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대선에 도전해 보겠다는 자라면, 그 누구라도 민심을 읽어야 하며 국방, 경제 등등 국가 전반에 대해 모르면 배워가면서라도 임하는 것이 원칙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국가 경조사에 참여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 기쁜일이나 슬픈일이나 국민들과 함께하고 기쁜일은 진작시키고 슬픈일은 그 방지책을 세우고 피해자 및 유족을 국민들을 대표해서 위로해 줘야 하는 것이 마땅하고 도리일 것이다.
그럼에도, 무슨,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인 동창회 정도로 생각을 하는 것인지, 우리 국가적 슬픔이 담긴 일에 참여하여 현직 장병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전사 장병의 넋을 위로하는 중대한 일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나라 살림 및 나라에도 겉절이로 임했다는 좋은 증거다.
눈치 살피면서 잔머리를 굴리다가, 자기가 튀고 이름이 돋보일 자리에만 가고 그런 말 만을 하는 것에 계속 속아 넘어갈 사람은 없다.
그 자리에 임한 우리 장병들 및 참여자들에게도 괴이쩍게 여겨질 뿐아니라 지금 옆에서 무조건적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는 자들에게도 박근혜가 제2영평해전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속으로 '이럴 수는 없는 일인데..'라는 생각이 모두 들 것이다.
박근혜 자체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짓을 한 것이고, 변명을 해봤자 궁색하니까 변명 조차도 못하고, 대변인이라는 자도 외부에서 물어도 뭐라고 답변 못할 일을 해 놓은 박근혜는 차라리 이쯤에서 포기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저수지가 쩍쩍 갈라지고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시꺼멓게 속이 타 들어가는 농민들에게 차라리 가지를 말 일이지, 어깨 넓이에 버금하는 차양이 달린 모자를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지만 완전 목까지도 가려주는 것을 착용하고 얼굴 타는 것을 걱정할 지경이라면 이미 볼 장 다 본 것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며, 얼굴과 몸을 보험에 들어야 할 정도로 얼굴과 몸이 재산인 영화배우라 할 지라도 아마 그 자리에선 맨 얼굴 그대로 임했을 것이다.
남들 다 가는 곳이니까 특별히 잘 나 뵐 것도 없고, 무작정 도와 주기로 한 집단을 저주해야 하는 곳이니까 가기도 그렇고, 더구나 남들 다 안쓰는 차양 모자를 혼자만 쓰고 있으려니 그렇고, 배 위에서 얼굴 타면 안되니까 겸사 겸사 안 간 것 같기도 한 것이다.
이리 보나 저리 보나 대통령 자격은 고사하고, 일반 회사 - 요즘 많은 선진국 및 우리나라에서도 성적표 보다도 어떠한 생활을 하며 살았느냐에 중점을 두고 사원을 뽑는 경우가 많다 - 에 입사를 한다 해도 당장 이력서 한 옆으로 치워버릴 정도의 인성을 가지고 뭘 하겠다는 것인가!
공공성, 사회성, 대인관계, 의사소통, 건전한 사상, 배려심, 공동체 의식, 필요한 지도자로서의 자질 및 지식 등등에서 제대로 되었다고 동그라미 쳐줄 항목이 단 한 가지라도 있는가?
38년 전에 어미가 세상을 떠나서 5년 정도 갑자기 최고의 영부인이라는 자리에서 꼭대기 노릇 해봤으면 충분한거다. 뭘 더 바라고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도전을 하는가. 수우미양가로 매겨 볼 때 최소한 우는 되어야지 이건 양이나 가에서 맴맴도는 모든 자질로서 그 보다 뤟씬 나은 국민들을 다스리겠다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다.
이러한 자질에, 우리나라의 중요한 경조사 중의 하나인 이번 기념식에 조차도 가기 싫어하는 인간을 우리가 받아볼 투표 용지 위에서 그 이름이라도 보아야 하겠는가!
그 이름, 없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