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을 했습니다.
왜 싸웠는지는 길게 썼다가 지웠습니다.
지금은 잘잘못을 따지는 게 중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밖에서 이미 회식을 하고 술을 마시고 들어 온 남편은 싸우는 동안 혼자 맥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말싸움 끝에 저는 방으로 들어왔고
남편은 점점 더 화가 치밀었는지 물건을 던지기 시작하더군요.
처음에는 방문에 맥주 캔을 던지더니
스탠드형 원목 옷걸이를 쓰러뜨려 부수는 소리가 나고
다음은 화분…던지고 깨진 화분을 다시 부수는 소리…
30분 정도 던지고 부수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저는 정말 손가락 하나 움찔하지 못하고
죽은 듯이 침대에 누워있었습니다.
누가 112에 신고해서 경찰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던 중에
아랫집에서 신고했는지 경비아저씨가 오셔서 벨을 누르고 문을 두드렸습니다.
저는 방에서 꼼짝 못하고 있었고
남편은 아마 그 직전에 잠이 들어버린 것 같습니다.
희미하게 코고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결국 경비아저씨는 그냥 돌아가셨고
밤을 새다시피 하다 아침에 나와보니
마루에 있던 화분 5개가 산산 조각이 나 있었습니다.
망치로 때렸나 보더군요.
그 망치도 벽에 집어 던졌는지 휘어있었습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화가 치솟아 참을 수 없을 때 물건을 던지더군요.
처음에는 볼펜으로 시작해서, 컵, 자명종, 선풍기까지…
결혼생활 3년 반 동안 물건을 던진 일이 4~5번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를 때리지는 않습니다.
어제는 다행이 30개월 아이가 아파서 친정에서 아이를 데려오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있었으면 이 정도까진 않했을지도 모르지만…
저번에 아이가 자는 중에 방문에 맥주 캔을 던진 적은 있습니다.
일부러 아이 깨서 울라고 던졌다더군요.
제가 귀를 막고 있어서...깨진 안았어요.
오늘 퇴근하면서 아이를 데려와야 하는데….
그래도 집을 치우고 아이를 데려오는 것이 맞는 건지…
아니면 친정에서 자든 다른 곳을 가든 집에 들어가지 않는 게 좋을지 결정을 못하고 있습니다.
직접 손찌검은 하지 않지만…자주 있는 일도 아니지만…. 이런 폭력이 두렵습니다.
아이가 커갈수록 더 두렵습니다.
지금까지는 모르고 컸지만 결국 언젠가는 보게 되지 않을까…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겠죠.
제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