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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불의를 못 참아서 힘드네요

제발 조회수 : 3,223
작성일 : 2012-06-29 11:33:16

지난 번에 길에서 어떤 아저씨가 얼굴을 맞고 있었어요.

맞는 아저씨는 좀 술에 취한 것 같았고

때리는 사람은 멀쩡해 보였고요

얼굴만 때리더라고요, 피가 막 나고 아휴ㅠㅠ

 

그래서 제가 무서워서 가까이는 못 가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때리지 말라고 막 소리를쳤어요.

 

112에 신고를 하고요,

 

경찰이 오는 동안 소리소리 지르는데 아무도 안 도와줘서

지나가던 교복 입은 남학생들에게 좀 도와달라고 했더니

 

그 학생들이 다가서자마자 구타를 멈추고 도망가더라고요.

경찰이 도착하고 제 주민번호와 연락처를 묻고 다 얘기하고

목격자 또 없냐고 해서 학생들이 있다고 하면서 둘러보는데

이미 다 사라졌네요.

 

저랑 피해자 아저씨랑만 있었어요.

 

그러고는 무서워서 한참을 변장하고 다녔네요ㅠㅠ

저희집 근처였거든요.

 

제가 이런 류의 일을 너무 많이 겪었어요.

근데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누가 누굴 괴롭히는 거 그걸 못 봐요.

 

놀이터에서도 어떤 애를 중심으로 애들이 둘러서 있으면 한참을 보고 있어요.

혹시 괴롭히는 거 아닌가

괴롭히면 막 말리는데 저한테 막 대들고 저를 밀치는 애들도 있어요

 

그러면 또 무서워서 한참을 변장하고 다닌답니다ㅠㅠ

 

한 두명이 아니라 떼거지라서 더 무섭고요.

경찰에 신고는 하는데 출동하는 시간이 걸리니까

제가 그 시간을 버텨야 하거든요.

 

속으론 무서운데 겉으론 이렇게 행동하고 몸이 벌벌 떨리고

또 변장하고.......

 

이게 반복되네요.

이런 건 안 바뀌나요?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요?

 

호신술 할 줄 몰라요.

해동검도 노란띠예요ㅠㅠ

 

그것이 알고싶다 같은 프로도 못 봐요.

분개+분노가 폭발할 것 같아서요ㅠㅠ

 

제가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ㅠㅠ

IP : 211.245.xxx.253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존경합니다.
    '12.6.29 11:35 AM (1.246.xxx.160)

    영웅이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원글님 같다면 이 세상이 천국일텐데.
    분명 교회는 안 다니시리라 생각합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배웠으면..

  • 2. 에궁
    '12.6.29 11:38 AM (121.139.xxx.33)

    변장의 달인이 되셨을듯 ㅋㅋㅋ
    한참 웃었네요
    멋지고 귀여우세요
    초면이지만 사랑해요~~ ㅎㅎㅎ

  • 3. 직접대응 자제하세요
    '12.6.29 11:39 AM (147.6.xxx.21)

    변장 할 정도면 공포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시는데, 직접적으로 대응마시고, 조용한 곳에 가셔서 112 에 신고만 하세요.. 나 설 정도가 안되시는 분이 왜 나서시는지... .위태위태 하네요

  • 4. 저는
    '12.6.29 11:39 AM (211.207.xxx.157)

    말리지 않고 경찰에 신고만 해요, 저희동네는 5분도 안 되서 금방 달려오거든요.

  • 5. 조심하세요...
    '12.6.29 11:41 AM (58.123.xxx.137)

    직접 상대는 하지 마시고,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좀 떨어진 곳에서 보시는 게 어떨까요?
    세상이 하도 험해서 정말 좋은 일 하신다는 거 알지만 계속 하시라고 하기가 그래요...
    하지만 원글님께서 알게 모르게 사람을 구하시고 살리셨을 거에요. 참 대단하세요...

