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혼하기로 한 여친이 요즘 힘들어하는데 어떻게 위로해야할지...

제발힘내 조회수 : 8,006
작성일 : 2012-06-29 17:43:27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33살 먹은 총각입니다.

그동안 82는 눈팅만 했는데...

남자들만 가는 게시판보다는 여기 올리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해서...

 

얘기를 어디서부터 하는 게 좋을지...

일단 저와 여자친구는 6살 차이입니다.

작년에 동료 소개로 만나 사귄 지 1년이 조금 넘었구요.

결혼 얘기를 먼저 꺼낸 건 여자친구였습니다.

6개월 정도 지났을까요...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성격 맞고, 유머 코드 맞고, 예의도 바르고

무엇보다 지금 제 상황이 좋지는 않은 편인데

저 하나 믿고 결혼을 생각하니 고맙기도 하고 저도 더 아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결혼하기로 마음을 먹었죠.

그래서 서로 부모님을 만나뵈어서 식사를 했구요.

저희 부모님께서도 제 여자친구를 마음에 들어하셨고,

여친 부모님도 저를 좋아라 하신다고 했습니다.

 

위에 제가 상황이 안 좋다는 건 경제적인 문제입니다.

회사는 꽤 알려진 기업에 다니고 적지않은 연봉을 받지만

아버지가 사업하다가 쓰러지셔서 중간에 급하게 사업을 정리하면서

남아있던 빚을, 저랑 형이 다 정리하느라 지금 모아놓은 돈이 3천만원 정도 됩니다.

그리고 빚도 좀 남아있구요. 이건 얘기하면 길어지는데...친척들 문제가 걸려있어서

땅이랑 빚이 양쪽으로 남아있습니다. 땅을 팔아서 빚을 처분하려고 하는데 땅이 안 팔려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빚에 대한 이자가 40만원 정도씩 나갑니다.

그 외 집 생활비를 제가 대느라 적금을 월 100만원 정도밖에 못 붓고 있어요.

그리고 여친은 사교육 관련 회사에 다니는데...월급은 제 반 정도 됩니다.

그래도 검소해서 여친도 월 100씩 적금을 붓고 있구요.

 

여친은 제 상황이 이러니 결혼을 빨리 해서 돈을 모아나가자고 했습니다.

여친이 결혼을 빨리 하고 싶어하더라구요.

위에서 말한 경제적인 면도 있고, 이쁠 때 결혼하고 싶고

애기를 워낙 좋아하는 애라 아이도 빨리 낳고 싶은 마음이 있어합니다.

그렇지만 여친 부모님은, 어찌보면 당연히겠지만 빠른 결혼을 반대하십니다.

저를 반대하는 건 아닌데, 돈을 더 모아서 대출받지 말고 결혼하라는 거죠.

여친 부모님께 결혼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내년까지 사귀고 그 후에 생각해보겠다

그 전엔 결혼 얘기 꺼내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여친이 중간에서 힘들어합니다.

결혼은 빨리 하고 싶은데 부모님 반대가 심하고

그렇다고 틀린 말씀 하시는 것도 아니고...

설상가상으로 회사도 경기불황타고 요즘 안 좋아서 야근도 많이 합니다.

제가 옆에서 위로해준다고 위로해주는데...

사회 생활 2년하니, 작년엔 보이지 않던 사회의 무서움이 점점 느껴지는지...

"그렇게 돈 나갈데가 많은데, 우리 애 낳으면 평생 집 못 산다"라는 뉘앙스의 말도 늘어났구요...

저는 제가 야근하고 주말근무하면 40~50만원씩 더 벌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 라는

식으로 계속 달래고 있어요...

어제도 밤에 통화하면서 '사는 게 참 어렵다...'라면서 우는데...

괜찮다, 나만 믿어라, 힘들 때 나한테 기대라라는 말 밖에 못 했습니다...

 

후우...사실 어떻게 보면 저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은데...

그렇다고 남들처럼 집 한 채 떡 사가거나, 전세라도 대출 안 끼고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답답합니다. 도움 안 되는 여친한테 미안하기도 하구요...

어떻게 하면 힘든 여친이 덜 힘들어할까요...

여성분들의 입장에서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IP : 119.66.xxx.4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발힘내
    '12.6.29 6:27 PM (119.66.xxx.4)

    예, 저도 알고 있지만...사실 결혼을 서두르고 싶어하는 건 여친쪽이라서요...
    예전에 한 번, 결혼을 좀 미루는 건 어떠냐고 넌지시 얘기했는데,
    나랑 결혼할 생각이 있냐고, 지금 이렇게 만나면 돈 더 못 모은다고
    화를 내서 난감했던 적이 있습니다...

