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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경선과정을 휘어잡고 뒤흔들던 그는 경선 부정만으로도 정상적인 정치계에서는 진작에 쫓겨 났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건재하다.
자신을 후보로 만들어준 정당의 공식 의결기구에서 그토록 사퇴하라고 압력을 넣고, 당기위에 회부하고 해도 묵묵부답이다. 뻔뻔해도 이만저만 뻔뻔한 게 아니다. 그 얼굴 두께의 위용에서는 가카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거기다가 꽤 긴 시간 동안 통합진보당의 운영에 필요한 각종 외주사업을 싹쓸이 해 온 전력이 있다. 그거 악의적으로 털기 시작하면 횡령에 배임에 선거법 위반에 줄줄이 나오게 될 것이다. 누가봐도 오래 못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틴다.
혹시 검찰이라도 뒤에서 받쳐주고 있나? 그런 것도 아니잖아. 검찰이 맘먹기에 따라 이석기쯤은 하루아침에 날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검찰의 태도가 애매한 것은 검찰이 이석기 건을 단시일 내에 끝내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집권여당의 행보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어떻게 써먹을 수 있는가를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일 뿐이다.
진보그룹의 입장에서는 저거 진짜 어떻게 처리하지도 못하겠는 아주 골치 아픈 존재가 되어 버렸고, 두고두고 써먹힘을 당할 약점의 핵심이 되고 말았다.
속시원하게 출당조치라도 시켜 버렸으면 좋겠는데, 이래저래 시간 끌면서 당대표 선거가 끝나는 시점까지 버틸 게 뻔하다. 이석기를 둘러싼 당권파가 낸 당대표 후보가 당선되기라도 하면, 출당조치도 물 건너 간다. 이석기의 전략은 그거뿐이다.
졸라 버티기.
버티고 버티고 또 버티면서 자신들에게 다시 당권이 돌아올 그날까지만 버티면 다시 살아날 자신이 있다는 거겠지. 뭐 그런 꿈을 꾸는 거 따위는 니 자유니까 뭐라 하진 못하겠는데…
핵심은 이거다.
이석기를 까는 사람들이 헤매고 있다는 거. 또 이석기 본인이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기 위해서 온갖 잡소리를 늘어 놓으면서 논점을 흐리고 있고, 그 논점 흐림에 넘어간 사람들이 이석기를 엉뚱한 방향에서 까고 있다는 거다.
깔려면 제대로 까자. 논점 흐림에 휘둘리지 말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