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언니 마음의 깊은 그림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desserts 조회수 : 8,768
작성일 : 2012-06-28 15:44:14

안녕하세요. 82 회원님들

몇달 전에 82 알고서 눈팅으로 삶의 지혜 배우는 중인 29살 여성입니다.

저희 언니 문제로 고민하다 조언이든 질타든 듣고 싶어 저도 글을 올려 봐요.

긴 글이 될테지만.. 어떤 것이든 의견을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언니가 사회성이 많이 부족합니다. 마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 되요. 

가족들이 모르는 던 바는 아니였지만 언니가 얼마 전 퇴사하는 과정에서 터질 게 터졌습니다.

 

몇 주 전 엄마가 전화가 왔어요. 저는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언니가 아침에 출근을 안하길래 물어보니 회사를 그만 뒀다고 했대요.

언니는 31살 미혼입니다. 간판 등 홍보물을 만드는 소규모 사업장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사장하고 한바탕하고 그냥 나왔다고 하더래요.

자세한 설명은 없었고 다만 월급도 퇴직금도 필요 없으니 내일부터 안나온다 하고 박차고 나왔다고 했대요.

엄마는 월급을 왜 포기하냐고 다그치며 내가 사장에게 전화해서 그 돈 받겠다고 했어요.

언니는 자존심 상한다고 절대 하지 말라고 소리쳤답니다.

남은 급여 계산하려고 물어본 월급날과 입사일 등은 모른다고 했대요.

"저렇게 여물지 못해서 어떻게 세상을 살라하노" 언니를 이렇게 생각하던 엄마는 "속이 상해 죽겠다"고 하셨어요.

술 먹고 와서 언니는 밤새도록 울었대요.

 

일한 댓가 받는 건 오히려 니 자존심 위한 것이라고, 언니가 모아둔 돈은 정기예금 돼 있는데

그거 깨지 말고 급여 챙겨서 너 하고 싶은 거 해라.

이렇게 언니를 설득?했고 언니도 완전 부정하진 않았대요. 

전화했습니다. 하지만 사장님한테서 들은 얘기는 엄마를 더 충격에 빠뜨렸어요.

요약하면 사무실에서 언니는 극도로 개인적이고 분위기를 흐리며 일도 잘 하지 못하는 직원이었다는 겁니다.

돈은 줄 수 없답니다. 언니가 회사를 나가면서 컴퓨터 작업하던 걸 끄는 바람에 입힌 손해가 크다고요. 

언니는 7월 중에 퇴사할 뜻을 전한 적이 있는데 사장은 잡았다고 합니다. 언니는 마음을 바꾸지 않았고요.

사장은 5명 남짓한 직원들을 모아놓고 'ㅇㅇ씨가 언제까지 일 한다. 그때까지 다 같이 열심히 하자'라고 했답니다.

이게 발단이었습니다.

그런 말을 왜 직원들 앞에서 하냐고 언니는 소리를 질렀고 그 이후는 앞에서 말한 대로 입니다.

사장 말로는 본인은 직원들한테 큰소리도 한번 안치고 다독이면서 가족처럼 일하려고 하는 사람이랍니다.

그리고 언니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말 한마디 안하고, 밥 먹을 때는 같이 먹는 음식(찌개 같은)엔

손도 안대고, 입사 3개월 된 직원보다 일 처리에 대한 개념이 없는' 직원이었답니다.

좀 더 설명이 있었는데 제가 생각이 잘 나질 않네요.

언니는 경력으로만 치면 3~4년 된 거 같아요. 

'저도 힘들었겠지'하며 중간에서 속 끓이시던 엄마는 

내가 잘못 키운 거냐며 탄식 중이십니다.

저는 곪았던 문제가, 가족들이 알면서도 언니가 나가선 좀 낫겠지 하며 넘긴 게 터진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언니 쉬면서 제 3자한테 적극적으로 상담 받도록 해야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일단 그렇게 말했지만.. 저것이 방법인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뒤틀린 마음을 고치려면 누굴 찾아야 되고, 주변에선 뭘 해야하는지 실질적으로 아는 게 없어요.

제 딴에는 고심했지만 교과서대로 읊었을 뿐인 것도 같아요..

 

집에서 언니는 소극적이고 다소 폐쇄적입니다.

이건 제 표현이고 엄마 식 으로는 '답답하다', 아빠 표현으로는 '맹하다'입니다.

친구와, 얼마 전에 헤어졌다는 남자친구와는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싹싹하다. 활발하다. 유연하다. 사교적이다' 같은 것의 대척점인 건 분명합니다.

집에서는 부모님과 거의 대화가 없어요. 이방인처럼 행동해요.

본인이 집에서 맡기 싫은 것, 불편한 자리, 어색하지만 참고 웃고 있는 것, 잘 하지 못해요. 피해다닙니다.

 

전 직장에서는 뭔가 어울리지 못해서 크게 상처받았던 것 같아요.

스스로 '자기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거 잘 못한다, 잘하는 게 없다'고 말했었고

회사 안 다니고 살림하면 안되냐고 엄마에게 말한 적 있답니다.

예전부터 자기 방에서 통곡(운다기 보단 이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한 적 많았습니다.(그걸 듣는 전 마음이 무겁고 아프고 했고요..) 

 

이런 말 하고 있는 저도 언니와 문제가 있습니다.

십대 때 싸운 걸 여지껏 풀지 못하고 서로를 투명인간으로 대하고 있어요.

