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아직도 캐나다입니다. 이틀남았네요. 돌아가려면.
떠나오기 전날 밤 새끼 6마리 데려온 걸 보고 오니 온통 정신은 그곳에 있어요. 제가 사는곳은 연일 날씨가 40도에 가까워요. 이번주 금요일까지. 고온경보령이라고 해야하나 그게 발령된 상태인데요,,그래서인지 보미(길냥이)가 어제 새끼들을 저희집 한 편 구석으로 데려왔다네요. 원래는 뒷뜰 옆집과 경계에 있는 창고 밑에 두었거든요. 아무리 창고 밑 틈에 새끼들이 있다지만, 지독한 열기를 피할수없었나봐요.
지금 데려다 놓은 곳은 그나마 온도가 조금 낮긴한데요. 완전히 오픈된 공간이라 더 걱정이 됩니다. 펜스가 집 주위로 다 쳐져 있는게 아니라서, 개도 어떨땐 들어오고, 무엇보다 파섬 (커다란 설치류)이랑 라쿤이 자주 출몰하거든요. 라쿤은 배가 고프면 어린동물을 잡아먹기도 하구요.
옆집 여자가 수시로 소식을 이멜로 보내오는데, 어젯밤엔 새끼들을 옮겼단 소식에 밤새 꿈만꾸고..지니(옆집여자)가 밤 10시에 다시나가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라쿤이 고양이 사료를 먹고 있다 사람보고 도망가더래요. 첨엔 사료를 밤엔 다 없애야하나 했는데, 조금 두어야 겠어요. 그래야 라쿤이 배가 안 고파 새끼를 건드리지 않을테니까요.
살펴보니, 새끼들을 우리집 뒷 계단 밑으로 다시 옮겼다네요. 거기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나봐요. 커다란 까만 숫넘 길 고양이 (남자친구)가 옆에 있었다는데.. 그나마 다행인거 같아요. 자식을 지켜내려는 모성본능에 지금은 의지할 수 밖에 없네요.
새끼들이 막 한달 되었는데, 몇몇은 사람에게 호의적이고 어떤넘은 하악거려요. 손바닥 만한 녀석들이 빨빨대고 잘 걷구요.
제가 있어야 사람에게 익숙해지도록 해 줄 텐데, 지금은 사람이 다가가면 다 도망가고, 일단 어미인 보미도 저 아니면 아무도 못 만지거든요. 비록 이웃사람들이 나쁜사람이 아니란걸 알아서 하악거릴지언정 도망은 안 가지만요.
지니가 보미에게, 내가 곧 돌아온다고 말해줬대요..알아들었으려나. 그제는 보미가 자꾸 날 찾는거 같다는 소식을 들으니 또 안된 마음이 더 들구요.
하찮은 생명일지 모르나, 그 어리고 작은 몸이 새끼 여럿마리를 낳아 잘 키워 데려왔는데, 사람이 잘 못돌봐서 어떻게 되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제가 사는 곳이 아주 작은 도시라, 보통 어디갔다오면 공항에 내려서, 여기저기 쇼핑을 하고 오는데, 이번엔 뒤도 돌아보지 말고 바로 집으로 가려고 합니다. 제발 토요일 4시까지 여섯마리가 잘 있어줘야 할텐데 말이죠.. 줌인줌아웃에 금요일 밤에 찍은 사진 몇장 올려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