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15분.
베란다에는 빨래가 널어져 있었답니다.
어디선가 고기굽는 냄새가 났지요.
'아, 아침으로 고기를 먹나보네.' 혼자 생각합니다.
그런데, 점점 냄새가 짙어지고 연기도 피어오르는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뭐지? 고깃집도 아니고.. 내가 과민한가?'
베란다 밖으로 회색빛 연기가 보입니다.
'잘못봤나? ..' 베란다로 나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바로 아랫집에서 그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숯불로 고기를 구워먹고 있던 모양입니다.
그 연기와 고기 냄새는 고스란히 윗집 베란다, 저희집으로 다 들어왔습니다.
빨래는 고깃집 다녀온마냥 냄새가 배었고, 집안에 찬 연기는 눈까지 따갑습니다.
서둘러 베란다 창문을 닫고 초를 피웠는데, 아랫집은 여전히 고기를 구워먹습니다.
집에서 고기를 구워먹는걸 뭐라 하겠습니까만,
숯불로 인해 윗집이 겪는 이 불편함은 도대체 어디에 얘기해야 하지요?
참고로 아랫집은 새벽이고 밤이고 소리를 지르며 창을 부르고 장구 치는 걸로 노이로제가 걸렸는데,
이젠 숯불까지 피워대니 미칠 것 같습니다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