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를 손으로 잡던 제 친구 정도의 내공은 아니었지만,
초등학생 때는 잠자리도 손으로 잡고 모기도 손바닥으로 탁 쳐서 잡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벌레가 너무 무서워요.
날벌레는 괜찮지만,
결코 연약한 척 하는 게 아닌데 다른 벌레가 나오면 당장 몸이 굳어버려요.
방금 언제 들어왔는지
정체 모를 새끼 손가락 첫마디 크기만한 벌레가 머리 위에서붕붕 날아다녀서
한창 도망다니고 쇼를 했습니다.
벌렁벌렁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나니
다 큰 어른이 이게 뭐하는 짓인지 자괴감이 들더라고요.
놀이기구도 곧잘 타고 천둥번개도 무서워하지 않고
집에서는 제법 간이 크다고 말하거든요.
유독 벌레가 제 약한 모습을 보이게 하네요.
저처럼 벌레를 많이 무서워하는 분들이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