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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점점 이상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길어요]

아아아 조회수 : 15,359
작성일 : 2012-07-03 02:36:21
결혼한지 1년이 채 안된 신혼부부입니다.

요즘들어 자꾸 욱하는 것이, 말로 신랑을 상처주고 있어서 스스로 괴롭습니다.

일단 전 남자라는 존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어요.
연애는 많이 했고 연애한 사람들은 그때그때 너무나 좋아했었지만, 종족으로서의 남자는 좀 웃기는 존재라고 생각했었어요.
단순하고, 뭣도 모르면서 자존심만 세고, 감정지능은 거의 0에 수렴하는 것 같고, 그게 조금이나마 발달한 애들은 얼마나 허세가 쩌는지...
그런 생각도 다 웃기는 편견이라는거 이제는 조금 압니다. 아무튼 어릴 땐 열심히 연애하면서도 남자들이 우스웠어요.

그러다가 취직을 했는데
여기서 만난 남자들은 또 어찌나 하나같이 가볍든지. 말 옮기는 것도 가볍고 몸 굴리는 것도 가볍고. 여직원이 거의 없고 팀에는 제가 홍일점인 회사였는데
자기들끼리 누가 어제 룸에 가서 언니 번호를 땄네 2차를 갔네 어디 안마에 갔네 하는 수다 떠는게 일이었죠.
저는 겉으로는 남동생같은 성격이고 회사 들어가자마자 군대식으로 교육을 받아서 그네들과 잘 어울렸었습니다.
그때는 선배들에게 무조건 다나까로 얘길 했으니 정말 20대 중반 여자애의 말투는 아니었죠. 선배들도 끽해야 서른인데.
아무튼 좀 친해지고 제가 겉으로는 털털해 보이니 저런 얘기들을 저 있는 데서도 하더군요. 그러더니 회식때 취해서는 내가 맘먹으면 너하나 *먹는건 일도 아니라는둥... 그딴 소리까지 듣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말투는 무조건 다나까인, 3년이상 다닌 여자가 전무한 회사에서 제가 항의를 하진 못했죠. 다음날 옥상에 끌고가서 사과하는 걸 '무슨말씀이십니까? 전 기억이 안 납니다'하고 넘어갔었어요. 제가 알기로 그 팀에 돈을 주고 여자 몸을 사본 적 없는 남자는 제 후배 한명뿐이었어요. 지금도 그럴거라 믿고 싶습니다. 아무튼 전 2년을 채 못채우고 회사를 나왔죠. 첫 사회생활에서 저런 걸 아주 잘 알아버려서 별로 좋아하지도 않던 남자에 대해 이번에는 불신이 강하게 생겼습니다. 그 후에 공무원 조직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50대 아저씨가 20대 계약직 여직원한테 "돈 주면 내랑 함 잘래?"라는 소리를 들어도 그냥 웃어넘길 정도로, 남자라는 **들이 다 그렇지, 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런 여자가 결혼을 했으니 순탄할 리가 없습니다. 저는 어릴적에 연애도 많이하고 담배도 피고 했지만 클럽가서 원나잇하고 하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범생이는 아니었는데 나름의 기준이 있었나봐요. 그래서 배우자 고를 때 날 배신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인가, 자기 몸에 대해 얼만큼의 책임의식이 있는 사람인가를 제일 중점적으로 봤어요. 우리 신랑 알면 서운할 테지만 제가 결혼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신랑이 술을 못한다는 거였어요. 소주 석잔에 잠드는 남자거든요. 물론 맨정신에 바람피우는 놈들도 많고 실제로 보기도 했지만 한국사회에서 사회생활하는 남자가 술을 못하면 일단 많은 제약이 생기고 동시에 제가 우려하는 그런 일 생길 가능성도 줄어들죠. 날라리 같다가도 얘기해보면 사람 참 건전하고 생각 깊고,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 결혼했어요.

그런데 이 불신이 항상 마음한켠에 도사리고 있어요.

제가 자존감이 낮아요. 열살때 왕따를 당하고 그 과정에 상당한 폭행이 있었어요. (혹 자녀가 이런 상황에 처한 부모님들, 좀 진상..으로 보이더라도 꼭 자녀 앞에서 나서서 난리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저희 부모님 점잖은 분이셔서 별 문제 아니겠거니 하고 저한테 마음 굳게 먹으라고 당부하시다가 사건 크게 났었어요. 아직까지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또 얼굴은 그냥저냥 순하게 생긴 편인데 하체비만이에요. 치마 입으면 대충 가려지지만 바지는 절대 못입는 체형입니다. 그리고 게을러요. 머리는 있는편인데 끈기가 없어서 일을 끝까지 못 마친 적이 몇번 있었고 그 자괴감이 트라우마로 남아있어요. 굉장히 쾌활하고 화통한 성격으로 비추지만 알고보면 마음속에 가시도 많고 싫은것도 많고 그래서 위염을 달고 사는 스타일이죠. 

