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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 앞에서 다른 여자를 '자기'라고 부르며 전화하는 남편..

기분참.. 조회수 : 4,401
작성일 : 2012-07-05 12:27:01

남편이 중고등 영수학원을 운영합니다.

요즘 시험기간이죠. 동네학원이라 시험 결과 한번에 많은게 좌우되긴 해요.

그런데 시험기간 앞두고 영어선생님 한분이 좀 상식밖의 일을 하셔서 해고하고

학생들 영어성적은 말할 것도 없이 중간고사에 비해 뚝 떨어졌고,,

새로 강사를 구해야 하는데 강사 구하기도 어렵고.. 심난하긴 하죠.

 

남편은 수학 강의를 하면서 학원을 운영하는데 내일은 아이들 수학시험날이구요.

학원 경영한지 3년 넘어가지만 여전히 시험기간엔 같이 긴장하고 그래요.

영어를 그렇게 망쳐놨으니 수학이라도 점수를 올려놔야 하는 상황이고 그게 말처럼 쉬운것도 아니고..

 

네. 그래서 남편이 지금 아주 심경이 심란복잡할거라는거 잘 알아요.

 

그런데 말이죠.

남편이 오늘은 점심도 안먹고 일찍 나간다면서

나가기 전에 이OO하고 전화나 한번 해야겠다.. 하더니 통화를 시작합니다.

이OO 선생님은 남편이 학원 차리기 전에 근무했던 대형학원에서 같이 일한 동료선생님이자,

남편이 학원 차린 후로 이선생님이 몇달 있다 그 대형학원 그만두면서 남편 학원으로 영입한 선생님이었죠.

2년 쯤 남편 학원에서 수업을 했고 작년에 결혼하면서 그 분 남편 근무처따라서 다른 지방으로 가느라 그만뒀어요.

하지만 간간히 카톡으로 전화로 안부 주고받고 하는건 저도 잘 알고 있고, 제가 아는걸 남편도 알구요.

 

남편이 그 이선생님과 통화를 하면서 그간 학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주우우욱 늘어놓기 시작했어요.

최근에 이선생님이 친정에 왔다가 학원에 들렀었기에 아주 오래전부터의 이야기는 아니고 최근의 이야기들이었죠.

거의 하소연조로 남편이 이야기하고 이선생님은 맞장구 치면서 같이 수다떠는 분위기로 한참 통화를 하더군요.

저요? 저는 옆에서 집치우고 작은애 기저귀 갈고 점심 준비하면서 왔다갔다 하구요.

그런데 남편이 '자기'가 가르칠 땐 애들이 안그랬잖아, '자기'있을 때랑 다르다니까.. 이런 식으로 말을 하네요.

그러고도 한~참을 전화로 수다떨다 방금 나갔어요. 그새 둘째는 잠들었고.. 둘째 먹이면서 나도 좀 먹을까 했던

점심 밥상은 식어가는데 제 기분이 와구와구 밥이 넘어갈 기분이 아니라 그냥 컴퓨터 앞에 앉았어요.

 

이선생님한테 남편이 무슨 다른 감정이 있다거나 그런건 아니에요.

그저 친한 사람이고 학원일을 같이 했으니 학원 사정도 잘 알고 있어서 대화가 잘 통하겠죠.

그럼 저는요? 저도 큰애 출산 전까지 학원에서 강의를 했었기에 웬만한 파악은 되지요.

남편이 저한테도 다 한 말들이에요. 하지만 제게는 과정과 결과만 전달하는 식으로 말했다면

이선생님한테는 자기 감정도 다 넣어서 더 세세하게 구구절절 잘도 말하더군요.

 

남편 입장도 이해하고, 이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도 알지만,

다 떠나서, 아내인 내가 버젓이 옆에서 왔다갔다 하는데

아무 의미 없이 한 말이라고 해도 '자기'라고 운운하며 통화를 그렇게 다정하게 하다니.

입장 바꿔 내가 남편이 한번도 본 적은 없고 이름만 알고 있는 누군가와 그렇게 통화했다면 남편은 어떨까..

다다다다다 따지고 싶었지만 오늘 남편 심경을 잘 알기에 그냥 잘 다녀오라, 뭐라도 먹을 거 좀 챙겨먹으라..

