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을 적게 될 줄이야...-.-
만난 지 6개월 가량 되는 남자친구가 있어요.
저희 둘 다 서른 초반, 중반이라 아예 결혼을 배제한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지라
처음엔 그런 종류 얘기를 남자친구가 꺼내면 부담된다며 제가 좀 기다려달라 했어요.
이 남자는 처음부터 저랑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제가 그런 얘기 부담스러워 하는 걸 아니까 이젠 가끔씩 넌지시 제 생각이 바뀌었는지 확인하는 정도..
동창 친구들 대부분이 첫사랑과 결혼해서 모범적인 유부남 생활을 하며 살고 있는 걸
부럽다 생각하는 사람이라 얼른 가정을 갖고 싶어하긴 해요.
상냥하고 착한 편.. 모든 사람한테 친절할만큼 오지랖이 넓진 않고 제 기준으론 적당해요.
짜증내거나 화를 잘 내지도 않고.. (이건 같이 놀러다니면서 확인한 바)
만나는 동안 한 번도 싸운 적 없고, 서운하게 한 적도 별로 없는 거 같아요.
뭐...직장도 떼돈 주는 곳은 아니지만 괜찮은 회사 다녀요.
부서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일단 현재는 퇴근도 늦지 않고요.
본인은 만족하며 다니고, 현재 직장에 오래 다니고 싶다고 해요.
그 쪽 부모님을 정식으로 뵌 적은 없고 그냥 편하게 남자친구 집에 잠시 들른 적은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참 좋고 상식적인 분들인거 같았어요.
빚이 있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우신 건 아니에요.
물론 크게 도움주실 형편은 아니지만 저도 그거 바라지는 않고요.
여기까지 적으면 뭐가 문제냐 싶은데, 결정적으로 야망.. 이런게 없어요.
사실 제가 일 욕심이 좀 있어서 저랑 비슷한 사람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랑 또 비슷하면 싸우는게 일일 것 같고...
뭔가 제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없으니까,
나만 좋다고 하는 사람인데도 결혼이 좀 망설여져요.
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갖자니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고...
결혼을 해야겠다는 결심은 갖는 건지 자연스럽게 드는 건지도 헷갈리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