그런데 그런 못난 성격이 요즘 자꾸 표면에 드러나요. 사춘기 이후의 제 삶은 대충 만든 우둘투둘한 시멘트 벽 같은 제 본성을 두터운 벽지로 바르고 사는 식이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한 남자를 만나서 사랑하고 충돌하고 같이 살다 보니 제 못난 속이 너무 많이 까발려지고 노출된거 같아요. 요즘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자극에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요. 그리고 신랑이 거기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거봐 당신도 똑같아. 뚱뚱하고 한심한 여자 이제 지겹지?' 자꾸 이런 식의 말이 튀어나와요. 정말 못났죠..

어제는 여행지에서 정말 황당하게 아무것도 아닌걸로 싸우다가 제가 화가 치밀어올라서 혼자 나가버렸어요. 밤에 껌껌한테 3키로?정도 되는 해안도로를 혼자 걸어서 숙소로 갔어요. 정말 위험한 곳이었는데 이러다가 강간을 당하건 차에 치여 죽건 어쩔수 없겠다. 나는 이렇게 정신병자같이 굴고 신랑은 저렇게 말이 안통하는데 차라리 그게 낫겠네. 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저 정말 이상하지 않나요? 스스로도 너무 이해가 안가요. 신랑은 잘못한 것도 없는데...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저는 감정선이 미모사같은데 이 남자는 코끼리 거죽같아요. 공감능력 떨어지는 거 스스로 인정하는 바구요. 그래서 천진난만하게 엄한 소리를 자꾸 하는데 저는 거기에 눙치지도 못하고 항상 세모눈을 하고 '그게 무슨 소리야? 미친거 아냐? 제정신이야?' 이렇게 몰아세웁니다..... 인간적으로 제가 생각해도 저런 소리 하는 와이프 정떨어질 것 같아요...

틱낫한 스님, 법륜스님 책 많이 읽어요. 그런데 가슴으로 못읽나봐요. 아니 그때그때 읽으면서 참회도 하고 눈물도 흘리는데 마음에 각인이 안되나봐요...

저 상담 받아야 할까요? 상담받으면 어떻게 개선하라고 할까요? 신랑도 불쌍하고 앞으로 가지게 될 아기도 불쌍하고 무엇보다 제가 너무 불쌍합니다. 스무살 이후로 이 못생긴 껍질을 너무너무 깨 부수고 싶었는데 십년이 되도록 못하고 있어요. 그냥 계속 그 안에서 추한 마음으로 살고 있네요... 그런 못난 마음이 불쑥 나오지 않을때의 저는 참 행복하고 즐거운 사람인데.....
IP : 59.6.xxx.169
4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리맘
    '12.7.3 2:53 AM (112.152.xxx.17)

    다 알고계신데 뭐가 문제일까요? 제가 그 나이에 그런생각을 했음 전 이미 사람이 아닌 부처일 거 같아요

  • 2. 아아아
    '12.7.3 2:59 AM (59.6.xxx.169)

    제리맘님/ 다 아는데 왜 교정이 안될까요? 저는 스무살때부터 알고있긴했거든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근데 알면서도 그 성질을 다스리지를 못해요. 그래서 또 더 스스로가 한심하고 그러네요...^^;; ㅠㅠ

  • 3. 다섯손가락
    '12.7.3 3:06 AM (219.248.xxx.41)

    님이 쓰셨다시피 욱하는 성격과 불신이 남편과의 관계에서 장애물이 되고 있네요.
    욱하는 성격은 엄한 부모님의 영향, 억눌린 감정들로 인해 나오는 행동이지 않을까요? 조금만 자신을 추스리고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심이 어떨까하네요.
    불신은 이전 직장에서 생긴 남자에 대한 불신과 님이 쓰셨듯 어린시절의 트라우마와 온전히 님 편에 계셔주지 않은, 지나치게 점잖게 대응하신 점에 대한 원망들이 아닐까요
    자신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계시기에... 좋아지실거 같단 생각이 들어요.

  • 4. 아아아
    '12.7.3 3:12 AM (59.6.xxx.169)

    다섯손가락님/ 마음단속하는 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제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게 이제 서서히 눈에 보이고 있어요. 방법을 모르겠네요... 아니 방법을 알아도 이미 삼십년가까이 좁은 아량을 가지고 살아왔기 때문에 그걸 깨는게 무서운 것 같아요. 좋아질 것 같다고 하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짧은 말이 큰 위로가 되네요.