제 잘못이죠.. 이제는 생각도 안 나는 싸움의 원인을 누가 제공했든

풀기 위해 나설 사람은 누가 봐도 전데.. 중간에 시도가 없던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론 못했습니다. 

언니 성격이 저렇게 형성될수록 저는 저대로 집에서 더 활기차고

부모님 마음 헤아리는 애가 되려고 했어요.

우애 좋은 자매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요.

이것조차 근본적 해결은 피하면서 당장의 죄책감을 덜려는 제 이기적 행동이지만요..

하지만 언니 마음의 문제에 진심으로 마음 아픈 사람 역시 저입니다.

 

자라온 환경은 지방에 자가 주택이 있고 

언니는 사립대 미대, 저는 지방 사립대 빚 없이 나왔습니다. 

경제적 문제에 맞서 부모님 열심히 사셨습니다.

달리 말하면 돈이 최대 문제라고도 할 수 있고요.

정서적인 교감, 가족 문화 같은 건 상대적으로 없이 자랐습니다.  

그래서 좋게 말하면 부모님 간섭 별로 없었습니다. 적절한 관여를 못하신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족사를 털어놓자면 너무 길어 질 것 같아서..

혹시 조언을 주시는 데 궁금한 게 있으시다면 뭐든 알려주세요..!      

 

잃어버린 자존감과 눈으로도 보이는 어두운 마음을 언니가 조금씩 고칠 수 있도록 나서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뭐든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이런 걸 전문적으로 상담해주는 곳이 있다면(정신과 랄까요?) 

어딜 통해 알아볼 수 있는지도 아신다면 좀 알려주세요.

좋은 상담가 알 수 있는 팁이나 경험.. 뭐든지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218.53.xxx.42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혹시
    '12.6.28 3:55 PM (121.143.xxx.50) - 삭제된댓글

    어린시절 부모와 떨어져서 지낸건 아닌가요? 아기때 부모와 같이지내지 않아 부모도 자식도 서로 낮설고... 부모는 아이를 이해못하는...

  • 2. 원글
    '12.6.28 4:02 PM (218.53.xxx.42)

    그렇지는 않았던 걸로 알고 있어요. 언니 저 다 엄마 손에 컸어요. 초등학교 방학 때 시골 외갓집을 간 적은 있습니다. 저는 그런 편이 아닌데 언니는 집에서 뭔가 겉돌아요. 부모님은 항상은 아니여도 말도 시키고 농담도 하려고 하세요. 언니도 영 입을 닫아버린 건 아니지만... 방문 닫고 나오길 꺼리는 아이를 부모도 탄식은 하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있는 형국 같아요.

  • 3. ..
    '12.6.28 4:09 PM (59.19.xxx.144)

    대학교때와 고등학교때는 어땟나요??

  • 4. 원글
    '12.6.28 4:28 PM (218.53.xxx.42)

    부끄럽지만 고등학생때 언니와 사이가 틀어진 후로 언니 생각을 들을 수 없었어요. 그저 봤을 때는 큰 사고를 친 적은 없었어요. 만화를 좋아하고 잘 그려서 고등학교 땐 만화 동아리 활동 했어요. 진학도 관련 학과로 했어요. 써클 활동 좋아하고 열심히 였던 것 같아요. 염탐질(?)해서 동아리 문집만든 것 들춰본 적 있는데 거기서 열심이고 좋아하는 거 같다는 느낌 받은 적 있거든요. 고등학교 때는 친구따라 교회를 가는 것도 같았어요. 부모님은 만화 그려서 뭐 되려고 회의적이셨지만 본인이 원하는 대로 진학하게 해주셨어요. 고3때 진학 결정하고 급하게 미대 입시 학원 다녔고 급 준비한 것 치고는 합격도 하고 입학 성적도 좋았어요. 학교 간 상대평가 아니고 절대 평가구요.
    대학생 때는 꾸미는 데 관심이 없었어요. 이십대 중반 부터는 머리, 옷, 악세서리 신경쓰기 시작했구요. 대학 때는 아.. 잘 생각이 안 나는 데.. 졸작하는 데 비용 들어가니까 그런 얘기 엄마한테 하는 거 스트레스 받아했던 거 같아요. 대학 생활은 전반적으로 성실한 편은 아니였던듯 합니다. 속속들이 알지 못하지만,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아둥바둥 하진 않았던 거 같아요. 하지만 졸작으로 만든 작품에서 본인이 만든 캐릭터들에는 애정이 많은 듯한 듯 했어요. 자기 방과 책상에 졸작 일부 들을 보기좋게 갖다놓고 했거든요.

  • 5. 원글
    '12.6.28 4:46 PM (218.53.xxx.42)

    119.196 님
    말씀 감사해요. 저도 억눌린 게 많을 거에요..
    '편한 맘으로' 이거 정말 기억해서 하나씩 해나가야 할 것 같습니당..!