그렇게 출근하는거 보냈네요. 하지만 남겨진 저는 기분.. 나빠요..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그런 기분이네요.

 

 

IP : 121.147.xxx.117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ㅇ
    '12.7.5 12:33 PM (147.46.xxx.144)

    아...이건 정말 애매한 상황이네요. 기분 나쁘실 건 충분히 이해되구요.. 남편분이 부인을 조금이라도 배려한다면 바로 옆에 있는데도 그렇게 부르지는 않았을텐데, 자기 감정에만 충실하셨나봐요. 물론 부인 없는 상황에서도 좀 이상하긴 한데요, 워낙 많은 분들이 동료들을 그렇게 부르기 때문에 참 애매하다는 말씀.

    기본적으로 전 성인들끼리 친근감 표현할 때 '자기'라고 부르는 거 정말 싫어하는 편이구요.

  • 2. 그런데
    '12.7.5 12:36 PM (112.153.xxx.36)

    아무리 학원 동료라도 동성도 아니고 남녀 학원샘들끼리 자기 라는 호칭이 일반적인건가요?
    결혼유무와 상관없이요?

  • 3. 그래도
    '12.7.5 12:36 PM (115.23.xxx.148)

    몰래 별짓거리 다 하고 다니는 남편들보다는 한급수 위이이네요. 정말 남편이 요상한 감정 가지고 있다면 나가서 몰래 해도 됬을텐데 그래도 마눌님 앞에서 하는것이 좀 더 건강하게는 보입니다. 원글님도 기분 나쁘기는 하겠지만 조금만 더 이해해보세요. 식사를 글렀으니 다른 맛있는 간식이라도 드시고요

  • 4. 복단이
    '12.7.5 12:37 PM (121.166.xxx.201)

    여보, 자기 할 때 그 자기가 아니잖아요.
    시비붙을 때도 "자기가 그래놓고..."식의 말도 많이 하잖아요.
    기분 나빠하시는 게 이해가 안 되는데요.

  • 5. ..
    '12.7.5 12:41 PM (1.225.xxx.126)

    잊으세요.
    따지기도 참 거시기하고 까리한 사항이네요.
    위에서도 언급들 하셧지만 연인 사이에 쓰는 '자기'가 아니잖아요?

  • 6. ...
    '12.7.5 12:42 PM (211.104.xxx.166)

    그 자기랑 이 자기는 워낙 다른표현이잖아요
    직장동료 남자들이 서로 그렇게들 불러서 저한텐 너무 익숙한 표현인데 ㅎ

  • 7. 노노
    '12.7.5 12:43 PM (211.200.xxx.240)

    자기야~ 하고 부르게 아니고
    자기가 있을때는... 이잖아요. 그럼 당신이 있었을때는 으로 바꾸면 또 어떤가요.
    원글님 너무 예민하신듯...

  • 8. 쌍무지게
    '12.7.5 12:44 PM (183.102.xxx.4)

    제가보기엔 친근해서 그러신거 같은데 원글님 기분도 이해할수는 있지만, 요즘 힘드시다니 그냥넘겨주시고

    나중에 도가 지나치다 생각되시면 솔직하게 기분이 상하더라 말하시는게 좋을거 같네요.

  • 9. 그런데
    '12.7.5 12:46 PM (203.247.xxx.210)

    저 단어 말하는 분
    멋져 보이거나 훌륭해 보이거나 격있어 보이거나
    그런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어떤 '자기'도요

  • 10. 그 표현이
    '12.7.5 12:46 PM (112.168.xxx.63)

    저도 참 싫어요. 여자나 남자나 상대에게 자기는~ 자기야~ 하면서 부르는거요.

    물론 여보, 자기 할때의 자기는 아니지만요.

    남자들이 자기란 표현 잘 안쓰는데 남편분 특이하시네요.ㅎㅎ
    그리고 이건 그냥 넘길 상황 같아요.

  • 11. 그게요..
    '12.7.5 12:48 PM (121.147.xxx.117)

    다른 선생님들하고도 친하게 자주 통화하는데
    그분들과는 '선생님 있었을 때는..' '선생님은 그렇잖아..' 이런식으로 말하는데
    유독 이 선생님과 통화할 때만 '자기는..' 이렇게 불러서요.
    그만큼 친하다는 뜻이겠지만 차라리 제가 일면식이라도 있고 저랑 인사라도 한번 나눈 사람이면 더 나을텐데요..

