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남자가 헤어지자고 했다는 글 보고
저도 예전일 생각나서 한번 써봅니다.
27살에 만나서 3년 동안 만났던 전남친,
처음 만났을 때는 둘다 학생이었는데 (제가 졸업을 늦게함)
제가 졸업하고 2~3년 임용고시를 준비했어요.
처음에는 남자가 더 적극적이어서 제가 마음을 점차 열어서 만나게 된 거였고
정말 3년을 지극정성으로 너무나 잘해줬어요.
시험 공부하는 제가 신경쓸일 없도록 배려잘해주고 항상 맛있는 거 사주고
노량진에 매일 마중와주고~~
세상에 이런 남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래서 처음 사귈때 비해 제 마음이 많이 열려서
나중에는 제가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은 가고 계속 시험이 떨어지고
결국 30살이 되었을 때는 시험을 포기했어요~~
그리고 작은 회사에 취직을 하고
이제는 결혼을 하고 싶다는 언질을 제가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서른살 된지 얼마 안됐을때의 그 추운 어느 날
어느 커피숍안에서 할말이 있다고 그러더니
나랑은 결혼생각이 없다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자기가 생각했던 처음의 이미지가 아니라고....
그래서 제가 울면서 왜그러냐고 그동안 미안했다고 앞으로 달라지겠다고 애원(?)했었네요
가족과도 같은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런 충격적인 말을 듣느라
울면서 자꾸 콧물이 나는데 정신이 없고 휴지로 닦을 정신도 없어서
콧물 보이는 건 창피해서 물마시는 척 하면서 슬쩍 닦고 했던 불쌍한 기억도 나네요 -.-;;
제가 그래서
혹시 나 시험떨어진 것 때문에 그러는 거냐고 물어보니
그건 아니라고,,,,,,시험이란 건 어쩔수 없는 거 아니냐고~~
그럼 왜냐고 물으니
저에게 실망했던 이런 저런 것들을 나열하면서
제가 가계부를 쓰지 않는다고 -.-;;;;;
자기는 자기가 어느정도 기댈 수 있는 여성상을 원한다면서 (이건 뭔소리???)
(미스일때부터 가계부 열심히 쓰나요?
어찌됐든 그때 열받은 기억에 지금은 가계부 엄청 열심히 씁니다 -.-)
저런 말을 하면서 나를 비웃는 듯한 그 냉정한 표정
잊을 수가 없어요.. -.-;;;;;;;;; 제가 그때까지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니었지요~~
그런덴 제가 그땐 정신이 없어서 내가 못나서 남친이 정떨어졌나보다하며 매달렸었어요~~
한두 번정도..
그런데 그때 매달렸다고해서 후회는 없어요~~
나름 당시 감정에 충실했었거든요..
3년이면 나름? 오래만난 정도 있고 해서...
그런데 자긴 아니라지만 왜 하필이면 시험포기하자마자 저런 이야기를 하느냐고요 -.-
지금 생각하면 저런 사람이랑 결혼 안한게 정말 다행이에요~~
저는 상대를 많이 파악했다고 생각하고 진심을 많이 보였는데
사람 속은 몇 년을 만나도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연애를 짧게 했을때 남자가 먼저 이별을 고한다면 여자가 매달릴 것없고
오래 사귄경우에는 한번쯤 매달려봐야 아닌 것을 확실히 더 잘 알게되고
후회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달려보니까 아닌 걸 확실히 알고 정리도 확실히 되더라고요~~
지금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그런데 서른 넘어서 좋은 남자 다시 만나려고 엄~~청 노력했어요~~
어찌됐든 지금은 좋은 남편 만나서 다행이지요~~
가끔씩 생각나는 씁쓸한 과거 연애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