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저희집에 놀러 온다고 오늘 전화로 예약을 한 위대한 여인 때문에
옛일이 생각나 웃음이 나네요.
그 여인?은 4년전 남편 일 때문에 연관이 있어 알게된 동네 이웃이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친해져 저희집에 자주 놀러오게 되었어요.
164인 50K인 저보다 약간 작고 덩치는 좀 있어도 걸음걸이가 당당해서 건강해보이는 외모였는데
어느 날 저희집에 놀러 와서 배고프다며 라면 있냐고 묻더라구요.
마침 저희집에 라면이 좀 많이 있었기에(7개) 가스렌지에 물부터 올려 놓으려고 씽크대에서
냄비를 찿으며 "라면 몇개 먹을건데?"하고 물어 봤어요.
*라면 몇개 있나?
-좀 많이 있어.
*그러니까..몇개 있냐고..
-넉넉히 있다니까,몇개 먹을거냐고!!
*가시나야,그러니까 몇개 있냐고!!
-참나~!! 7~8개 있다 왜?
*그럼 다 끓여라!!
순간 저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장난하냐고..몇번이나 물어봤는데 오히려 배고픈데 자꾸 물어본다고 화를 내더라구요.
저도 오기가 있는지라 베란다에 있는 들통을 꺼내서 물을 받으며 다짐을 받았어요.
정말 다 끓여서 못먹고 버리기만 해보라고..
그런데 더 어이없는건 물을 아주 많이 받으라는 겁니다.
물 많이 부으면 라면이 퍼져서 맛이 없다니까 자긴 퍼진게 좋다나요?
또 웃긴게.. 라면이 다 끓어서 불 끄려고 하니까
약 5분정도 더 끓여서 우동같이 퉁퉁 불게 하라네요???
결국 퉅퉁 불어서 국물이 거의 없을 정도가 되어 먹기 시작하는데
헉!! 저 놀래서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결국 다 먹드라구요?앉은 자리에서 쉬지도 않고!!
그런데 국물은 입에도 안대네요.
충격이 가셔지기도 전 겨울이 되어 시장에 같이 가게 됐는데
오뎅이 너무 먹고 싶다 하는 겁니다.
내가 사줄테니 먹으라고 하니 몇개 먹을까? 이러는 겁니다.
-그냥 먹고 싶은대로 먹으라고..하나에 500원 이라며??
오뎅도 역시 퉁퉁 불은것만 골라 먹더군요.
...저 그날 13500원 계산 했습니다.제가 먹은 세개 값 빼고.-_-
더 먹고 싶은데 그날은 왠일인지 제 눈치를 보는 듯 하더군요^^
그 외에도 시어머니 생신때 음식 하던 중 놀러와서 잡채보고는 먹고 싶다 하길래
먹으라고 했더니 하나도 없이 다 먹어서 생신상에 올려 놓지도 못했던 일(이땐 좀 화 나드라구요)
우리 시누이가 보내준 진영 단감 한박스를 딱 10개 남겨 놓고 다 먹던일..
참 에피소드가 많네요 ㅎㅎ
그런 위대한 여인이 오늘 저희집에 몇년만에 놀러 온다고 하니
그 식성 여전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오늘은 어떤 먹거리로 묘기를 감상해야하나
고민도 되네요.
그땐 제 눈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황당했는데
한편으론 이상하게 끌리는건 왜 일까요?
나만의 여인이라서 그런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