  • 6. 원글님ㅡ
    '12.6.28 4:58 PM (78.114.xxx.184)

    언니는 아마도 혼자 있는 타입이고 독립적인 자기 세계관이 있는 사람인데 가족이나 사회라는 무리속에서 그걸 표출 못하고 살아오느라 괴로왔을겁니다.
    자아가 강하고, 자기세계관이 강한 사람들은 그룹활동을 극도로 싫어하며 이게 비정상적인 게 아니라 남과 다른 성향일뿐입니다,
    식구들이 그런 사회생활에서의 언니를 몰아세우기만 했지, 사실은 언니의 진가를 모르고 계실수도 있는겁니다, 원글님 식구들 분위기에서 자기표현을 못한채 뭔가가 속으로 싸인게 많을겁니다
    무척 섬세한 사람일수도 있고요.
    지금 그런 긴장상태에서는 주위의 사람들이 언니를 마치 쓸모없는 양 실패한 인간인양 몰아치시는데 삼가하시고요,
    광고의 세계는 혼자 빠져드는 자기만의 그림의 세계와는 전혀 다릅니다.
    이걸 표출시킬수있도록 언니에게 그림을 그리라고 하던가 .. 혼자만의 시간을 조용히 갖도록 지켜보세요
    당분간은 아버지,어머니도 거칠은 말씀이나 무시하는듯한 행동 자제하시고 언니가 정서적으로 쉬게 해주세요..
    혼자 예술의 세계에서 언니만의 감성을 개발해 나갈수있는 분야들이 있습니다.
    사장님모시고 그룹에서는 같이 일할 성격이 아닌것 일뿐입니다,
    자기 인생이 망가져가고 있다는 느낌 밖에 더 안들겠지요
    식구들이 언니의 자존심을 다치지않게 현명하게 처신해야합니다

  • 7. 원글
    '12.6.28 5:14 PM (218.53.xxx.42)

    78.114님
    감사합니다. 다른 성향일 뿐인 언니를 실패한 듯 몰아가는 거 아닌지.. 저도 몹시 조심스러워요.
    엄마 전화에 언니 너무 나무라지 말고 언니 편에서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엄마도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는 거 같고 어찌할 줄 모르셨고요.
    그런데 사장이란 분 말씀에 충격을 받으셨어요. 엄마가 봐도 아닌 것 같다 싶으셨던 거에요.
    부모님은 살아갈려는 좀 이래야 한다는 생각이 박혀계시니 언니는(저도 알게 모르게) 자연스럽게 자기비하... 여기 달아주시는 댓글 모두 엄마 보여드리고 생각을 모아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8. 동생분이
    '12.6.28 5:50 PM (78.114.xxx.184)

    현실적이시면서도 마음이 따뜻하신것 같습니다.
    언니가 자기 비하가 심해지고 극한 상황에 몰리면 자살까지도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집안 식구들은 언니에게 언니의 퀄리티가 무언지 자존심을 살려주셔야합니다.

    예를 들어, 동생분이 밥먹다가 이야기를 우연치 않게 갑자기 날리수 있습니다.
    ' 언니, 나는 언니의 그 자존심이나 뚜렷한 생각표현이 사실 정말 부러웠어 .." or
    ' 언니의 만화 그리는 재주가 정말 귀한건데 ㅡ 그런 재주가 아무나 있는게 아니지. 가만히 보면 언니 싫은 것 이야기하고 거절하고 박차고 나오는 용기가 나는 별로 없거든..참 대단하네..? .'
    물론 자연스럽게요.
    예술이라는 것은 사람속을 드러내는 일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걸 무서워합니다
    또는 하찮게 여기거나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세상을 살아가는 산소입니다, 이걸 늦게라도 존중한다는 태도를 보이세요.

  • 9. 세피로
    '12.6.28 5:57 PM (112.221.xxx.98)

    에휴... 상심이 크시겠네요... 교회다니면서 신앙생활을 하면 좋아질텐데... 제가 그랬거든요...

  • 10. 비타민
    '12.6.28 6:22 PM (180.64.xxx.169)

    언니 상황이 많이 심각합니다.
    저러다 은둔형 외톨이 되기 딱입니다.

    내성적이라서 그런 것도 아니고, 사회성도 너무 없고 융통성, 판단력 모두 최하입니다.
    회사에서 한 태도는 그야말로 최악입니다.
    저런 사람은 절대 조직생활 못합니다. 더 망가집니다.

    그림 잘 그려서 나름 그 쪽 방면으로 뭐가 될줄 알았겠지만, 정작 미대 나와서도 별로 나아질 것도 없고
    조직생활 못하니 미술전공을 이용한 회사에도 못 들어가겠군요.
    자신도 그걸 알고 있을 겁니다.
    자긴 실패자고 낙오자란 생각이 지배하고 있을 거고, 거기에 자존심만 강해서 남들 앞에 비굴하고 싶지 않아
    오히려 강하게 나가는데 더 충돌만 커지죠.
    집안에서 살림만 하고 싶다고 하는데 그러면 더 안됩니다.
    어떻게든 나가야해요. 물론 조직생활은 못합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해요.
    그런데 그걸 찾으로 노력하는 일도 하려고 할 것 같지 않네요.
    31살이면 제 나이 때를 생각해보니 막막함을 알 듯도 하지만, 아직도 너무 젊은 나이인데...
    뭐든 시작을 해야 해결방법이 나오는데, 아무 것도 안하려고 하면 갈수록 더 문제가 됩니다.
    나이 삼십대 중반되면 그나마 사람도 안 만나고 방안에 처박혀 있으려 할 거에요.

