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석에 계시는 친정 아버지의 통장을 오빠가 관리합니다. (며칠 전에도 글을 올렸어요.) 석연치 않아서 통장을 보여달라했죠. 아버지에게 가서 제가 아버지 통장을 보겠다 했습니다. 오빠가 어떤 때는 생활비가 모자란다 하니 어찌된 셈인지 제가 확인해보고 싶다 했고 아버지는 당연히 그러라고 하셨구요.
오빠와 이런 저런 돈의 행방에 대해 묻고 아버지의 한달 생활비 내역을 묻고 하다가..
저를 인신공격하기 시작하더군요. 제가 박사학위를 받은 후 집에 있거든요. 제가 치열하지 않다면 치열하지 않은 것이고..아직 하나 있는 딸이 어려서 일하기 힘들었어요. 지금은 초등학교 1학년이라서 더욱 엄마의 손이 필요할 때이구요.
저랑 너무나 좋은 친구 사이라서 아이는 엄마와 있는 거 너무 좋아하고..사실 저도 딸아이 혼자 두고 어디 강의라도 다녀오는 것도 참 맘 쓰이고..
그러다가 몸이 조금 아파져서 지난 해 내내 집에 있었어요.
그런 저를 향해서 오빠는..너가 박사학위 받은 거 맞냐며 학위증 가져오라더군요. 카피 말고 오리지날로요..ㅋㅋ
그래서 저도 통장 좀 보자 했습니다. 카피 말고 오리지날로요..ㅋㅋ
저는 오리지날 보여주고..카피인지 뭔지 하는 통장 카피를 친정에 두고 갔다더군요..
오빠가 아버지 돈을 다 가져가서 건물을 지었어요. 한달에 600만원을 아버지에게 드린다는 조건으로요. 아버지는 혼자 계시지만 오빠에게서 돈이 들어오고 다른 수입이 있으셔서 충분히 생활하세요. 충분히 생활하실 뿐만이 아니라 남는 돈이 있고..남는 돈으로는 돌아가신 후 지금 옆에서 수고하시는 분들에게 퇴직금 주고 싶어하세요.
아버지는 아버지 말년에 옆에서 계시는 분들에게 정말 고마워하시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뭔가 생활에 도움이 되는 금액을 주고 싶어하세요.
저도 자식이니 물론 아버지 돈에 욕심이 납니다만...저는 아버지 뜻에 따르겠다했고..지금도 그럴 생각이고..변함없어요.
저도 그 분들께 항상 고마워 하는 마음을 갖고 있고 제가 아버지 곁에 항상 있을 수도 없는데 그 분들이 아니었으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을 늘 해요.
그리고 저희 엄마도 형식과 격의없이 집에 일도와주러 오시던 아줌마들과 친하게 지내셨고..돌아가시기 전에도 한 아주머니께 퇴직금 드리지 못했다고 너무 안타까워하셔서..엄마 돌아가신 후 퇴직금 드렸거든요.
그래서 저는 엄마, 아브지의 뜻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돈을 쓰고 싶어 하는지 잘 알아요.
아버지의 통장 관리를 맡은 이후 오빠는 항상 아버지가 얼마나 돈을 많이 쓰시는지 항상 강조해서 말해왔거든요..하지만 병석에 계시는 아버지의 생활비 내역은 뻔~~한 생활비 뿐이더군요.(어제의 통화)
아직은 통장 카피를 보진 않았지만 오빠는 아버지 생활비가 얼마다 하며 얘기는 했지만 본인에게서 오는 600만원을 더 건들일 시점이 되면..아버지가 생활비를 얼마나 많이 쓰시는지 아냐고 불평불만이 시작되는 것 같았던 것 같아요.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에게도 아버지가 퇴직금 주겠다고 하셨는데 도대체 누가 꼬득인거냐고 하며 그런 것 없다고 난리를 쳤더군요.
그런 오빠이니 통장에 남는 돈을 놔두었을리 만무하겠죠.
그러니 제가 확인할 것은 제 날짜에 오빠에게서 600만원이 매달 들어오는지..생활비에서 남은 돈이 최근 2년 사이에 일정 금액 있어왔는지 확인만 하면 되겠더라구요..
오빠가 통장을 보여달라하니 너가 관리하라고 큰소리 칩니다. 제가 오빠가 600만원을 꼬박꼬박 제 날짜에 넣어주면 관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저한테 못 맏기겠답니다. 제가 무책임하다하면서요..그리곤 학위증을 가져와라..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습니다.
형제 사이에 돈이 끼기 시작하니..정말 남보다 더하더군요..궁지에 몰리니 인신공격도 너무나 쉽게..아무렇지도 않게..
좋은 남매 사이였어요. 어릴 때는 더더욱 싸움 한번 하지 않은 남매였구요.
자기 통장 보여달란 것도 아니고 아버지 통장을 보자는데 못 볼 이유도 없는데 동생을 인신공격 해가면서까지..아휴..저러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요?
아무래도 뭔가 법적인 조치를 취해 놓지 않는 이상 아버지 뜻대로 하실 수 없을 것 같은데 이 경우 어찌해야 할런지..
아버지 돈을 두고 이런 싸움을 벌이게 될지는 정말 몰랐어요..생각해 보면 나한테는 아무 이익도 없는 다른 사람 퇴직금 문제에 제가 관여를 하는 것이 맞는지..괜한 싸움이 되는 건 아닌지..
또 다른 한편으론 명예로운 싸움-제 이익과는 상관없는-을 하니 참 떳떳하더군요. 뭐..무서울께 없어요.
숨기는 것이 없으니 그냥 당당하구요.
하지만 오늘 아침의 저는 몸도, 맘도 만신창이예요. 남들이 기분 더럽다하면..에이..그게 뭐야..하면서 눈을 흘기곤 했는데 오늘 아침 제 기분이 딱 그거네요.
친정같은 82에 와서 그저 하소연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