  • 2. 여친분이
    '12.6.29 6:31 PM (121.140.xxx.129)

    여자인 제 입장에서 볼때는 여친분이 부모님 반대때문에 흔들리고 있는듯한데...

  • 3. 비타민
    '12.6.29 6:35 PM (180.64.xxx.188)

    님 여친은, "결혼이 하고 싶은" 겁니다.
    여자들 중에 그런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결혼해서 어떻게 살까, 그런 생각보다는
    일단 결혼하면 문제가 다 해결되고 훨씬 행복할 거 같은 거죠.

    그런 분들이 결혼한 후에는 훨씬 힘들어하고 후회를 많이 합니다.
    그저 꿈속에 살면서 애 낳고 애만 키우며 주부로 살 줄 알았다가
    현실이 받쳐주지 않으면 불만하고 불평합니다.

    현실은 절대 순식간에 바뀌지 않죠.
    그런데도 이 분들은 따라주지 않은 현실을 인정하지 못해요.
    여친 어머니나 님이 정상입니다.
    오르지 않는 월급을 무슨 수로 두세배 뻥튀기를 합니까?

    '결혼하면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에 그녀를 잡으려고 무리수를 두지 마세요.
    만일 인연이 아니면 어쩔 수 없는 겁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말하죠.
    저 상황에서는 반드시 맞벌이를 해야 집장만이 가능할텐데
    빨리 애 낳으면 그 애는 누가 키우나요.
    그야말로 환상은 환상일 뿐입니다.
    좀더 냉철하셔야할 듯하고...

    현실을 인정 못하고 징징 눈물바람이나 하는 것, 너무 어린 생각입니다.
    일하고 들어왔더니 아내가 돈 없다고 징징 거리면 가장으로서 살고 싶지 않을 겁니다.
    ebs 부부갈등 프로그램을 보면, 나무랄데 없는 남편인데 아내가 짜증과 무시로 나가는 집이 꽤 돼요.
    요즘은 빈부격차가 커지고 씀씀이가 커져서 주변과 비교를 많이 하는데
    꿈꾸던 그런 결혼생활이 아닐 경우(결국 남편이 많이 벌어다주지 않는 게 원인이죠)
    아내들이 못 견뎌합니다.

  • 4. 제발힘내
    '12.6.29 6:50 PM (119.66.xxx.4)

    비타민 // 저만 그렇게 생각하나, 했는데...제가 봐도 좀 '결혼'이 목적인 면도 없지 않아보입니다.
    그렇다고 여친이 된장녀는 절대 아니구요!!
    다만 상황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것 같습니다. 회사 일도 힘드니 더 짜증나는 거 같고...
    근데 남친인 제가 현실적으로 말할 수도 없어서...ㅠㅠ...

  • 5. 좀 의문 스러워요 ㅡ
    '12.6.29 6:56 PM (211.246.xxx.213)

    스물 네살 아가씨가 6개월 만난 6년 연상의 남자에게 결혼을 요구한다는건 ㅡ 상당히 현실 도피적인듯 ㅡ

    좀 천천히 가셔야 할것같아요. 이성적으로 생각하시고요. 돈 사정 빼면 서른 둘의 남자가 결혼 서둘러야죠ㅡ

    숙고해 보세요. 거스르는 결혼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 6. 비타민
    '12.6.29 7:00 PM (180.64.xxx.188)

    여자들이 결혼에 갖는 환상이 있어요...
    지금 부모랑 사는 집을 떠나 자기만의 집을 만들어 재미나게 살고 싶은 거죠.
    그런데 현실이 그게 안된다는 것은, 결혼하고 1달만 살아도 압니다.
    된장녀라서 그런게 아니라 '결혼에 대한 환상'입니다.

    회사일이 힘든 것은 왜냐면, 결혼을 할 생각에 신나하다가 그렇지 않으니 짜증나는 거죠.
    결혼하면 저 분은 맞벌이 못합니다.
    할 거 같지만 사회생활보다는 살림만 하면서 살고싶은 거에요.
    상당수 여자분들이 그렇답니다.
    그래서 가급적 일찍 결혼하고 싶어해요.

    여친 잡으려고 무리수 쓰거나, 대출 받아 집장만하면 결혼후에는 더 심각해집니다.
    그것만 아세요.
    결혼후에는 악몽이 됩니다.