    나이에 경력도 없으니 미술관련 직종은 안될테고,
    애니메이션을 잘 그리면 일러스트 학원을 다녀보는 건 어떨까요?
    만화를 잘 그리면 웹툰에 도전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음, 네이버 웹툰 보면 누구나 올릴 수 있고요, 올려서 인기가 있으면 돈벌 수 있어요.
    아는 이는 만화 그리다가 돈이 안되서 일러스트 학원 다녀서 그 쪽으로 취업해서
    동화책 일러스트 그립니다.

    그것들 다 언니가 준비해서 노력해야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인정 받기까지 1, 2년은 끈질기게 달라붙어야죠.
    길은 처음부터 탄탄대로로 열리는 게 아니라, 가다보면 열리는 거니까요.
    언니가 스토리 능력이 있으면 웹툰작가도 노려볼만한데,
    솔직히 시도해보라고 하는 이유는, 그 쪽을 성공을 하지 못한다해도 뭔가를 시도하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그로인해서 변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심리 상담을 해도, 일단 '문제가 있다'는 것만 캐취됩니다.
    특히 예능 쪽의 재능은 상담사들이 그 쪽 경험이 없으면 세밀한 조언이 힘들고요.
    언니는 언니 재능과 관련된 쪽의 일이나 공부를 다시 하면서 조금 살아나면
    그때가서 심리상담을 받는 게 좋습니다.
    저렇게 폐쇄적이고 극단적인 사람은 상담도 거부하거니와 받아도 빠른 효과가 없어요.

    아마 회사 다니면서 내내 '난 이런데 일할 사람이 아냐. 난 저런 사람들과는 달라'하는 생각만 내내 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섞이지도 않고 배타적이고 공격적으로 행동한 거구요.

    엄마와 의논해서 언니가 하고 싶어하는 미술과 장래를 연결해서 다시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해보세요.
    제가 이 쪽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저런 조언을 드려보는 겁니다.
    그동안 손을 놓았던 미술, 만화 관련 공부를 다녀보는 건 어떠냐고 말을 꺼내보세요.
    이대로 집안에 박히면 평생 부모에 얹혀 사는 짐만 될 거고, 그것 생각해보면 지금 조금 돈이 들어가도
    그게 나을 겁니다.
    뭔가 배우러 정기적으로 나가다보면 훨씬 낫고요,
    그게 자기가 제일 자신있는 방면이면 더 나을 겁니다.

    요즘 미술은 순수미술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다방면으로 길을 찾아서 자기 작업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세상을 알려면 일단 언니가 그런 사람들이 모인 공간(학원이나 장소)를 자꾸 가야해요.
    한번 엄마와 의논부터 시작해보세요.
    언니에게 이야기하는 건 조금 여유를 가지시고요...

  • 11. 비타민
    '12.6.28 6:29 PM (180.64.xxx.169)

    저도 그 나이 때 새로운 방향으로 처음 공부를 시작한 적이 있고, 그 방면 전문가가 됐고,
    그뒤 더 많은 나이 때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한번 시작해서 뭔가를 이루면 그 다음부터는 자신감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언니가 뭔가를 시도해본 적이 있나 생각해보세요.
    실패를 생각하고 두려워한다면, 그 두려움을 없애주는 게 가족의 일 아니겠어요.
    가족 외에는 누구도 해줄 사람 없습니다.

    그리고 그 도움을 동생분이 주세요.
    학원 다니는데 돈이 필요하다면 경제적으로 도와주시고요.
    웹툰 하려면 좀 비싼 컴퓨터 장만 해야합니다.
    졸업작품하면서 돈 문제로 고민했다면, 지금도 아마 돈 때문에 공부나 새로운 시도를 해보겠다는
    말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뭔가 해야하지 않냐" 이런 말은 하지 마세요.
    본인이 누구보다도 압박감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어서 나가서 돈 벌어라 이런 말로 들리니까요.

    언니가 꼭 하고 싶은 일을 찾아봐라.
    그걸 일이년 잡고 하면 뭐든 되지 않겠냐.
    내가 동생으로서 일년은 밀어주겠다.
    걱정하지 마라.

    이런 말이 엄청난 힘이 될 겁니다.
    아마 거부할지 몰라도 그 말이 구원의 길이 될지도 모릅니다.......

    (언니분의 절망적인 심정이 많이 가슴이 아프네요.....
    그런데 이런 동생이 있다니 마음이 놓입니다.)

  • 12. 원글
    '12.6.28 6:29 PM (218.53.xxx.42)

    78.114님
    제 기도 좀 살아나는 거 같아요!ㅎㅎ 감사합니다.^^ 바로 엄마한테 전화해서 댓글을 읽어 드렸어요. 엄마가 의외로 맞장구 치셨어요. 오늘 언니랑 얘기를 오래 해봤는데 언니가 크게 이상한 건 모르겠다고 하세요. 본인 생각도 조리 있게 잘 말하고 회사에서 상황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자기가 실수한 부분도 인정하고. 언니는 스스로를 파악하고 있는데 정작 가족이나 주변에서 몰랐거나 모른 체 한게 아닌가.. 저부터도요. 예술가적 성향인 사람에 대해 이해가 있다고 자부한 저조차도 언니를 은근히 문제 시 했으니 참.. 집에 내려가서 저 멘트를 제 식으로 바꿔서 쓱 날려봐야겠습니다!

    세피로님
    동감해주시는 분이 계서서 뭐랄까 마음이 좀 편안해져요. 저도 언니도 무굔데요. 주변에 본 교인들은 하나 같이 따뜻하고 생각이 깊으셨는데 신앙의 힘이 이런건가 싶을 때 많았어요. 내놓고 의지할 때가 있다는 것, 이거 진짜 큰 거 같습니다.