  • 5. 아아아
    '12.7.3 3:21 AM (59.6.xxx.169)

    지금 드는 생각인데, 부모님이 열살때 전면에 나서주지 않으신 게 '내 편이 되어주지 않은 거'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했나봐요. 연애하면서 늘 항상 언제나 상대방에게 전적으로 내 편이 되주길 요구했었어요. 제가 신랑한테 자꾸 못되게 구는것도 내가 이렇게까지 해도 넌 내편이어야해!!라는 무의식이 작용하는 것 같네요. 어릴 때 왕따 당하고 그 후로 성격도 침울했던 편이라 대학 오기 전까지는 딱히 베프도 없었거든요. 그런 외로움이 그렇게 괴물같이 된 것 같네요...

  • 6. 다섯손가락
    '12.7.3 3:23 AM (219.248.xxx.41)

    누구나 자신의 틀을 깨거나 변화하는게 너무나 어렵죠. 저역시 평소에 갖고 있는 생각이랍니다. 위에 댓글 쓰신님 처럼 자신의 문제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은 이뤘다라고 보기 때문이에요.

  • 7. 기파랑
    '12.7.3 3:34 AM (99.239.xxx.205)

    자존감 낮네요. 낮다는 걸 알고 계시고...
    상담은 형편 되심 좋을 것 같아요. 심리,정신작용 전문가들과의 만남은 유익한 것 같아요.
    젤로 좋은 건, 지극히 나만의 것인 듯한 문제들 약점들도 학명이 있을 정도로 진단된 증상이라는 점요.
    따라서 객관화할 수가 있어요.

    자신의 본모습도.. 또 남들, 남자로 대표되는 남편의 본모습도 추할 거라는 뿌리 깊은 신념이 보여요.
    추하다 아니다의 기준은 주관적이죠. 자신의 경험과 지식, 기호와 취양의 조합.
    남들보다 좀더 머릿속생각으로 자신을 들볶는 그런 성격적 일면이 있을지도 모르고요.

    내가 내 눈에 이렇게 보이면 사실은 다른 모든 사람들도 그렇게 보고 있는 거고
    따라서 다른 모든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보고 있을거라...
    ...이게 두려운거죠.

    내 눈에 남들이 다 이렇게 보이면
    남들 눈에도 내 자신이 그렇게 보이겠죠라고 논리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어요.

    사실은 이 모든게 내 머리속생각, 신념일뿐이잖아요.

    이런 자신의 속생각, 사고과정을 남편분에게 꼭 한번은 고백?하면 좋겠어요.
    자주하면 더 좋겠죠. 그런 말이 그런 배경에서 튀어나왔구나를 이해하면..배경을 보게돼요.
    덜 아프죠.
    배경의 배경으로 더 큰 배경으로 내려가면
    사람은 숨쉬어요.숨쉬어서 살아있어요. 이 큰 바탕외.. 나머지 음각 양각된 것들은
    내 눈이 요리보고 저리본 풍경일뿐이라고요. 풍경..어쩔수없이 보이죠. 눈귀 있으니까요.
    그치만 풍경일뿐이란 의식이 떠오르면 아픔을 주지않아요.
    나에게 영향력이 없어요. 관찰된 객관일뿐 ..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관찰, 이것은 내 눈이 찾는 것 보고자 하는 것만 보인다는 것
    내가 알고 있는 것만 발견된다는 것...
    내가 가진 신념들이 그대로 외부세계에서 발견되어요^^신기하지 않나요?
    낮은 자존감이란 무대에서 싸우고 계신 원글님.
    의 세계엔 낮은 자존감을 지지할 증거들 상황들만 보일지 누가 알아요.
    터널비전, 시야가 고착된 거죠. 얼른 무대를 내려와야죠.

    -옹뚱한 얘기지만 원글님 글이 참 좋으네요...

  • 8. 아아아
    '12.7.3 3:52 AM (59.6.xxx.169)

    글을님/ 글을 읽자마자 전기오른듯 해서 읽고 또 읽고 많이 울었어요.

    그렇네요.... 제 감정을 받아주고 있는 그대로 이해해보려고 노력한 사람이 제 인생에 신랑이 처음이네요.
    엄청난 복을 차려고 지금 프리킥 연습 하고 있었네요 저...
    한스럽고, 미안하고, 고맙고... 갑자기 안개가 걷히는 거 같아요.

