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 싶고 너무 우울하고 눈물이 나옵니다.
저는 지금 돌 지난 아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여자아기이고 몸무게가 좀 적지만 잔병없이 건강합니다.
온 얼굴 찡그리며 잘 웃고 호기심도 많고 귀여운 아기이고 책 읽어주면 진짜 좋아합니다. 사랑스럽죠.
그런데 저를 싫어합니다. 제가 엄마인데....;
지금 사정상 친정엄마랑 같이 살며 양육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무기한 같이 사는건 아니구요, 남편이 퇴근이 새벽시간이 거의 대부분이고.....
친정 아버지가 지금 2년간 외국 출장 나가셨는데
저희 친정이 아버지가 저 어릴때 전원주택 개념으로 지어놓은 곳인데 우리 엄마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시골집이라....
친정아버지 없는 곳에서 운전도 못하시는 분이 혼자 지내기 너무 외로워하시고 장보기도 힘드시다보니
남편이 겸사겸사 같이 지내자고 해서 있습니다.
저도 재택근무로 프리랜서 자유기고를 몇 개 하고 있고요.
큰 부담 안되는 분량이긴 하지만 집중해서 2주 정도 일해야 할 때가 있어서 그때 엄마가 애기 잘 봐주고 있으시고...
평상시에는 집안살림 같이 하면서 같이 놀러도 다니고 제가 밥하면 엄마가 설거지하고 그렇게 나눠가며 삽니다.
엄마도 혼자 적적하게 있는 것 보다 노래교실 제가 끊어드리고 수영 끊어드리고 해서 혼자 지내기보다 낫다고 하고
남편도 연애때부터 친정엄마 좋아하고 아들같이 잘 따르고?
제가 임시 합가 반대했는데도 먼저 추진한 사람이라 저도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집안 사정은 이정도고요....
제가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문제가....
밤에 아기를 달랠때 제 품에서는 달래지지가 않습니다.
제가 다 데리고 잤구요....아까 말씀드렸다시피 2주일 바짝 일할때 그때 빼고는
(그때도 집에 있으면서 젖 먹이고 목욕시키고 이유식, 재우는건 제가 다 재웠어요. 놀아주는거 엄마가 해 주시고)
하루종일 저랑 같이 있는 애기고
남편은 애기 6개월때까지 주말부부였어요. 그랬다가 최근에 합쳐서 애기랑 보는 시간 얼마 안돼요.
같이 있는 얼마 안되는 시간 다정하게 잘 해 주기는 하지만 그나마도 볼 때 텔레비전에 눈 맞추고 어어 할때 많고요.
그런데도 애기가 새벽 다섯시나 이쯤 갑자기 깨면 남편한테 손 내밀고 안아달라고 앙앙거려요.
남편 출근해야하니까 피곤할까봐 제가 남편 대신 업고 안아 달래려고 하죠 당연히.
그런데도 제가 안으면 뒤로 휙 뒤집어져서 더 크게 울고 남편한테 안아달라고 해요.
저도 외동딸이라 동생 본 적 없지만 남편도 집에서 막내였고 아기 본 적도 없는데
남편이 안아주면 흑흑 거리다가 울음 그치고 품에서 자요.....
친정엄마가 우리가 애 보고 있을때 저-쪽 방에서 애 우는 소리 들리면 일어나 달려오셔서
제가 달래면 안달래지니까 친정엄마가 업어서 달래요.
그럼 얼른 친정엄마한테 가서 딱 붙어 떨어지지도 않아요.
친정엄마는 하도 애가 달라붙어 안떨어져서 애 잠들때까지 화장실도 애 안고 가세요.
제가 업고 안으면 안달래집니다.
정말 창피해서 죽어버리겠어요.
제가 평소에 정말 친정엄마한테 다 맡기고 탱자탱자 놀러다니거나
직장가서 열심히 일해서 돈이라도 벌었음 모르겠습니다.