  • 13. 원글
    '12.6.28 6:50 PM (218.53.xxx.42)

    비타민님
    댓글 읽고 또 읽었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해서 울컥했어요. 감사합니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읽고 또 읽을 겁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이 많아서 오히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ㅠ 우선 있다 엄마가 직접 여기와서 읽어보시게 해야겠습니다. 언니 현재 상태에 대한 객관적 진단, 계기와 용기를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한 과정.. 한 줄 한 줄 다 새길게요. 그 계통을 몰라서 그냥 맡기고만 있어야 했던 엄마(와 저)한텐 오아시스와 같아요. 엄마와 제가 확신 갖고 강해질 수 있을까요? 후기든 뭐든 또 남기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비타민님..!!
    (비단 저희 언니 뿐 아니라 저에게도 필요한 말씀이셨어요..ㅠ감사합니다.)

  • 14. 흐음
    '12.6.28 7:47 PM (1.177.xxx.54)

    언니는 원글님에게 사랑을 빼앗긴 기분도 들었겠군요
    원래 자매가 있는 집안에는 그런일들이 비일비재해요.
    그러나 다들 결과적으로 원글님 집안처럼 되진 않으니깐..
    과정에서 언니가 상처를 받는 계기는 분명 있었을테고 그게 시기적절하게 푸는 계기는 전혀 없었겠네요.

    원글님은 스트레스를 활발하게 행동하면서 스스로 조절해서 풀었고..아마도 기질이겠죠
    언니와 난 달라 하는 마음으로 부모에게 사랑받는 행동을 하셨을테고.
    그걸 언니는 다 보지 않았을까 하네요
    기질이 안으로 다 들고들어가버려서 꽁꽁 숨기는 사람은 속으로 상처가 얼마나 곪아있을지...
    글만 봐서는 언니가 너무 애처롭네요.
    실제로 남에게 받은 상처보다는 가족에게서 소통안됨을 느낄때 더 큰 괴로움이 오거든요
    아무도 거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자기 생활에만 바쁜 ...
    이제라도 언니 마음을 많이 다독여주세요
    언니는 이런건 잘못했어라던지 비판은 하지 마시구요.

    당연히 상처치유는 전문기관가서 받아야겠지만.
    가족들이 그 상처를 함께 안고 가면서 치료해야죠

  • 15. 비타민
    '12.6.28 8:10 PM (180.64.xxx.169)

    언니가 미술을 했고 가족들은 그 세계에 대해 모른다면, 가족들과의 장래에 대한 소통이나 이해는
    아예 포기하고 살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예 그 쪽 이야기는 말하지도 않았고, 몇번 이야기를 꺼냈어도 가족들이 무심했거나
    (몰라서) 무시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성격은 한번 무시 당하면 두번다시 말을 안 꺼냅니다.
    절대 좋은 성격이 아니죠.
    결국 자기가 피해보는데, 쪼잔한 자존심 때문에 더 큰 것을 못 얻는 타입입니다.
    상대에게 뭔가 아쉬운 소리하고, 부탁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융통성이 부족해서 손해도 많이 보고 남에게 좋은 평 듣기도 힘듭니다.

    죽으나 사나 자기 특기의 세계로 가야합니다. 안그러면 인생 망가집니다.
    그래도 자기 재능을 갖고 있으니 죽기살기로 그 길로 가게 해야합니다.
    돈은 못 벌어도 그 세계로 뚫고 나가 인정을 받다보면 살아납니다.
    처음엔 돈은 못 벌어도 일단 발을 디디면 이 길 저 길 길이 보이고요,
    문이 열립니다.

    이쪽 계통은 일단 길만 열리면 회사 안나가고 사람들과 안 부대껴도 할 일이 있으니까
    일단 밀고 들어가야합니다.
    재능이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자기 길을 찾아 들어갈 수 있어요.
    문제는 일을 잘 해야한다는 겁니다. 끈기를 가지고 끝장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해야지,
    자기 길을 가서도 흐지부지하면 안된다는 거죠.
    일단 길에 접어들면 한달에 한번이라도 심리상담을 받게 하세요.
    자기 길을 찾게 되면 기력이 회복되지만, 자기 성격의 결함도 발견해야합니다.
    발견해도 전보다는 덜 아프고요, 내 길을 성공적으로 가기 위해 잘하고 싶어집니다.
    정말 일에 무능력한 사람인지, 아니면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무능력한지는 상담하면 밝혀지겠죠.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 미술적 재능을 되찾아서 그에 관련된 프리랜서가 되는 것이지만,
    그게 안되더라도, 자기 길을 걷다보면 사람이 변합니다.
    그리고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거죠.
    저 역시 제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내 길을 가다보니 자꾸 다른 길이 발견되고
    그 길을 가고..가다보니 원래 예상했던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는데, 이 길이 내 길이더란 거죠.

    그래서 일단 길을 가야합니다. 출발해야합니다.
    거기에는 가족의 응원과 후원이 절대적입니다.
    집에 들어오면 대화를 시작하고 말을 붙여보세요.
    엄마가 나서서 두 자매 화해를 주도하셔야합니다.

