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제 두돌된 딸 하나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최근에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고, 어린이집에서 데려와서는 시댁에서 시부모님이 저희 부부 퇴근전까지 딸을 봐주고 계세요.
시댁에는 강아지 두마리가 있습니다.
두마리다 요크셔테리어 종이고, 하나는 엄마개, 하나는 딸 개에요.
시댁이 아주 오래전부터 요크셔를 그렇게 키워서 모계로 한마리씩 대이어 키워오셨어요.
시부모님과 울 신랑은 강아지들을 무지무지 이뻐하구요.
전 시집오기 전까지는 강아지 무서워하는 사람이었는데, 제가 결혼전 시댁에 처음 초대받아 인사오던날에 지금 엄마개가 된 그 녀석이 제 무릎에 올라와 앉으며 애교를 부리는데에 홀랑 넘어가서 무서움도 잊었습니다.
시부모님이 여행을 가시거나 하시면 제가 주로 강아지들 수발을 들기도 하구요.
엄마개는 지금 열살이에요. 많이 나이들었죠...ㅠㅠ 그래서 그런가 예전처럼 활발히 움직이지도 않고, 주로 볕잘드는 곳에 엎드려 자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뭐, 더 젊었을때도 그렇게 활발하거나 사납거나 하지는 않았고 딱 얌전하고 새침한? 그런 성격인거 같아요. 애교는 좀 있는편이지만 막 사람을 핥거나 하는 편은 아니구요.(그래서 제가 얘를 더 좋아하는 걸수도 있어요.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딱 좋게 따르니까요)
문제는 그 딸 개입니다.
이 딸 개는 우리 딸보다 일년정도 먼저 태어났어요. 그니까 개 나이로 세살이네요.
아, 정말 우리 딸 아기때엔 오히려 이러지 않았는데, 최근 일년 정도 들어서 점점 심해지네요.
꼭 우리 아가 이불이나 옷 펼쳐놓으면 그 위에 오줌을 싸구요.
제가 그래서 꼭 이불이랑 아기 옷, 아기 타월 같은건 꼭 접어서 개켜서 침대 위에 올려놓는데 이 녀석은 펄쩍 뛰어서 침대위로도 올라와요.
바로 엊그제 일욜에도, 깨끗하게 빨아서 말리려고 소파에 걸쳐놓은 아기 타월에 보란듯 오줌 갈겨놓고는 소파 밑으로 숨어들어가서 안 나오더군요.
제가 막 열받아서 소리지르면서 '너 당장 이리 안와!' 하고 난리쳐도 절대 안나와요.
시아버지가 지난번에 신문지를 말아서 그 개 엉덩이를 몇대 때리셨는데 죽는다고 깽깽대더니, 그 담에도 또 그래요.
평소에 절대 그러지 않았거든요.
꼭 화장실에서 용변하고 그러던 녀석인데 최근들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그것도 다른 사람들 이불이나 옷도 아니고 꼭 우리 아가 꺼에만 그래요.
아, 진짜 이러면 안되지만
점점 너무너무 이 녀석이 미워집니다. 진짜 요즘은 꼴도 보기싫어요.
신랑이랑 시어머니는 그 녀석이 스트레스 받아서 그렇다고 그냥 넘기시면서 혼내지도 않으시구요.
시아버지랑 저만 신경질 내는 것 같아요.
한편, 우리 아가와 이 강아지 두마리는 서로 좀 묘한 관계에요.
울 딸은 엄마개를 매우 좋아합니다. 서툰 발음으로 늘 엄마개 이름을 부르면서 쫓아다니지만, 엄마개는 나이가 들어 우리 딸을 귀찮아하죠. 우리 딸이 가까이 오면 도망치기 바빠요. 그치만 막상 옆에 있게 되거나 하면 그냥 체념하고 딸한테 몸을 맡기고 있어요.
우리 딸이 자기가 먹던 걸 나눠주기도 하고, 그럼 또 와서 잘 받아먹기도 하구요. 강아지 사료를 그릇에 담는 건 우리 딸내미 몫입니다. 담아주고 "00야~! 맘마 먹어!' 하는 거 보면 얼마나 이쁘고 기특한지 몰라요.
특이하게도 이 행패부리는 딸 개와 울 아가는 서로 데면데면 합니다. 서로 소 닭보듯 한달까요.
암튼, 최근에 시아버지 아시는 분이 개 한 마리를 파시면 안되겠냐며 (노부부만 사셔서 적적하시다고) 물어보셨대요. 시아버지께서 그 딸 개를 보내는건 어떠냐며 말씀하셨는데, 신랑과 시어머니는 결사 반대입니다.
신랑의 반대 이유는 불쌍하다고;;
시어머니의 반대 이유는 그 딸 개도 시집보내서 새끼 한마리 데려온 담에 보내더라도 보낸다고....
뭐 그렇습니다.
아, 정말 전 스트레스 받네요.
딱 이 녀석만 보내면 다시 예전처럼 평화로워질텐데.....
아님 버릇을 고쳐놓고 싶은데, 훈련을 시키든가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