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와의 관계가 틀어지면 많이 힘들어하는 소심한 며느리 입니다.
일주일만에 전화 했더니 목소리가 또 싸늘.
그냥 싸늘이면 그런가? 아닌가? (그렇다고 생각이 되어도) 하는데,
이것 저것 트집거리를 찾아서 혼내고 싶어하는데 미치겠네요.
전화 받는 와중에도 가슴 한 켠이 싸하게 식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젠 우리 어머니가 참 싫어요.
한 때는 좋은 분이라 생각했고,
한 때는 시어머니라기 보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여자로서 보려고 노력도 했고 그리하기도 했습니다.
헌데, 잘해주니 만만하게 생각하고, 그보다 더한걸 바라고 바라고 하더군요.
최근에는 시어머니 얘길 듣다가 문득 깨달았어요.
'나보다 못한것 투성이인 것이 지 복에 행복하게 잘 사는게 화가난다' 이게 시어머니의 나에대한 생각이란걸요.
그 전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은 알았어요. 저희 친정 부모가 이혼하시고 해서,
보고 배운게 없다는 둥 그런 소리 했으니까요. 심지어는 , '너 같은게... 어딜..' 이란 말도 들어 봤어요.
그게 결혼 초기고,
시댁에 들어가서 2년, 근처에서 2년 사는 동안은 세상에 너같은 며느리는 없다는 찬사가 쏟아 졌어요.
항상 어머니 살림을 돕고, 형님네 김치가 떨어져도 군소리 않고 김치 담그구요.
제사고 생신이고... 딱까리 노릇 제대로 했으니까요.
하지만 저도 아이가 크고 그동안 있었던 이런저런 사건으로 맘이 많이 돌아 섰어요.
형님한테는 못하는 싫은 말도(물론, 그동안 형님도 입에 담지못할 말들로 많이 괴롭힘 당했지요)
저한테는 서슴없이 쏟아내고... 바라는 것도 많으시고...
이제는 저도 결혼 10년차.
이젠 시어머니의 말에 상처받고 힘들어하지 않을만도 한데 아직도 이러네요.
시어머니가 그러고난 날엔 어김없이 화살이 애들에게 가지요.
오늘도 아침먹으면서 장난치는 두 녀석에게 화내다가 그릇도 깼어요.
학교가는 딸애가 엄마, 죄송해요. 하는데 너 때문이 아니야.. 미안해 라고 대답 하다가
눈물이 터져 이제까지 눈물바람이네요.
문제는 저한테 있는거 같습니다.
시어머니를 미워하면서도 그녀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지는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어른답게 삭히고 다스리지 못하는 어리석음.
저혼자 어떻게 해보려고 했는데, 안되겠어요.
상담이든, 책이든 도움을 받고 싶어요.
더이상 피폐해지고싶지 않구요.
누군가를 미워하면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