 어렵네요.

  • 18. 원글
    '12.7.13 11:11 PM (58.143.xxx.135)

    동물이 눈앞에 보이지 않게 해주길 원하지 않아요 ㅠㅠ
    그 동물이 나와의 일정 거리만 유지하면 족해요.
    아주 먼 거리도 아니고 일정 거리만요.

  • 19. 원글
    '12.7.13 11:21 PM (58.143.xxx.135)

    동물을 무서워하는 건 싫어하는 것과는 다르고
    동물이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상식적이지 않은 바람을 가지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런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 해서 이 글을 쓴 거예요.

  • 20. ㅑㅑ
    '12.7.14 5:37 AM (116.120.xxx.219)

    극복하라는 건 일부의 의견이고, 누가 남의 일에 감놔라 배놔라 하겠어요.
    단지, 동물과 사는 사람이 동물 싫어하는 사람에 맞춰 살 수는 없는데
    동물 싫어하는 분들은 자신들에게 맞춰 이것도 말아라 저것도 말아라 하는 경향이 있어
    그게 언잖은 겁니다.
    목줄, 몸줄 하고 엘리베이터 타면 일정 거리가 유지됩니다.
    아까 그 글은 목줄을 했는데도 같이 타기가 싫다는 거였잖아요.
    내가 무서워서 질겁하는 건 당연한데, 그 소리에 기분나쁜 반응은 하지 말라는 것.
    그런데 갑작스런 상대방의 적대감에 원만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꼭 동물 때문이 아니어도요.

  • 21. 원글
    '12.7.14 4:56 PM (58.143.xxx.163)

    대문글에 걸려있던 글이 지나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엘리베이터에 목줄을 한 개와 고양이를 데리고 탔는데
    안에 타고 있던 사람이 무서워 한다면
    품에 안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엘리베이터는 대부분 협소한 공간이니까요.
    얼마나 큰 엘리베이터를 상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엘리베이터는 목줄을 해도 나와 동물의 살이 닿을 수 있는 넓이가 아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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