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냥이와 새끼들

gevalia 조회수 : 1,830
작성일 : 2012-07-07 08:22:48

번호붙여 길냥이 새끼들 이야기 쓰다보니 좀 그래서 그냥 씁니다.

오늘 이곳은 금요일인데 좀 일찍 돌아와 두시간 낮잠을 자고나니 살 것 같군요.

보미는 어젯밤도 새끼들과 같이 잤어요.

예전 밖에서 밥 줄 때는, 오로지 보미가 내는 목소리는 밥 들고 나갈때 반갑다고 내는 목소리가 있는데 그거 하나였거든요. 우리 나비처럼 다양한 목소리가 없이 딱 하나였어요. 그런데 이 녀석이 새끼들과 집 안에 들어 온 후 시간이 갈수록 우리 나비가 내는 다양한 목소리를 내네요. 어제 부터 였던거 같아요. 전 우리 나비인 줄 알고 여러번 나비왔니? 하고 쳐다 보지 않고 말한 게 꽤 여러번 돼요. 나비와 목소리가 너무 흡사한 거예요. 이젠 밥을 들고 방에 들어가도 예전 처럼 그런 격렬한 우는 소리는 내질 않아요.  이젠 보미가 냈던 소리를 보미 남편 검은고양이가 좀 냅니다. 사료가져가면, 예전엔 이 녀석은 뭐 반갑다고 울지도 않을 뿐 더러 과묵하게 앉아만 있거든요. 그런데 한 3-4일 전 부터 나름 좀 소리 내 울어요. 밥 가져와 반갑다는 뜻일까요? 이전에 밥을 안 줬던 것도 아닌데.

 

보미는 정말 많이 자랐어요. 제가 밥주기 시작한 4월 중순엔 거의 청소년 고양이었거든요. 우리 나비와 비교해 봤을때 몸집도 훨씬 작았습니다. 그런데, 새끼 낳고 머리하나 정도가 커진거 같아요. 우리나비와 길이는 비슷비슷해요. 몸무게는 많이 덜 나가겠지만요. 그리고 얼굴도 많이 어린 티를 벗었어요.  나비를 키우다 보니 고양이들이 생후 1년까지는 무섭게 빨리자라는 거 같아요. 거의 2년 될 때까지도 자라나봐요.

 

보미 새끼들은, 한 마리가 귀진드기가 있었어서 병원에서 치료는 했지만 오늘 아침 모두 다시 귀청소를 해주고, 보미도 해줬거든요. 처음 해보는거라 많이 어색한지 계속 귀를 터는데 그래도 제 법 집고양이 처럼 얌전해요. 조만간 발톱도 잘라줘보려구요. 항상 밥먹으러 왔다가 뒷 마당 죽은나무 밑둥에 발톱을 갈았거든요.

 

보미 변은 오늘 아침 훨씬 점도가 높아졌어요. 설사는 벗어난거 같구요. 천만 다행이예요. 새끼들도 보니 많이 나아졌구요. 녀석들이 아프니 뒷바라지가 몇 배는 더 힘이들어요.  안약은 이제 안 넣어도 되구요. 안약 넣을때도 씨름을 하고, 특히 스포이드로 물약 먹일때가 제일 번잡해요. 어떻게나 발버둥을 치고 안 먹으려고 고 작은 입은 꼭 다물고 있는거 보면..참 귀여워요. 

다 큰 고양이는 귀를 쓰다듬어주면, 개 만큼 뒤로 넘어가지는 않아도 뒤로 넘어가잖아요. 그런데 새끼들에게서 발견한게 있는데, 너무 신기해요. 이걸 사진이 아니곤 어떻게 설명하기가 그런데, 냥이 귀를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밀면, 다큰 고양이는 귀 모양이 달라지지 않죠. 접히지 않아요. 그런데 새끼들은 요 귀가 마치 만두피 처럼 야들야들 하잖아요. 귀가 아주 세로로 안 쪽으로 착 접히는 거예요. 강아지 귀를 안 쪽으로 모아 잡으면 대충 잡혀지죠. 그것과 비슷해요. 뒤로 넘어가는 귀는 그다지 신기하지 않은데 이렇게 세로로 접혀 안 으로 모아지니 너무 웃기고도 신기해요. 대충 접히는 게 아니라 종이처럼 착 접혀요.

약 줄 때마다 눈을 질끈감고 귀가 저렇게 알아서 접혀요. 전 한마리가 저런 귀모양이 되기에, 이녀석만 그런가보다 그랬는데 다 그래요. 안 약을 넣을 때도 그랬었구요.  신기한 거 많이 알게 되네요.