  • 6.
    '12.6.29 11:43 AM (175.112.xxx.104)

    변장이란말에 ㅋㅋㅋㅋㅋ
    영화보면 악당들을 해치울때 변신하잖아요. 평상시엔 내모습그대로다니고..현실에서도 그러면 좋을텐데..^^;;
    그래도 원글님 처럼 나몰라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분들이 있어서 세상은 돌아가는것 같아요.

  • 7. ㅎㅎ
    '12.6.29 11:49 AM (220.124.xxx.131)

    저도 변장하신다는 말씀에 막 웃었네요.
    어떻게 하시는건지.. ㅎ
    근데.. 저도 좀 저런성격이긴 한데요.. 겁도 많아가지고 나중에 감당이 안되더라구요. 무서워서.
    저는 저런 거 목격하면 가해자와 눈 절대 안마주치고 돌아가던지 아무렇지 않은듯 지나치고는
    얼른 신고합니다.
    님도 조심하세요

  • 8. --;;
    '12.6.29 11:50 AM (116.43.xxx.100)

    저도 조용히 신고만 하고 지켜보다가 옵니당...세상이 참 각박하네요..그렇게 맞는데도 도와주는이 없고..

  • 9. 저도
    '12.6.29 11:53 AM (39.115.xxx.99)

    변장이란 말에 실 없이 웃고 있네요..
    귀여워요. 해결책은 몰라요..

  • 10. 흠냐
    '12.6.29 11:53 AM (118.223.xxx.25)

    조언은 어떻게드려야할지모르겠지만
    암튼
    님...고맙습니다!!!!!!
    그리고 귀여우세용ㅋㅋㅋ

  • 11. ---
    '12.6.29 11:54 AM (121.174.xxx.222)

    혹시 안녕하세요 라는 프로그램 아세요? 거기에 보면 님 같은 고민으로 출연한 사람들이 있어요.

    그거 찾아서 보시는게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객관화해서 보는게 가장 좋은 방법같더라구요.

  • 12. ..
    '12.6.29 12:01 PM (211.234.xxx.44)

    용감하면서 귀여우시군요.

  • 13. 귀여우심
    '12.6.29 12:14 PM (112.144.xxx.22) - 삭제된댓글

    원글님 친구하고 싶네요 ㅎㅎ 원글님은 심각하실텐데.. ;;
    그래도 요즘 너무 미친 사람이 많으니 신고만하고 가해자와 너무 엮이지 마세요
    원글님의 반만큼씩만 서로 관심가지면 세상 살기 좋아지겠죠

  • 14. 쵸코비
    '12.6.29 12:16 PM (110.14.xxx.8)

    비슷한 일로 변장에 한동안 칼국수 미는 방망이 가방에 넣고 다녔어요. 아들 유치원 걸어 다녀서.

  • 15. 제 얘기 쓰신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12.6.29 12:20 PM (218.55.xxx.204)

    원글님 우리 친구합시다...저랑 어찌 그리 똑같으신지..ㅋㅋ
    아니다...원글님이랑 저랑 친구되면 이런 사소한거 다 그냥 못보고 지나가니
    밤 낮 경찰서 불려다니려나...?
    저도 약 5년 전 쯤 우리 애들 둘 데리고 공원에 산책나갔는데
    ( 공원이 시장옆에 있었고 다세대 주택이 많은곳에 위치한 큰 공원이었는데...)
    대낮인데 강호동같이 육중한 남자가 대꼬챙이 같이 마른 자기보다 나이가 10년은
    더 들어뵈는 남자를 정말 죽자 살자 패더라구요
    그 마른 남자는 대들지도 못하고 그냥 맞고만있고 코피도 터졌는데
    더 가관인게 옆에 밴치에 쭈루룩 앉아 있는 나이 젊은 것들이건 늙은 것들이건
    남녀들이 가만이 보고만 있는데 어찌나 화가 나던지...
    나무 뒤에 숨어서 얼른 112 신고 했어요
    그리고 범인놈이 나 못보게 경찰아저씨한테 숨어서 열심히 증언했어요
    저 덩치 큰놈이 일방적으로 패고 맞은 아저씨는 한대도 않때리고 맞기만 했다고..
    신고자의 증언이 결정적으로 범인 형량을 결정적으로 좌우 한다네요...
    저는 제가 남자같으면 그 덩치큰놈 아주 패 죽이고 싶더라구요
    아니 어디..대낮에 사람들 다 돌아다니는 공원에서 뭘 그리 그사람이 잘못을 했길래
    사람을 그리 패냐구요... 정말 **두쪽 때버려라..너같이 비겁한 놈도 남자냐..
    이소리를 하고 싶더라니깐요...
    옆에서 쳐다보고 가만히 있던 인간들이 아주 더 밉더라구요
    그 공원이 쫌 그런곳이더군요..나중에 알고보니...
    저도 한동안은 초저녁이면 않나가고 그쪽으론 일부러 않가고..
    ( 범인놈이 제가 신고한지 전혀 몰라요...)
    원글님 처럼 한동안 그랬어요... 그래도 전 신고한거 후회않하구요
    또 이런장면 목격하면 열심히 112에 신고해서 증언할꺼예요
    폭력은 않돼요..않돼