    돈오점수라고 알아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또 하나 보였으니 기를 써 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9. 아아아
    '12.7.3 4:01 AM (59.6.xxx.169)

    기파랑님/ 한줄 한줄 전부 다 옳은 말씀이고 전부 다 제게 해당되는 얘기에요.
    제 의식이 지은 세상 안에서 살고 있는 것도 맞아요. 지하철의 모두가 제 다리를 보고 있을 것 같고 주위 사람들이 다 제 나약한 자아를 비웃고 있을 것 같아요. 남자로서의 남편의 본모습도 신뢰 못하고 항상 나는 추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살아요. 그런데 우스운건 스스로에 대한 프라이드도 강하거든요. 그 두개가 엎치락뒤치락 하는게 일상이에요.

    신랑한테 저런 얘기는 모두 했고, 늘상은 아니지만 종종 하는 편이에요.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들춰 내는게 치유에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어렸을 때 얘기는 주위에 했었구요. 확실히 털어놓고 난 뒤에 마음이 좀 가벼워 지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내 눈에 보이는 세상은 내가 지은 의식일 뿐인데... 큰 화두 감사합니다. 용기내서 상담도 받아보도록 할게요. 새벽에 이렇게 따뜻한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10. 다들 좋은 말씀해주시네요
    '12.7.3 4:14 AM (14.138.xxx.54)

    결국 문제의해결은 원글님이 갖고있다는거에요 그게 제일 중요한 거에요

  • 11. 원글님 꼭 읽어 주세요
    '12.7.3 4:14 AM (64.241.xxx.131)

    제가 원글님하고 비슷한 면이 많아요. 저는 왕따 경험이 없고 신체적인 컴플렉스가 그렇게 심하지 않지만
    감정적으로 예민하면서도 욱 하는 성질 있어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못된 소리 막 하고 돌아서서 후회하고 그런 거요.
    그리고 감정적으로 무디고 유순한 남편 만나서 그런 남편 보면서 분통 터지고
    날 이해 못 하는 것 같은 느낌에 외롭고 화나고..
    내가 이러다 보면 너도 언젠간 날 떠나겠지? 이런 느낌 들기도 하고.. 그런 것도 똑같네요.
    아니, 똑같"았"네요.

    차이가 있다면 저는 이제 결혼 10년이 되었고, 그래서 원글님보다 나이도 좀 많을 거고,
    과거형으로 적었듯이 저는 이제 저런 문제에서 많이 벗어났다는 점입니다.

    제가 지금 과거의 저를 돌이켜 보면, 제가 참 오만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과 많이 다투고 서로 눈물 흘리며 싸우고 상처주고 화해하고 하면서 깨달은 사실인데요.
    남자라서 둔해 보이고 공감능력 제로인 것 같아도, 그 남자도 다 감정이 있고 생각이 있어요.
    그냥 겉으로 드러내서 자기 감정을 말로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것 뿐이에요.
    넌 둔하니까 모르겠지 했던 게 다 내 오만이었구나 하는 걸 저는 어느 순간 깨달았구요.
    더불어 내 섬세한 감정선을 못 맞춰주는 남편을 만나 너무 불행하다는 제 생각이
    크나큰 잘못이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무던하고 속으로 삭일 줄 알고 자기 느낌을 나처럼 만천하에 드러내어 표현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옆에서 법석을 떨어도 참아주고, 있는 그대로 살게 해주고,
    초심 잃지 않고 내 곁을 지켜주는 것이라는 것을요.
    내 감정선 하나하나 읽어내고 거기 맞춰 반응할 수 있는 민감한 남자라면
    과연 나를 그렇게 견뎌줄 수 있을까, 절대 없다, 이게 제 결론이었어요.
    그렇게 깨닫고 난 뒤엔 남편에게 무한히 감사합니다. 인간적으로 존중하고 존경하구요.
    원글님도 비슷한 깨달음을 얻는 날이 온다면 남편과의 관계에서 평온과 행복을 얻으실 수 있으리라 믿어요.

    그리고 동시에... 내가 정말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깨셔야 합니다.
    나는 진짜 예민하고, 과거에 이런저런 트라우마도 많았고, 그래서 (그게 좋은 거든 나쁜 거든)
    나 같은 사람 별로 없다, 특별하다, 내 인생은 평범하게 흘러갈 수가 없다,
    이런 생각이요.
    저 정말 그렇게 잘난 척 하면서 살았거든요. 지나고 생각해 보니까 그게 다 잘난 척이더라구요.
    알고 보면 둔해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다 예민하게 느끼는 측면이 있고,
    허허 웃고 있는 사람이라도 속에는 아픔이 있어요.
    살면서 트라우마 없는 인생도 없더군요. 저도 나름대로 트라우마가 있고
    거기에 아주 오랫동안 집착해서 저의 모든 문제를 다 그것과 연결짓고 내 정신세계를 막 분석하면서
    스스로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여기고 내가 스스로 만든 불행과 자기연민에 빠져서 있었는데요.
    표현을 안해서 그렇지 그 정도 트라우마 없는 사람 별로 없더라구요.
    저는 부모님과 관계된 트라우마였는데, 제 이야기를 들어주던 임상심리 전공하고 관련 일을 하던
    제 친구가 그랬습니다.
    어찌 되었건 너는 이제 다 큰 성인이니까, 스스로 거기서 깨치고 나와야 한다고.
    부모님이 너에게 상처를 준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까지나 거기 연연할 수 없다고요.
    그리고 그 친구가 제게 차마 말하지 않고 삼켰던 이야기겠지만 제가 짐작하기로는
    너는 지금 그 상처에 스스로 집착하고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을까 합니다.