    좀 냉정하게 말한다면요,
    님이 현실을 깨우쳐준다고 여친이 '아, 현실이 그렇구나'하고 바뀌는 게 아닙니다.
    여친도 좋은 남자이니 헤어질 생각은 안하겠지만,
    저런 타입의 여자분들은 현실을 알더라도, 그 환상과 꿈을 버리지 못해요....
    결혼후에 그것이 못 받쳐줄 때 지금 보이는 짜증과 분노를 님에게 보일 겁니다. 최악이죠.
    애 낳고 징징거리고 원망하고 한탄하고....
    저런 분들이 애는 또 빨리 낳습니다.
    결혼하고나서 맞벌이하면서 돈 모은다? 이런 거 없습니다.
    결혼하면 바로 애 낳고 집에 들어앉으려고 합니다.

    아무튼 깊이 생각하세요.
    여자의 환상에 맞춰주려다간 님의 인생 계획은 휴지가 될 겁니다.

  • 7. 제발힘내
    '12.6.29 7:11 PM (119.66.xxx.4)

    좀 의문 // 네...저도 마음이 아프지만 무리는 안 하려고 합니다...말씀 감사드립니다. ^^

    비타민 // 제가 걱정하는 부분을 어찌 그리 찝어주셨는지...ㅎㅎ
    '결혼에 대한 환상'은 짐작은 했지만, 여성에게 직접 들으니 더 실감되네요...
    (여성분 맞으시죠..? ^^;..)
    후우...역시 결혼이란 건 참 복잡하네요...

  • 8. ...
    '12.6.29 7:12 PM (121.181.xxx.159)

    혹시 여친 부모님이 좀 잔소리나 간섭이 심한편이 아닌가요?그럼 부모님 간섭으로 부터 벗어나고 싶어서 결혼을 빨리 하고 싶은 경우 많거든요.,

  • 9. 비타민님
    '12.6.29 7:43 PM (121.140.xxx.129)

    항상 좋은 주옥같은 댓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계속 비타님님의 댓글 기대합니다.

  • 10. 별이
    '14.12.6 8:39 PM (183.101.xxx.155)

    비타민님조언좋네요

  • 11. ㄱㅅ
    '17.8.19 12:40 PM (115.137.xxx.76)

    저장저장.

  • 12. 천년세월
    '18.8.2 7:54 PM (110.70.xxx.190) - 삭제된댓글

    ㄱㄴㄹㄷㅌㅊㅈㅅㅍㅂ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7643 8월 10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8/10 466
137642 70대노인 혼자 병원검진 다니는분 있나요? 33 2012/08/10 4,137
137641 산부인과 의사들중에 사이코가 꼭 있어요. 2 사이코 2012/08/10 3,947
137640 면 티셔츠 칼라 예쁘게 하려면.. 12 흐르는강물 2012/08/10 1,782
137639 5년 정도 된 아파트? 분양??? ... 2012/08/10 720
137638 돌쟁이아가 눈커풀, 뭔가에 물렸는데요~ 하필 2012/08/10 900
137637 8월 10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2/08/10 420
137636 길냥이와 새끼들 2 gevali.. 2012/08/10 799
137635 유아튜브-손잡이 있는거 필요할까요 3 .. 2012/08/10 527
137634 결혼할때 이것만은 꼭 봐야한다고 생각하는것, 딱 한가지를 고른다.. 78 마음부자 2012/08/10 14,497
137633 인터넷게시판... 곰녀 2012/08/10 787
137632 곱게 자란 남녀 곰녀 2012/08/10 1,314
137631 다들 잠 오세용? 5 곰녀 2012/08/10 1,598
137630 외장하드, USB는 정보보관장치 아니에요 6 저장 2012/08/10 2,655
137629 “박근혜, 정수장학회 최필립 등으로부터 7500만원 후원금” 2 샬랄라 2012/08/10 951
137628 남편이 연락두절인데.. 41 답답 2012/08/10 19,413
137627 고층 주상복합 북향 어떤가요? 7 마녀 2012/08/10 9,574
137626 남편이 저보고폐쇄적이래요. 자꾸생각나요. 20 2012/08/10 7,405
137625 한복을 배우다 (공짜) 15 내나이50 2012/08/10 3,191
137624 인천,송도에서 80 넘은 할머니들 모시고 갈만한 곳 추천 부탁드.. 7 (-00-).. 2012/08/10 2,838
137623 노르웨이 여자 선수들 너무하네요.... 15 바이킹 2012/08/10 9,572
137622 거의 2주 만에 에어컨 끄고 누웠네요 1 ^^ 2012/08/10 1,191
137621 사진 정리... 항상 고민이에요 ㅠㅠ 8 디카 2012/08/10 2,584
137620 돌 되는 아기가 젖만 먹고 이유식 안먹어요. 4 단식투쟁 2012/08/10 2,225
137619 박태환선수..... 너무억울했겠어요 6 박태환 2012/08/10 4,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