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마마걸입니다. 30대 중반의 애엄마인데, 우리 엄마없는 삶은 상상도 못하겠어요.
엄마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어요.
엄마는 강한 성격의 소유자도 아니고, 간섭이 심하거나 과잉보호를 하지도 않으셨어요.
그냥 제가 엄마를 제 삶에서 떼어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회사 가서도 틈만 나면 엄마한테 전화하고..
어디 좋은데 알게 되면, 꼭 엄마랑 같이 데이트하러 가고 싶고,
미주알고주알 내가 겪은 이야기 들은 이야기 모두 공유해야 직성이 풀리고,
엄마가 어디 시장이라도 가느라 전화 안받으면 겁이 덜컥 나면서 불안하고 그랬어요.
엄마를 너무 존경하고 닮고 싶어한다거나 그런건 아니에요.
엄마는 전업주부인데, 그렇게 깔끔하시지도 않았고, 악착같이 재산을 모으시지도 않았고,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고 미래를 위해 빠릿하고 성실하게 사시는 분은 아니었어요.
그 모든걸 떠나 그냥 엄마는 제 인생의 일부였던거에요.
어느 글을 읽다가 아직도 부모로부터 정신적 독립을 못한 거 같다..는 문장을 봤을 때
제 얘기다 싶었어요.
요즘엔 차라리 제가 엄마를 싫어하거나, 필요로 하지 않거나, 무신경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많이 해요.
이제 60대 중반이신데, 조금만 아프시다고 하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서
아무것도 손에 안잡히거든요...
올해 초 겨울 갑상선암 수술을 받으셨는데, 수술 6개월이 지나 PET CT를 찍어보니,
척추에 이상이 발견되었다고 해요.
디스크일지, 암이 전이된 것일지는 MRI를 찍어봐야한다는데,
엄마한테는 디스크일거라고 걱정 말라고 큰 소리쳐놓고 집에 돌아와서는, 너무 불안해요.
상상도 못하겠어요.
지금도 매일 전화 붙들고 오늘 아기가 어땠다 저땠다 주변에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
최소 30분씩 통화하는데...
앞으로 계속 어디든 아프실텐데..
그럴 때마다 이렇게 마음 덜컹거리지 않게, 단단한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정신적 독립..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