    위에 적은 일련의 깨달음이라면 깨달음들이, 결혼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를 지나면서 찾아 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렇다고 제가 180도 다른 사람이 된 것은 아니지만,
    저는 많이 편안해지고 겸손해지고 또 행복해졌습니다.

    그 당시 저는 다행히 힘든 과정 끝에 남편과 눈물 흘리며 마음을 완전히 터놓고 대화하는 계기가 있었구요.
    주위에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조언해줄 친구도 있었지요. 저도 물론 불교 관련 서적도 많이 읽고
    종교를 가지기도 헀습니다.
    원글님께서도 책이 되었든 상담자가 되었든 친구가 되었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상처를 치유하고 행복해 지십시오.

  • 12. 아아아
    '12.7.3 4:26 AM (59.6.xxx.169)

    다들 좋은 말씀해주시네요님/ 그렇죠? 그게 정답인데 자꾸 남탓을 하려 하고 있어요. 제가 해결해야겠죠?

    원글님 꼭 읽어 주세요님/ 네!! 저 굉장히 오만해요.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살구요. 전에 친했던, 이런저런 고민이나 속내도 다 털어놓았던 심리학 전공한 선배도 비슷한 말을 했었어요. '넌 니가 굉장히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알고보면 너같은 사람 흔하다 못해 발에 채인다. 정신병자가 겨우 그정도인줄 알아? 너 정도 상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야'라구요.

    저도 다른 사람들 얘기 들어주고 할때 그런 말 많이 하거든요. 그 고민 누구나 다 하는거고 누구나 다 그정도 문제는 가지고 있다고... 그렇게 얘기하면서도 제가 그러는건 스스로 못보는거죠. 그 순간까지도 '그래도 난 다르니까'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요즘 저렇게 퍼붓고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할 때가 있어요. 말씀하신 '그 남자도 다 감정이 있고 생각이 있어요'라는 부분이요. 갑자기 '정말 화가 났으면 어떡하지? 정말 상처입으면 어떡하지? 나한테 정 다 떨어지겠지?' 하고 또 괴로움에 빠져들어요...

    저와 거의 같은 상황에서 극복하셨다니 기운이 나네요. 저도 님처럼 되어야겠어요. 행복해질게요. 감사합니다 ^^

  • 13. 음...
    '12.7.3 5:04 AM (89.144.xxx.160)

    독일어권에 사시나보죠? 독일어식 표현이 보이네요.
    아직 신혼이시라니 제일 중요한건
    내 남편을 제일 소중히 여겨야한다는거죠.
    님 바닥을 보이지마세요.
    상담 받으셨으면 하네요. 제일 힘든 사람이 낮은 자존심에 피해의식 있는 사람이예요.
    같이 사는 사람은 피가 마릅니다.
    남편이 정 떨어져 나가기 전에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으세요

  • 14. 저도
    '12.7.3 6:45 AM (61.72.xxx.207)

    원글님같은 문제로 상담 받아보려 하는데요. 원글님은 자기에 대해서 잘 알고 계셔서 잘 극복해가실 수 있을 것 같아 부럽습니다.

  • 15. .....
    '12.7.3 6:58 AM (218.155.xxx.246)

    윗분의 말씀처럼 본인이 생각하는 트라우마때문에
    스스로를 지나치게 특별하다 생각할수가 있어요
    알고보면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안에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거든요

    문제는 특별한 자신의 감정을 몰라주는 사람을 무시하게 된다는거...
    전 남편이 아니라 동생과의 관계가 그랬담니다
    과거 어느한순간의 장면을 계속 반복해서 언급하면서
    언니는 그때도 그랬지...그러니 지금도 날 이해못하지... 이게 계속되는데
    당하는 입장에선 어느순간 화가납니다

    나와 감정선이 동일하지 못한다해서 감정이 없는게 절대 아닌데.....
    본인의 예민한 감정을 이해못하는 둔한사람취급을 하면서
    그 때문에 받은 본인의 상처를 계속 강조하지만
    결과적으로 상대의감정은 무시해버리는거죠
    상대한테 상처주는 거예요 그건...