    예민하고 자기 세계가 있는 사람은, 평범하게 살려면 힘들고요,
    그러다가 실패가 거듭되면 100% 우울증 오고, 인생 망가집니다.
    한번 금이 가기 시작하면 치료는 힘듭니다.
    그렇게 되기 전에 막을 길이 굉장히 많은데 대개 방치하다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죠.
    동생분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니 얼마나 보기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엄마분은,
    "이왕 이렇게 된거, 니가 평생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고 지금이라도 시작해보면 어떻겠니"하고
    말해보세요.
    "만화를 다시 그려도 좋고 일러스트 공부를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고 해보세요.
    처음엔 시큰둥하게 대응할 수도 있습니다.
    한번 말했다고 반색했다가 엄마가 그 다음에 모른척하면 더 절망스러우니까요.
    동생은 그때 맞장구쳐주고, 내가 그런 재능 있으면 웹툰 작가 한번 시도해보겠다, 요즘 인기 많더라,
    하고 말해보세요.

    네이버 만화에 '낣이야기'나 '어린고양이와 늙은개'를 그리는 작가들이 님 언니 또래 여성들인데
    다 돈 많이 벌고요, 웹에서 만화가로 인기 얻어서 책도 나오고 그럽니다.
    그 분들 사생활도 만화에 나오는데 집에서 그림만 그린댑니다.
    님이 한번 차분히 읽어보고 그 세계를 공부해보고 언니와 대입해서 생각도 해보세요.
    님이 먼저 정보를 많이 알아놓고 전하면 언니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네요.

  • 16. 오달
    '12.6.28 8:25 PM (1.251.xxx.221)

    일단 제가 드리고 싶은말은요...남은 월급 ..퇴직금 꼭 받으세요. 그 사장놈 정말 나쁜놈이네요...정말 지말대로 그렇게 못했으면 애초에 자르던가요...여지껏 잘 시켜먹고...성질났다고..그따구로 말하다니요.
    사장놈말만 믿지 말고...고용보험등에 알아보고서 꼭 퇴직금 받으세요...꼭이요.자존심때문에라도 꼭 받아야해요.

  • 17. 노동부에
    '12.6.28 9:10 PM (203.226.xxx.134)

    전화해서 남은 급여 꼭 받아내세요.
    컴퓨터끈다고 뭐가 날아갔다구요? 개소리 집어치고 돈 떼어먹으면 가만 안놔둔다고 하세요

  • 18. 무관심하고 무정한 가족이네요
    '12.6.29 12:00 AM (112.72.xxx.181)

    언니하고 달리,동생인 원글님은 상대적으로 약고 영리하고 사랑받는 방법을 알고 자기 살 궁리를
    하면서 산거 같은데,
    언니는 자기 살 궁리를 못하고 산거같아요..

    폐쇠적이고 외골수이면서 고집이 센 타입인거 같고,
    성격적으로도 그렇지만,굉장히 무심하고 무정한 가족들속에서 외로움을 많이 탔을거 같네요..

    상담이나 진로문제는 모르겠고,
    10대때 싸운 자매를 왜 투명인간 취급하면서 사는걸 부모도 용납하고 지냈는지 이해가 가지를 않습니다.

    언니가 가족간에 왜 섞이지못했는지 어느정도 이해가 갑니다.

    돈버느라 자식에게 관심없는 부모와 자기 앞가림 잘하는 동생사이에서
    이방인처럼 느꼈을거에요..
    그렇다고 먼저 손내미는가족도 없었을거 같구요.농담처럼 하는 부모님의 말씀도
    그냥 형식적으로 건내는 말쯤이란건 아마 본인이 더 잘알았겁니다.

    어떤 가정는 겉정이 없어 보이지만 속정이 깊은 가정도 있고,
    속정은 없지만 겉으로만 정이 있어보이는 가정도 있는데
    원글님네 가정은 속정도 겉정도 별로 없어 보입니다..

    언니가 졸업작품으로 돈얘기를 못한건,돈때문에 부모에게 부담주기 싫다거나 돈에 민감할수밖에 없는
    환경이였거나 그랫던거 같아요..
    집에 돈이 없어도 빚을 내게해서라도 돈받아가는자식도 있고,
    집에 돈이 있어도 부모에게 부담줄까봐 말못하는 마음 약한 자식도 있어요.
    언니는 어떤 타입인지모르겠네요..

    고등학교,대학생활보니 소극적이거나 그런 사람은 아닌거 같아요..
    다만 진로가 자기뜻대로 풀리지않아서 자존감이 확 떨어진거 같아요.

    그리고 사장말 다 믿지 마세요.
    그렇게 무능하고 분위기 흐트려놓는 사람 3-4년간 월급주면서 고용하는 사장은 없을테니까 말이에요.
    그전에 이미 짜르죠.

    저도 힘들었겠지~가 아니라
    직원이 그만둔다고 이제서야 저런말하는 사장이 어딨냐?니가 그렇게 무능했으면 짤라도 벌써 잘랐어~
    라고 언니편을 들었어야죠..

    댓글을 읽어보니 엄마가 맞장구를 친건,언니가 아니라 원글님이 하는말이라서 그래요..

    남의 가족일이니 보질 않아서 모르겠지만,

    언니는 가족에게 짐같은 존재로 보이고,
    가족은 언니에게 힘이 된적이 없었던거 같아요.

    독립적이고 무관심하고 무신경한 부모님과 동생과 다르게,언니는 정반대의 성향의 사람일거에요.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만 판단하시면 안될거 같은대요..