 

고아 냥이는, 찾으러 갔다가 주말을 병원에서 보내는 게 낫겠다고 생각이 되어 두고 왔어요. 아직도 왜 배가 그렇게 계속 부푸는지 원인을 찾고 있는 중이예요. 별일 없었으면 좋겠어요. 1-2개월 새끼들은 별거 아닌듯 하다가 순식간에 잘 죽더라구요.

 

나비랑 보미는 괜찮은 듯 보였는데, 오늘 한 판 했습니다. 나비가 갑자기 보미가 다가오니 가구위에 앉아서 뭘 먹으려고 하다가 뛰어내려가 하악거리고 털이 갈갈이 일어나 쫒아가요. 집 안에 들어와 저정도로 보미를 대하는게 오늘 아침이 처음이었어요. 보미도 꼬리털이 일어나고 하악거리고. 보미가 밀리긴 하죠.  나비 마음을 어떻게 알겠습니까만, 참다 참다 저렇게 한번씩 폭발하나봐요. 제가 뭐라고 할까봐 그랬는지 침대밑으로 들어가서 안 나오길래, 야단치지 않고 잘 타이르니 조금후에 나와요. 이런 경우에 더 많이 예쁘다고 하고 만져주고 잘 해주는게 야단치는 거 보다 효과가 있는 듯 싶어요. 고양이 마다 다르겠지만요.

왜냐면, 몇 개월 전 주말에 동물보호소 새끼냥이를 데리고 있어봤는데, 정말 나비가 길길이 뛰었거든요.  보통 싫어하는 게 아니라 거의 발작을 일으키는 정도였는데 너무 놀랬고, 저 땐 제가 나비 야단을 많이 쳤어요. 새끼가 너무 작고 오늘 낼 하기에 주말에 어떻게 될지 몰라 데려온건데, 나비가 저러니 속이 상해서요.

그런데, 이번엔 야단은 안 치고, 더 예쁘다고 만져주고 그러니, 그냥 어느정도는 인정하고 접어두는 거 같아보였거든요.  주인이 일주일 안보이다 새끼들이 갑자기 바글바글..보미는 들락날락..얼마나 스트레스 받을까 싶어서 나비가 좀 안되보이네요.

 

캐나다에서 돌아 온 다음날인 일요일 아침, 다시 보미새끼를 봤을 때 사진 몇장 올려볼께요 (쓰고 있는데 보미가 앞문에 와서 우네요..들여보내 달라고 사진은 얘들 먹이주고 올릴께요).

 

 

IP : 108.207.xxx.3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달별
    '12.7.7 8:31 AM (182.213.xxx.245)

    와와 님은 천사 :)

  • 2. qnshd
    '12.7.7 8:39 AM (109.205.xxx.158)

    아 너무 아름다운 글이네요 ㅜ.ㅜ

  • 3. +_+
    '12.7.7 8:59 AM (121.135.xxx.221)

    나비가 보통 이쁜애가 아니던데 안되었어요
    고아 고양이가 걱정이네요 ㅜㅜ 엄마 잃고 낯선병원에서 얼마나 힘들지...
    건강 잘 돌보시고 소식 또 기다릴께요

  • 4. 보고싶네요
    '12.7.7 9:17 AM (211.234.xxx.181)

    다음 글 기다릴께요

  • 5. 질문드립니다.
    '12.7.7 10:10 AM (108.224.xxx.178)

    ㅅㅇ뚱 맞습니다만.

    제가 지금 사는 동네에는 길냥이가 많아서, 돌아다니는 냥이를 꽤봅니다. 굳이 말하자면 교외이구요. 가끔 임신한 몸으로 동네를 누비기도하구요.... 그 탓인지 쥐를 구경하지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사를 가려는 집의 내부를 보다가 지붕에 ( 천정과 지붕사이에) 쥐똥이 보입니다.
    동네의 분위기도 비슷한데.. ...

    길냥이를 몇마리를 데리고 가는 방법이 없을까요?

  • 6. gevalia
    '12.7.7 10:10 AM (108.207.xxx.35)

    에휴,,보미는 다시 설사네요.

    전 보미 화장실에 들어가면 열심히 똥 누는 걸 지켜봅니다. 뭐가 나올지 너무 궁금하거든요. 설사하면 보미가 덮기전에 제가 들어서 내 놔요. 덮다가 실수할까봐요. 이 녀석도 이젠 아는지 설사를 하면 안 덮고 눈치를 봐요.