  • 16. ㅠㅠ
    '12.6.29 12:21 PM (118.221.xxx.235)

    저 임신6개월에 지하철타고 출근하는데 웬 노숙자가 따라와서 발로 차는데 정말 아무도 도와주지 않더군요. 왜 이러세요~ 하면서 막 소리지르고 도망다니다 한 아저씨가 데리고 내려주셔서 간신히 살았어요. 님같은 분 흔치않은데.. 그러니 더욱 몸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세요. 길이길이 만수무강하세용!!!

  • 17.
    '12.6.29 12:28 PM (211.41.xxx.106)

    님 귀여워요. 변장하고 다니고...ㅋㅋㅋ
    정의감 필요하고 존경스럽지만, 또 세상이 워낙 험하니 여자 몸으로 마냥 옳다고 계속 하라 부추킬 수도 없고.
    최대한 요령 있게 영리하게 관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신고하더라도 숨어서, 직접 개입할 것 같으면 도움을 요청할 사람을 직접 지목해서 다수를 만들어 개입하고요.
    그래도 님 같은 분이 있어서 살 만하지 않겠나요? 두드려 맞고 있는데도 다들 그냥 지나간다면 나중 그 맞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 될 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묻지마 범죄도 나날이 늘어가니 언제 어느 때 내가 그 타겟이 될 지도 모르는 세상인 듯해요.

  • 18. 중국처럼 될까봐
    '12.6.29 12:48 PM (175.118.xxx.100)

    무서운 요즘이네요
    원글님 같은 분이 많이 많이 있으셔야되는데 말이죠 ~ ^^

  • 19. phua
    '12.6.29 1:25 PM (1.241.xxx.82)

    에궁..
    이뽀라^^

  • 20. 후..
    '12.6.29 1:26 PM (218.234.xxx.25)

    좋은 일을 해야 하는데 세상이 흉흉하니요.. 그럴 때는 무조건 신고+동영상 촬영입니다. 직접 나서서 얼굴 알려주진 마세요. 익명의 제보, 하다못해 소문만 나도 경찰은 조사할 의무가 있어요.

  • 21. 우유좋아
    '12.6.29 1:42 PM (115.136.xxx.238)

    저도 비슷한 성격이에요.
    키도 작고 체구도 아주 왜소한데, 약자나 불의의 상황을 보면 꼭 나서게 됩니다.
    지나고 나면 너무 겁나고 왜그랬나 싶지만, 그래도 나같은 사람이 있으니 모두가 외면만 하는 세상은 아닐꺼라는 위안을 삼죠. ^^;
    그래도 보복은 두려운거니, 윗분 말씀처럼 신고한다음 숨어서 동영상으로 현장상황을 남겨두는게 가장 안전할것 같아요.
    뭐 당장 위급한 상황이면 동영상이고 뭐고 뛰쳐 나가 말려야 겠지만, 그래도 일단 녹음기라도 켜두고 나서는게 좋을것 같단 생각이..... ^^

    글고 맨윗 댓글쓰신분, 저 교회다니는 교인입니다.
    기독교인에대한 편견이겠지만, 무턱대고 아무대나 끌어다 붙이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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