  • 16. ...
    '12.7.3 7:21 AM (211.114.xxx.171) - 삭제된댓글

    울애도 체형이 사지 비만이예요.
    양귀비과라고 늘 반쯤 놀립니다.
    양귀비가 팔,다리 굵은 미인이었다잖아요.
    원글님 마음을 스스로가 거울같이 잘아시니 답도 이미 가지고 계시군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게 오히려 문제이지요.
    남편분도 사람 좋으신거 같은데 좀 편안히 해 주셔요.
    맘에 없는 말 자꾸 하면 그렇게 생각되니 안됩니다.
    원글님 부모님은 원글님 어렸을때 상황을 잘 몰라 그러셨을거예요.
    저도 애들 어릴 때 애가 기대고 싶어했는데 먹고살기 바빠 모르고 지나쳤던
    순간들이 많았을거라고...애들한테 다시 미안해지네요.
    다 지나간 것이고 지금 원글님 흔드는 상황은 아무것도 없군요.
    그냥...걸어나오셔요.

  • 17. 정말 감사합니다.
    '12.7.3 7:58 AM (112.149.xxx.82)

    글을 올려준 원글님, 그리고 댓글님들...
    어떻게 이렇게 깊은 말씀들을 해주실수 있는지..
    원글님 꼭 읽어 주세요님!
    정말 저하고 똑같으세요!
    읽으면서 마음이 너무 이상했어요.
    새로이 알게된 것도 있구요.
    82~ 사랑합니다!

  • 18. 님때문에
    '12.7.3 8:13 AM (14.37.xxx.197)

    로긴했어요.
    원글님.. 지극히 정상이십니다...

  • 19. 남편이
    '12.7.3 8:13 AM (61.102.xxx.115)

    편하니 믿으니 은연중에 감춰둔 허물이 나오는 걸거에요.

    아이를 임신하면서는 더 할거에요.

    상담받으세요 꾸준히 해야할거구요 상담사도 만나보고 편한 사람에게 하세요.

    사람이중요하더라구요.

  • 20. 그닥
    '12.7.3 8:35 A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정상적인 감정 상태는 아닌거 같아요.
    남편이 코끼리 가죽같은 성격이라도 자꾸 공격하면 한계점이 오겠죠.
    사람인데.....

  • 21. 힐데가르트
    '12.7.3 8:53 AM (175.223.xxx.28)

    저도 신혼부부인데 남편과 관계와 부모님 관계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있어요ㅠ
    원글님 글과 댓글에서 생각과 지혜를 얻고
    갑니다 힘내세요! 저도 더 고민하고 반성해야겠습니다

  • 22. 한마디
    '12.7.3 9:05 AM (110.9.xxx.106)

    심리상담을 받으셔야할것같네요. 생각이 너무 많으세요.

  • 23. ..
    '12.7.3 9:10 AM (115.178.xxx.253)

    좋은 댓글이 많이 나왔으니 찬찬히 읽어보시구요.

    부모라고 다 똑같은 방법으로 자녀를 사랑하지는 않아요.
    부모교육을 받고 부모가 되는것도 아니니 각각 자기 방식으로 아이를 사랑하게 마련이죠.
    원글님 부모님은 원글님의 상처 정도를 몰랐을거에요. 그리고 어떤것이 더 효과적인 대처인지 몰랐겠지요.
    그저 부모님도 사람이라 실수를 했다는걸 이해하세요.
    그리고 그건 원글님 잘못이 아닙니다.

    세상에는 나쁜 남자들도 많고 반면 좋은 남자들도 당연히 많습니다.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남자들도 많지만 기준을 지키며 사는 사람들도 많아요.

    남편분을 너무 몰아세우면 등돌릴수밖에 없게됩니다.
    사랑해서 행복한 미래를 꾸무며 결혼하셨잖아요.

    조금씩 조금씩 말하는 타이밍을 늦춰가면서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 24. ..
    '12.7.3 9:34 AM (114.200.xxx.50)

    꼭 상담받고 행복한 결혼생활하시길 바래요
    글 쓰신거 보니 똑똑하신 분 같은데 잘 이겨내실겁니다

  • 25. Ll
    '12.7.3 10:09 AM (39.115.xxx.99)

    님께 필요한 건 님을 있는 그대로 받아 주고
    그럴 수도 있다고 다독여 주는 사람이어야 할 것
    같아요. 그게 현실 관계에선 힘 들고요.