  • 19. 원글
    '12.6.29 1:00 AM (183.101.xxx.95)

    흐음님
    네. 말씀하신 그대로 저와 언니의 (집에서 겉으로 드러난) 차이가 언니를 더 곪게 했을 것입니다. 혼자 생각해 왔지만 '내가 결과적으론 언니를 더 코너로 몰아넣는 역할을 했나' 하는 자책 때문에 드러내지 못했던 부분이에요... 언니를 보는 제 감정도 간단치는 않습니다. 맞아요. 생각 속에만 있던 걸 글로 쓰니 굉장히 먹먹하네요.. 가족과 소통이 안될 때 더 큰 괴로움이 된다는 말씀이 계속 맴돌아요. 상담 자체가 당장 시급한 거 아니라는 데 확신이 들고요.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비타민님
    비타민님 댓글이 아니였으면 단순 가족관계나 심리 문제를 벗어나서 생각 못했을 거에요 정말. 지금부터 가족들이 언니가 고통에서 점차 벗어나게 '절대적' 아군이 되도록 생각을 모을 생각입니다. 엄마께는 말씀드렸는데 아빠에게도 따로 말씀 드릴지 고민 중이에요. 지혜롭게 처신해야 하는데 고질적인 가족 분위가가 걱정입니다. '이건 끝까지 해보자' 하는 각오가 언니에게 들어설 때까지 일어날 수 있는 일들 예측해 주신 거 넘 감사합니다. 이거 바탕으로 지혜롭게 처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 20. 원글
    '12.6.29 1:58 AM (183.101.xxx.95)

    오달님, 노동부에님
    댓글 감사드려요. 처음에는 든 생각도 월급 꼭 받아야 된다 였어요. 저도 전 직장 퇴사하면서 퇴직금 정산 땜에 애먹은 적 있었고 사장한테 느낀 분노 정말 스트레스 였거든요. 엄마는 사장이랑 통화 후 한풀 꺾인 것 같으시고 언니도 의지가 없는 거 같고 갑갑합니다. 사장한테 으름장 못 놓을 거면 노동부에다 알아보고 필요한 거 수집해서 엄마 한테 말씀 드릴려구요. 분 삭히기 위해서라도 그냥 넘어가면 안되겠죠?

    112.72님
    네. 객관적으로 화목한 가족이 아니에요. 부모님 사이, 부모님과 언니 사이, 부모님과 저 사이, 가장 큰 문제인 언니와 저 사이.. 참 고작해야 네 식구 인데 관계마다 끙끙 앓아온 문제가 있어요. 누구도 그럴려고 그런 사람은 없다고 덧붙여 보지만, 객관적으로는 무관심하고 무정했습니다. 남겨주신 댓글이 정말 아프게 와 닿습니다. 어느 가족이나 조금씩 문제를 안고 살아갈텐데 저희 가족 분위기가 유독 언니를 고립되게 한 데는 저와 언니 문제가 결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마음을 열고 다가갔어야 했는데.. 우리 관계가 언니에게 직견탄이 됐다면 저에게는 과도한 책임감이나 성숙함에 대한 강요로 굴절되 돌아온 듯해요. 언니와 저 모두에게 지독한 악영향을 미쳤어요.. 어릴 때는 여느 자매들과 다를 게 없었어요. 부모님이 너희는 왜 이러냐고 보다보다 화내신 적 있었습니다. 그것까지 였어요. 그때 저희 자매 불러다 앉혀서 화해할 기회 만들어주셨다면 하고 원망도 합니다. 제가 손 내밀었으면 하는 자책과 어렵게 한마디 던지면 퉁명스럽기만 하던 언니가 야속하기도 해요. 쓰다보니 중구난방이네요. 이렇게 간단치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조금씩 길을 터야한다는 건 명확해졌습니다. 아 언니 경력 부분은 과거 직장 다 더한 것이에요. 지금 문제가 된 곳은 일년 됐습니다. 그날 아침 엄마와 언니 대화가 자초지종 듣는 것과 급여 관련으로 흐른 것 같아요. 적극적으로 언니 편을 들었어야 했는데 가족들이 시야가 너무 좁았죠...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을 건 알아요. 하지만 더 늦진 않을려고요. 언니 인생은 물론이고 저랑 가족 전체를 위해서라도. 당장 언니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걸 할 겁니다. 댓글 감사드린 다는 말 쓰려는 건데 뜬금없는 다짐글이 되었네요.^^;

  • 21. 원글
    '12.6.29 2:12 AM (183.101.xxx.95)

    아 그리고 위에 고등학교, 대학교 생활 물어봐주신 59.19님 감사합니다.

  • 22. 덧붙여,
    '12.6.29 2:20 AM (78.114.xxx.184)