  • 12. ㅁㄴㅇㄹㄹ
    '12.7.5 12:48 PM (101.235.xxx.12)

    남자들은 보통 남자끼리도 자기 합니다만.. 기분 나쁘신거 이해 합니다...ㅜㅜ

  • 13. 그 자기가
    '12.7.5 1:02 PM (118.127.xxx.112)

    그자기는 아닌거 같습니다 만....기분은 안좋겟네요,,,

    빠른 시일내에 한번 기회만들어서 님도 자기.자기 하면서 남편분한테 통화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요?

  • 14. 물론
    '12.7.5 1:11 PM (124.49.xxx.162)

    기분 많이 언짢으셨을거예요
    그런데 남편 분 지금 스트레스 많이 쌓였을거예요
    어느 직업이 안 그렇겠습니까만 동료가 거의 없는 직업이라 그렇게라도 스트레스 푸는 걸 거예요
    단어선택이 잘못 되었지만 마음 많이 상하지 마세요
    님 마음만 아프잖아요
    나중에 기회봐서 살짝 좋게 언질을 주세요 힘내세요

  • 15. 그 자기가 아니잖아요.
    '12.7.5 1:19 PM (14.37.xxx.245)

    그래도 와이프 옆에서 그러는건 아닌듯...
    밖에 나가서 전화를 하던지..참 그 남편도 눈치코치가 없네요..
    아님 와이프를 무시한거든지... 둘중 하나에요..

  • 16. 근데..
    '12.7.5 1:23 PM (222.121.xxx.91)

    저희 팀장님도 그러세요..
    남자직원이고 여자직원이고 좀 친하고 믿음이 가는 자기 사람들한테는 자기가~ 라고 꼭 얘기하세요
    그분도 와이프가 같은 회사 다니시는 회사 CC이시고 전혀 여직원들에게 관심있다거나 그렇지 않은데
    자기라고 부르시더라구요.. 뭐 자기야~ 이런거 전혀 아니구요..
    뭔가 설명하다가 자기가 이렇게 하면 어쩌구.. 자기가 그때 어떻게 했어야지..
    근데 그게 너무 자연스러워서 전 의식도 못했었는데 남자직원들이 팀장님이 자기가~ 라고 하신다고
    좀 닭살이라고 얘기하면서 저도 알아챘어요..
    그냥 그게 친근함의 표시이자 말버릇인 사람들이 있떠라구요.. 성격이 여성스럽지 않아도..
    이해하세요. 아마 본인은 그렇게 말하는지도 잘 모를수도 있어요..

  • 17. 저도 경험
    '12.7.5 2:11 PM (203.248.xxx.229)

    저도.. 같이 일하시는 박사님이.. 아래 애들한테 얘기할때 자기라고 지칭하세요..
    너 라고 하자니 좀 그렇고.. 그렇다고 열살도 더 어리고 직급도 훨 낮은 애들한테 깍듯이 존대하시는 분은 아니라 친근감있게 말씀하시다보니...
    이상하다고 느낀적은 있었지만 기분나쁘지는 않았었는데.. 사모님이 들으시면 기분나쁘셨을수도 있겠네여;; 근데 정말 별 뜻 없이 친한 애들한테 그러는 거에요..

  • 18. ..
    '12.7.5 2:33 PM (61.74.xxx.191)

    저 역시 일 관계로 보는 분들 중에 그렇게 호칭하시는 분들 있어요.
    하대하기는 그렇고 존대하기도 그럴 때 쓰는 호칭인듯해요.
    그런데 배우자가 듣기엔 아무래도 싫은 단어죠.

    그리고 답답한 마음에 같은 업종에 있던 사람에게 상담차 통화했을 거예요.
    저 역시 남편에게도 많이 이야기하지만 아무래도 같은 일 하는 사람하고만 통하는 얘기가 있으니까요.
    속상하실만하지만 딱 거기까지의 일 같아요.

  • 19. 제생각에도
    '12.7.5 4:44 PM (180.67.xxx.11)

    제 생각에도 여보 자기할 때 그 자기 아닌데요. 그냥 남녀 불문 막 하는 자긴데요.
    진짜 연인들끼리 하는 자기였으면 와이프 앞에서 그러지 않죠.
    잊어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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