    정신과 상담의도 스타일이 있거든요. 받아 주고
    공감해 주는 스타일이 있고, 혼 내서 깨 주는
    스타일이 있어요. 님께는 전자가 맞을 듯 싶네요.

    상담 받으시고요. 생각보다 쉽게 헤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본적인 문제는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당장 남편과의 관계는 쉽게
    좋아질 수 있을 것 같아요.

  • 26.
    '12.7.3 10:21 AM (211.41.xxx.106)

    댓글들을 겅중겅중 읽다가 그냥 걸어나오세요...라는 덤덤한 한마디에 눈이 꽂히네요.
    님이 속수무책 묶여 있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정도의 자각이면 이제 님 힘으로 그 사슬을 풀고 걸어나올 시기도 여력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상처로써 스스로의 특별함을 유지하려는 무의식이 아니라면요.
    님 남편에게 충분히 많이 의지하세요. 그런 불신의 시각의 와중에 그래도 님이 선택한 일인이라면 님의 선택을 믿고 가보세요. 님 스스로도 말했듯 부모에게 전적으로 사랑 받고 지지받지 못했던 경험이 상처라면 남편으로 인해 그 상처가 메꿔지기도 할 거에요.
    배우자나 연인이 중요한 게 부모의 맹목적 사랑에 대한 결핍을 때때로 보상하고 메꿔줄 수도 있는 상대거든요. 그런 배우자나 연인을 만나는 건 정말 복이고요.
    남편에게 진심으로 얘기하세요. 지금 내 가시를 부드럽게 하고 부러뜨려가고 있는 중이다, 당신이 많이 도와달라고요.
    그리고 어느 정도 치유가 되면 자식을 통해서도 또 어루만져집니다. 이렇게 나를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믿고 사랑하는 한 존재, 또 그 존재를 절대적으로 사랑하고 돌보면서 스스로 치유되고 성장하는 경험도 하게 돼요.
    님 잘 할 수 있을 겁니다. 결핍의 부분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해법을 향해서 본능적으로 나아갈테고 님은 지금 그러고 있는 와중으로 보여요.

  • 27. 음..
    '12.7.3 10:48 AM (218.234.xxx.25)

    조언은 드릴 입장이 못되겠고.. 사실은 저도 원글님과 비슷한 꽈에요. 그래서 결혼 안했습니다. 독신주의자는 아니었지만 마음 한켠에 결혼 회의주의자였고 별로 결혼에 관심없어서 지금까지 왔어요. 나이는 40 넘었고요.

    결혼에 대한 회의는 일단 아버지로부터 받은 남자에 대한 불신(행복하지 못한 부부 사이)가 클 것이고, 자라면서 직장생활하면서 원글님 쓰신 것처럼 남자들의 그 얼토당토 않은 성생활에 대한 혐오.. 그리고 세번째로는 불평등한 부부 관계..(남자들은 여자가 등골 빼먹는다고, 집에서 일도 안하면서 남편 월급 펑펑 쓴다고 욕하지만 여자들은 자기 이름으로 얻을 수 있는 결과가 아무것도 없어요. 지금의 결혼생활에서.. 자식이 명문대학 가는 것만이 여자의 업적인 세상이 되어버렸죠. 사회에서 자기 이름으로 된 결과를 낳기 위해선 그에 대한 댓가로 가정을 포기하거나 남편의 도움 없이 해내기 위해서 2배 이상 정신적, 신체적 소모를 요구받아야 하고.

  • 28. 아아아
    '12.7.3 11:46 AM (59.6.xxx.169)

    아침에 일어나보니 댓글이 많이 달려있어서 놀랐어요. 하나하나 다 감사한 마음으로 새기면서 읽었구요, 저랑 비슷하다는 분들이 계시는게 실제로 위안과 안심이 되네요.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지우고 싶지만 보시고 저처럼 얻어가는게 많았다는 분들이 계셔서 그냥 두겠습니다. 아침에 신랑도 다 읽어보게 했어요. 저보다 훨씬 생각도 깊고 어른인 사람이라 많이 토닥토닥해줬어요. 알던 거랑 깨우친 거는 다른거고 깨우치기 시작했으면 분명히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한다구요.