    동생이 모두 언니를 위해 경제적으로 - 정 필요하다면- 처음엔 도와줄수도 있지만, 언니는 당분간 예술분야와 동떨어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스스로 일어설수도 있을정도의 능력은 있을것 같습니다,
    그림그리는 사람은 자기의 속을 표현하고 창작을 위한 에너지를 집중 시키는 순간이 숨을 쉬듯 소중합니다,
    그게 없으며 마치 댄서가 춤을 추어야하는데 못하고 있는듯 한 것이지요.
    혼자만의 자기세계를 지키기위해선 가족들도 그 언니의 세계를 존중해주어야합니다,
    처음에는 돈이 되는그림이 아닐수도 있고, 의외로 만화에 소질이 있을수도 있고.. 또는 아주 없을수도 있고..그런데 돈으로부터의 스트레스를 벗어날수있는 방법은 사이드쟙을 갖는것, 그게 그림과 아주 먼 일이 되어도 상관없습니다.
    그 방법은 자신의 흥미와 에너지는 다른데 소비하지않고 진짜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에만 몰두할수있어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일은 안되겠지요.
    작품으로 무조건 미래를 건다는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대부분 그림그리는 사람들이 이런 연유로 찻집을 운영하거나 다른 일을 하는 까닭입니다,
    광고의 세계는 카피와 조작 ,그리고 일회용이고, 약삭빠르면서 사람을 지치게 하는 상어들의 세계라고도 하지요 .
    디자인의 세계가 멋있어보이는듯하지만 사실 순수한 면과는 거리가 먼 가벼운 세계입니다, 돈은 벌더라도 순수 회화를 하는사람들은 따로 자기세계를 만들어갑니다,
    자신의 아뜰리에를 구해 자기만의 공간을 하루빨리 마련해야만 언니가 숨을 쉴것 같네요. 아마 언니는 벌써 꿈을 꾸었을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누군가가 아무도 안 알아 주었나봅니다, 추측일뿐입니다.

  • 23. 원글
    '12.6.29 5:10 PM (221.155.xxx.202)

    78.114님
    말씀하신 것 처럼 언니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하고 연장선에서 언니 세계를 존중해줘야 하는 게 가족으로써 필수 맞아요. 두고두고 새겨야 겠지요. 다만 아뜰리에를 꿈꿨다고 해도 부모님 보시기 당장은 실현가능성 없는 꿈이나 목표에 얼마나 긍정적이셨을까 생각이 들어요.(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요. 저도 그런 얘기 잘 꺼내지지 않더라고요) 표현이 상처되진 않지만 특유의 말 습관이 있으십니다. 그렇다고 원망만 해서는 안 될테고요. 그쪽 분야 재능을 지치지 않고 꾸준히 유지하는 방법, 알려주신 것 언니에게 스스럼없이 전하고.. 언니도 왜곡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내용은 아무래도 부모님보단 젊은 제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요. 두고두고 나눠주신 의견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4. 별이
    '14.12.6 8:41 PM (183.101.xxx.155)

    비타민님댓글 조언감사요~

  • 25. 천년세월
    '18.8.2 7:54 PM (110.70.xxx.190) - 삭제된댓글

    ㄱㄴ대ㅡㅋㄹㅂ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7127 아니 .농심에서 너구리라면을... 24 헐.... 2012/08/08 3,600
137126 지하철 화장녀/팩녀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것일까 궁금하네.. 지하철 화장.. 2012/08/08 958
137125 롯데마트에서 건고추 예약판매한다는데 저렴한걸까요? 1 가을 2012/08/08 1,708
137124 여자 혼자 술마시기 적당한 술집 있을까요? 16 2012/08/08 6,349
137123 병원에서 족저근막염 이래요..우울하네요. 40 족저근막염 2012/08/08 14,648
137122 유례없는 녹조…4대강 공사 때문? 하는 짓마다.. 2012/08/08 823
137121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초등생이 보기 어떤가요? 9 2012/08/08 1,359
137120 28개월 아기 발달현황 질문이요.. 4 아기엄마 2012/08/08 8,662
137119 티파니 목걸이 미국이 싼가요? 목걸이 좀 골라 주세요 13 선물 2012/08/08 6,375
137118 시어머니 통장에서 제가 현금을 인출할 수있나요? 7 섬아씨 2012/08/08 4,598
137117 양학선 선수 돈 많이 벌텐데 돈 벌면 강남 7 ... 2012/08/08 3,029
137116 야구장 정보좀 공유해주세요 2 세아이맘 2012/08/08 720
137115 요즘 수박 비싸던데 맛있나요?? 6 .. 2012/08/08 1,845
137114 우리나라 축구 골 결정력 너무 낮지않나요? 11 동메달 2012/08/08 1,697
137113 초6 여자아이 볼만한 연극공연이 뭐가 있을까요? 서울이요. 1 개학준비 2012/08/08 809
137112 개학 다음날 가족휴가 떠나려는데 체험학습신청 방법좀 알려주세요... 3 중3 2012/08/08 1,291
137111 시어머님과 통화하고 나면 가슴이 푸근해집니다 31 돈돈하는 세.. 2012/08/08 5,556
137110 매트리스커버 고무줄이 늘어졌는지 끊어졌는지 자꾸 벗겨지거든요 2 .. 2012/08/08 1,001
137109 요즘은 만화책들 어디서 빌려보세요??? 4 순정만화 2012/08/08 1,272
137108 소개팅이나 맞선볼때 첫눈에 맘에 안드는 상대를 만나면,, 11 .. 2012/08/08 9,425
137107 수유리 대보명가 어떤가요? 4 오레오레오 2012/08/08 2,649
137106 @.@ 박근혜, 5·16 묻자 "과거에 묻혀 사.. 2 바꾸네 2012/08/08 769
137105 경락후 부작용 생기신 분? 7 현사랑 2012/08/08 27,306
137104 기숙사 생활하는 아들 밥 먹는거 보고 울컥했어요 28 고등1 2012/08/08 8,976
137103 오늘 저녁 뭐 드실건가여? 15 궁금이 2012/08/08 2,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