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어머니께서 살아계실때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서 아프지도 못하겠다고 하셨습니다. 누워 있으면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픈데 아무도 그걸 헤아려 해 주는 식구들이 없었다는 거지요 .지금도 그 말에는 미안합니다만, 그래도 엄마는 나보다는 나은 상황이었다고 생각하게 되네요.
어제 밤에 몸이 많이 안 좋아 아이들 학교도 안 가는 날이고 해서 좀 누워 있었습니다.
밥-->못먹었지요.
물-->못 마셨습니다.
하물며 낮에 교회에 가던 식구들이 저는 아침에 아이와 갔다고 짐작하고는 밖에서 문을 잠그고 가버렸습니다. 막내를 데리러 갔던 딸아이가 엄마가 집에 있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이 여자가 어디 갔느나고 밖으로 찾으러 갈뻔했습니다. ㅎㅎ
아빠와 운동하러 나가기전 아이가 쌀을 씻어 놓고 스취치는 안 눌렀던 모양입니다. 친구 집에서 노느라 집에 안 오는 막내 아이를 간신히 불러들여 문을 열어주고 어지러운 부엌을 대충 치우고 전기밥솥의 스위치를 눌렀습니다.
"넌 애 안 오면 방에서 안나올 작정이었냐?" 고 등 뒤에 말이 쏟아 꽂힙니다.
시어머니이십니다.
그렇다고 했더니,
"그럼 밥솥 스위치는 왜 눌렀냐?" 고 하시네요.
밥솥 스위치는 괜히 눌렀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