    한새벽에 글 올려서 정말 많은 걸 얻고 갑니다. 다음에 또 마음길이 흐트러지면 이글 찾아읽고 바로잡을게요. 정말 모두 감사드립니다,

  • 29. 행복
    '12.7.3 1:37 PM (108.203.xxx.76)

    결혼 정말 잘 하셨네요

    저도 신혼때 컴플렉스와 불안감에 참 많이 싸웠는데 지금은 정말 편안하고 남편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껴요

    아이낳으면 몸이 힘들고 여자난 손해본다는 생각이 들며 또 위기가 올거에요
    이 때를 잘 넘기시면 진정한 평화가 올거에요
    서로 노력한다는 믿음이 쌓이면 못할 것이 없어요
    힘내세요

  • 30. 쑬루
    '12.7.3 3:17 PM (210.96.xxx.22)

    해결책은 본인이 잘 알고 계시네요.
    차이를 인정해야 지구가 평화롭지 않을까요?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
    남이 나와 다른다는 것.
    우열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시고 편안해지시길 바랍니다.
    상대방이 나와 다르기 때문에 결혼 생활이 재미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응원합니다!

  • 31. 응원
    '12.7.3 4:07 PM (211.219.xxx.200)

    덕분에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원글님 부디 행복하시길 응원합니다. 꼭 그렇게 되실것 같아요^^

  • 32. 원글님
    '12.7.3 5:39 PM (119.198.xxx.104)

    저도 응원합니다
    댓글 주신 님들 모두 복 받으실겁니다^^

  • 33. ...
    '12.7.3 6:12 PM (125.182.xxx.31)

    원글님 힘내세요^^
    충분히 잘 이겨내실 분 같습니다
    저도 원글님 덕분에 여러 좋은 댓글들 읽으며 공부 많이 했습니다
    원글님과 댓글님들 감사합니다^^

  • 34. ...
    '12.7.3 8:52 PM (61.74.xxx.159)

    저도 비슷해요ㅜㅜ 두고두고 읽어야겠어요

  • 35. ㅇㅇ
    '12.7.3 9:17 PM (115.136.xxx.201)

    저도 비슷해요.. 저의 독설에 상처받았대요.남편이.. 그동안 많이 힘들었대요.. 저도 변화할래요..

  • 36. 좋은글들
    '12.7.3 9:57 PM (119.67.xxx.207)

    가슴에 새기고 갑니다.

  • 37. ㅎㅎ
    '12.7.3 10:16 PM (220.85.xxx.202)

    글 정말 잘 쓰시네요
    근데 저도 참......비슷한 쓰레기들 여럿 보고나니
    남자 혐오스럽고 그놈 그놈이다 싶어요
    제 성격도 좀 지랄맞고요

    전 서른 후반이고 미혼입니다
    결혼 못한 건데, 당연한 결과다 싶어요
    지금 결혼해서 행복할 것 같지도 않고
    다신 인간으로 태어나고 싶지도 않아요

  • 38. 아아아
    '12.7.3 11:38 PM (59.6.xxx.169)

    응원과 칭찬 글들 모두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와 비슷하다고 하신 분들도 모두 힘겨워도 바뀔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응원할게요.

    근데 저처럼 사회생활하면서 몸함부로 굴리는 남자들 때문에 남자불신이신 분들이 많네요... 정말 저는 안그런 남자가 너무 희귀한 환경이었기 때문에... 저한테 그따위 말 하던 선배는 유부남인데, 결국 다른팀 여후배와 둘이 일본으로 밀월여행을 가더군요. 그런 꼴만 봤으니 절대 안그럴 남자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걸 믿을수가 없었어요. 그러니 신랑도 불신했었고요.

    그 문제는 그래도 많이 나아졌어요. 언젠가 후배가 '언니, 언니는 스스로나 신랑이 평생 한눈 안팔고 배우자만 바라보고 사는게 말이 되는 거 같아? 자신있어?' 하더라구요. 그때 한 얘기가, 그건 조금 종교적인 차원이라는 거였어요. 의심하고 부정하려 들면 끝이 없고, 그저 종교를 믿듯이 믿어야 한다구요. 마치 신의 존재를 덮어놓고 믿어야 하듯이.이러면서도 저는 100% 완전히 신뢰하지는 못하지만요. 인간도 불완전하기때문에 언제나 신의 존재를 확신하진 않으니까요.

  • 39. 나거티브
    '12.7.4 1:41 AM (125.181.xxx.4)

    생각버리기 연습이란 책 추천합니다.
    화이팅하시고, 저도 스스로를 돌아봐야겠습니다.

  • 40. 하고나서
    '12.7.4 2:43 AM (58.225.xxx.26)

    남자가 불쌍타 ....

    어쩌리오 본인이 발등 찍은것을 ...

    업보다 하고 살아야지 ...

  • 41. ^^*
    '12.9.5 3:38 AM (203.226.xxx.114)

    글에서 좋은 기운이 반짝 거려요!
    덕분에 많이 생각하고 배웠습니다^^*

  • 42. 노을
    '13.4.28 8:50 PM (223.62.xxx.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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