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날이 흐리니 어린시절 생각이 나네요

** 조회수 : 1,312
작성일 : 2012-07-06 13:45:17

이렇게 흐린 날은 따뜻한 집이 좋지요? 

어릴적 ...방안 가득 흩어져있던 책들이 생각나네요

내가 첫딸인데  어머니께서

아마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전집 파시는분에게

지금생각해도 돈 많이 주고 사셨을 ( 아마 할부로..) 과학대전집 생각이 나네요

 

 

아마 미국의 어느 전집을 번역한 것 같은데

난 60대초에 태어나서 ..그때는 유치원도 없었고 학교에서도 어떤 좋은 교재가 없었죠

근데 그 책들에는 화려한 사진들 일러스트한 그림이 많았어요

 미래의 지구, 우주, 깊은 대양, 아프리카...등등 큰 전집이었는데

글은 내용이 너무 어려우니 그림만 봐도 재미있어서 뭘 하든 방안 가득 그 책을 꺼내놓고 그림을 봤던 기억이 있네요.

 다른게 할 게 없었으니.. 

소꼽놀이 할 시기도 지난시기 .. 아마 저학년때 1-3학년때인것 같네요 .

 

 

그 이후에는 딱따구리 북스니 에이브니  동서문화사 100권짜리 ..등 아동문고 보느라고

바빴으니 이 전집은 뒤로 밀려갔지만 ..책이 닳도록 그 사진들, 그림들 본 그것이 기억나

새삼 ..어려운 살림에 나와 내 동생들 위해 그 전집을 사준 돌아가신 엄마가 고마워집니다.

내 엄마가 가장 잘한 것은 .. 책 읽는것을 말리지 않으셨다는거죠

고등학교 가서도 공부해야 할 시험기간이면 어찌 그리 소설책이 재미있었는지..

소설책 읽다가 후다닥 시험공부해서 시험치고..

그래도 어머니는 내가 책 읽는 것에 간섭안하셨죠. 그게 고마워요 .

즉 하기싫은 공부/ 책 ..이렇게 이분법 하지 않고 책 읽는 것이 자연스레 공부로 이어진다는 것을

믿어준것만 해두요.

 

 

나는 정말 책을 좋아한 아이였던것 같은데.. 이건 제 생각엔 제 열정.. 배우려는 열망과 연관있는것 같아요

지금도 새로운 사실들 , 정보, 책에 대한 호기심이 높은 것은 어릴적 그 전집 덕분도 있지 않나 싶어요

책을 항상 옆에 끼고 사는 습관이 그렇게 든 것 말이죠

나이가 들수록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엄마를 생각해 보게됩니다 .

 

예전에는 시장도 가까이 없었죠. 차도 없던때라 도시 외곽에 살았언 우리집 . 

그 무거운 채소랑 김치거리 사러 20분 거리의 시장까지 직접 가서 사와서

김치담고.. 일주일에 2-3번은 그랬을테니..냉장고도 없었을때라.. 정말 가정주부로서 힘들었을 것 같아요.

우리집엔 아이들도 많아서 끝없이 먹을것 만들어야 했거든요. 왜 그리 아이는 많이 나으셨는지..

지금 돌아보니 아마 아들 바라는 아버지의 소원을 무의식중에라도 채워주고 싶은 부부로서의 마음이 있었던것 같네요

 

그렇게 힘든 와중에   아마 방안 가득 책 펼쳐놓고 들어왔다 나갔다 책 보고 지내는 나와 내 동생들 보는게 엄마의 낙이었을것 같아요 . 그런 엄마의 수고와 노력과 선택들이 나의 어린시절을 채웠을텐데..

한 사람의 인생이 아이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면서 엄마로서 선택을 잘 한다는게 어떤 건지 새삼 생각해보아요 .어쨌든 내 어린 시절 비싼 책 사서 나에게 지적 자극을 주려고 한 엄마

 

고마워요  .그래서 지금 내가 있는거겠죠

IP : 165.132.xxx.5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7.6 1:48 PM (119.64.xxx.151)

    저도 비오는 날이면 어린 시절 생각이 나요.
    대청마루에 앉거나 누워서 빗소리 들으면 책 읽던 생각...
    그렇게 책읽고 있으면 감자삶거나 호박이나 부추 부침개 해서 가져다 주던 엄마...