    새끼들은 칠면조 고기 먹고 뛰어놀다 어미랑 자고, 나비는 뒷 마당 조사하러 나갔습니다.

  • 7. ...
    '12.7.7 10:46 AM (175.253.xxx.209)

    님 글 기다렸어요~
    이제 사진 보러 가야쥐~~^^

  • 8. gevalia
    '12.7.7 11:45 AM (108.207.xxx.35)

    질문하신 다는 님..글쎄요. 저도 우리 길냥이었던 나비를 데리고 산 후 고양이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는 바람에요. 길냥이는 거의 대부분 사람을 피하더라구요.

    그런데 어쩐일로 전 집고양이보다 길고양이와 전생에 무슨 인연이라도 있는지, 우리 나비가 길고양이 인데 무턱대고 제 집에 꾸역꾸역 들어왔어요. 그러더니, 작년에 먹이 주던 노란길냥이가 절 갑자기 따랐구요. 그리고 지금 길냥이인 보미가 절 따릅니다. 저도 고민이예요. 지금 키우는 나비하나도 벅찬데..이 도시에 계속 머무르지 않을거라서요. 보미를 어떻게 해야할지, 보미신랑도 때가 되면 제게 오는데..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보미를 사실 누구에게 보내려고 길들이는 중 임신한 걸 알고 새끼를 지금 돌봐주고 있는 중인데요. 보미가 아직 다른사람에게 곁을 안 줘요.

    먹이를 주시다보면, 그래도 가까이 사람곁에 오는 녀석들이 있을거예요. 계속 그러다보면, 길냥이가 먼저 와서 몸을 비벼요. 그 때 살살 만져주기시작하는 거죠..저도 고양이는 아직 겁이 좀 나서요. 먼저와서 비비기 전엔 손을 못대죠.

    님도 성공하시기바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1140 좀전에 개포동으로 추정되는 글 어디 갔나요? 5 .. 2012/08/19 1,236
141139 차 질문요..폭스바겐 8 답 좀 주세.. 2012/08/19 2,532
141138 요즘 달리기 하는데 참 좋네요 17 달리기 2012/08/19 4,809
141137 연금은 어느정도나 부어야 4 노후 2012/08/19 2,501
141136 하루코스로 놀라갈 곳 추천해 주세요. 추천 2012/08/19 1,131
141135 저 국민연금 하는게 좋을까요? 전혀 몰라요... 1 연금 2012/08/19 1,362
141134 인간의 과거,현재,미래 다같이~ 2012/08/19 1,179
141133 시누이 시아버님 돌아가셨을때 11 조의금 2012/08/19 3,227
141132 집에 쿡티비나오는데 미스마플 언제 하는지 아시나요? 2 미스 마플 2012/08/19 1,409
141131 공뭔되면 세종시 내려갈 13 숙주 2012/08/19 3,544
141130 갈수록 전업들은 설자리가 없어질 겁니다. 86 미래 2012/08/19 20,119
141129 아이가 손목이 시큰거린다는데,,, 7 팔랑엄마 2012/08/19 1,217
141128 주기적으로 잠수 타는 사람은 왜그러는 걸까요? 11 갑갑해요-_.. 2012/08/19 6,098
141127 누가 팔뚝살 빼는 운동법 좀 알려주세요 15 꾸준질문 2012/08/19 4,946
141126 소위 럭셔리블로그라고 하는 여자들 부러운점. 8 .... 2012/08/19 10,459
141125 잘생긴남자랑 사귀는게 이렇게나 행복한일이었군요ㅎㅎ 25 ~~~~ 2012/08/19 13,701
141124 넝쿨당 장용 아저씨 연기 넘 잘해용.. 13 넝쿨 2012/08/19 4,064
141123 라면 맛나게 끊이는 비법 있으신지 13 라면 2012/08/19 3,709
141122 혹시 지금 ebs 보시는분 2 ... 2012/08/19 1,588
141121 요가선생님들이 찬 허리띠는 무슨 용도인가요? 2 ... 2012/08/19 1,498
141120 반지세공 반지 2012/08/19 844
141119 아이 진로에 대한 냉정한 말 들으면 어떠세요? 12 서운 2012/08/19 3,354
141118 제가 인격장애가 있는건지요.. 20 ... 2012/08/19 5,004
141117 제가 암이래요...수술전 항암하고 수술하고 또 항암을... .. 64 인생무상 2012/08/19 20,097
141116 82 못하겠네요. 광고 너무 많이 뜨요 7 와... 2012/08/19 1,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