저도 나름 학창시절부터 아빠 닮아 허리 약해 디스크있고...애 낳으면서 꼬리뼈 삐어서 아직도 욱신거리는데
그래도 엄마 힘들까봐서라도 엄마한테 안미루고 최선을 다해 애 봤다고 생각하는데
완모 직수 애가 젖꼭지거부가 심해 돌 넘어서까지 하고 있는데....
(물론 이게 유세는 아니지만 그정도로 떨어지는 시간 없었다는거 말씀드리려고)
낮에는 저랑 잘 놀아요.
제가 읽어주는책 제일 좋아하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잘 놀아요.
그런데 밤에 해 넘어가서 졸리면 제가 놀아주고 있어도 친정엄마한테만 업어달라고 막 기어가요.
제가 업어주면 계속 울고....
첨에는 엄마가 노련하니까 그런가보다 어른들 말처럼 좀 있음 엄마 찾겠지 했는데
돌까지 이러니까 정말 저도 죽겠어요.
남편 보기도 부끄럽고...
제가 생각하는 원인은 뭐 글쎄요....
좀 억울하긴 하지만 집에서 제가 큰소리를 주로 내는 편이에요.
애한테 치킨 시켜먹으면서 치킨살(안시켜먹었음 좋겠지만 남편 식성까지 제가 뭐라 할 순 없지요. 주말인데...),
요쿠르트 새우깡 뭐 그런 어른 짠음식같은거 남편이 막 떼서 입에 넣어주려는거
저는 애 아토피있어서 말리는 편이고 남편은 뭐 어때~ 하며 주는 편이고(친정엄마도 비슷)
카시트 앉혀 차 태우는데 애가 싫다고 울고 뻗대면 남편은 꺼내주는 편이고 저는 안된다고 다시 집어넣고
저는 식탁의자 앉혀 먹는 편인데 남편은 사방팔방 따라다니며 먹이자고 하고.
남편이 웃으면서 애 비위 맞추고 있음 제가 주로 말로 몇 마디 하다 크게 화 내고 그래요.
제가 성격이 좀 완벽주의적이고 다혈질적인것도 있지만
남편은 유한 사람인데도 제 말을 잘 안듣는 고집이 있습니다.
저는 성질이 있고 고집은 없는데 남편은 성질은 없고 고집이 있어요.
애 입장에선 웬수같을겁니다. 제가....
아빠는 천사 나는 소리지르는 악마.
하지만 저는 저대로 저 위해서 그런건데 애 입장에서는 제가 웬수같이 보여 피하나 싶으니
내가 애도 싫다는 엄마인데 미쳤다고 집에서 이러고 있나 정말 돈벌러 밖에 나가 이꼴저꼴 안보고 일해서 돈이나 벌까 싶기도 하고
(허세가 아니고 돈이 적어서 그렇지 정시출근 갈 곳은 있습니다; 하지만 애 키울 수 있는 형편이니 집에서 애 키우자 싶어 집에 있습니다.)
자존감도 형편없이 떨어지고 세상천지에 나같은 여자가 어딨나 싶고 그렇습니다.
주변에 혹시 집에서 애 키우는 엄마보다 아빠나 할머니 더 따르는 아기 보신적은 있으신지요?
저도 그냥 애가 좋다는대로 해롭든말든 맞춰주고 큰소리 안내고 애한테 사랑을 좀 받아야할까요.
고마운 친정엄마 탓 할 생각 추호도 없고 남편도 좋은 사람인건 알지만
우는 애한테 밤마다 외면받을때마다 우울한 요즘입니다.
남편은 체격이 좀 통통한 편이고 엄마도 좀 그렇습니다.
저는 158에 47킬로정도 나가는 편인데 하체에 살이 다 있어서 상체는 말랐어요.
남편은 그것때문에 너는 딱딱하고 나는 폭신해서 나한테 안기는거 아니냐고 위로하는데
휴...솔직히 옆집 엄마 친구분집은 엄마가 한달에 두어번 올까말까한 멀리 떨어져 직장생활 하는 아기라는데
엄마 갈때만 되면 울고불고 잡는다니 우리집하고 너무 비교되고 더 우울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