  • 2. 우리엄마
    '12.7.6 2:06 PM (59.7.xxx.28)

    저희 엄마는 시집살이도 많이하고 아빠가 하는일마다 안되서 거리 행상도 할정도로 고생도 많이 하신분인데
    딸은 좀 귀하게 키우고싶으셨는지 어떤 집안일도 안시키셨어요
    이불개는거 걸레질 제속옷이나 신발빠는거 한번도 안시키셔서
    결혼해서 걸레를 빨아야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를정도였어요
    부잣집 외동딸도 아니고.. 가난한집 자식도 많은데
    엄마는 큰딸을 이렇게 손하나 까딱안하게 키우셨을까하는 생각도 종종 하는데요
    더 재미있는건 오늘처럼 비가 많이 오거나 눈이 많이 오면 학교를 안보내셨어요 춥고 옷젖는다고...
    딱하나.. 엄마가 부엌에서 절 부르시면 그건 음식 간보라는거였어요
    지금 방금 한 음식이 제일 맛있을때 그 음식간은 항상 제가 보도록하셨죠
    아주 어려서부터 엄마가 부르면 가서 엄마가 손으로 입에 넣어주던 음식을 먹던게 생각나요
    그래서그런지 제가 음식간을 좀 잘봐요 ㅋㅋ
    일찍 돌아가시려고 살아계신동안 이뻐만 하신건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너무 보고싶어요 엄마..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8769 듀오덤? 테가솝?? 1 pyppp 2012/08/13 1,443
138768 실거주용 집은 언제쯤 사는게 좋을까요? 1 그럼 2012/08/13 1,197
138767 5천원대 어르신들 선물고민 3 토마토 2012/08/13 1,801
138766 선관위, ′안철수재단′에 활동불가 판정 세우실 2012/08/13 666
138765 주말 부부되니 2 주말 2012/08/13 1,632
138764 쓸데없는 외동 걱정, 왜 걱정하는지 모르겠네요 8 자식 2012/08/13 2,127
138763 펜싱 김지연 선수 예쁘지 않나요? 2 역전의검객 2012/08/13 2,742
138762 아이들 스마트폰 요금제? 4 현사랑 2012/08/13 1,299
138761 제가 너무 많이 먹는 걸까요? 먹는양 좀 봐 주세요 14 다이엿 2012/08/13 3,004
138760 시판 라떼 주로 뭐 마시세요? 18 까페라떼중독.. 2012/08/13 3,117
138759 초등학교 체험학습 가면 엄마들이 왜 선생님도시락을 싸야 하나요.. 14 도시락 2012/08/13 4,563
138758 '의자놀이'를 읽고있는데 5 답답하네요 2012/08/13 1,255
138757 (색상조언)캐리어 가방 색상좀 봐 주세요~~~ 5 여행가방 2012/08/13 1,224
138756 실비,실손보험? 11 궁금이 2012/08/13 5,576
138755 운전연수 강사 분들 중.. 20 anholt.. 2012/08/13 4,175
138754 마른 고사리 나물이 쓴맛이 나요..ㅜ.ㅜ 4 방법 2012/08/13 10,057
138753 중3딸 스마트폰 중독이라 해지 3 .. 2012/08/13 1,801
138752 아빠의 오래된 바람.. 3 궁금 2012/08/13 2,685
138751 요즘 이 물건 너무 좋아요! (인스턴트 요리글 원글자입니다) 21 은혜 또 갚.. 2012/08/13 9,112
138750 미쳐서 금메달 딴 김지연 진짜 넘넘 부럽네요 2 호박덩쿨 2012/08/13 3,182
138749 런닝맨에 나온 아쿠아플라넷이요 ㅎ 다니엘허니 2012/08/13 1,378
138748 겨울에 입을려고 패딩을 샀는데요. 8 씨크릿 2012/08/13 2,360
138747 남보라는 어떤 경로로 드라마에 데뷔를 빨리 하게 되었나요. 4 .... .. 2012/08/13 3,904
138746 운영자님. 게시판 검색에 문제가 있어요 1 당근 2012/08/13 740
138745 급여 400에 저금 150 22 여쭤봐요 2012/08/13 5,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