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마트에 갔어요.
고기 사려고 기다리는데, 앞 사람이 삼겹살 사고 무게 달고 있었어요.
정육 코너 직원이 스티로폴에 삼겹살 담는데,
바로 얼릴거니까 한줄씩 담으라고 하더군요.
거기까지는 뭐.. 그렇게 하는 사람도 있나보다 하고,
옆에서 시식도 하고, 남편 세워두고 저는 아이랑 다른거 구경도 하고 왔어요.
직원이 스티로폴에 삼겹살 담고 위에 비닐 깔고 또 삼겹살 담고 해서 한 팩에 다 담았는데,
그 삼겹살들이 겹쳐졌다고, 안겹치게 한 점씩 다시 담으라고 아주머니가 소리 질렀어요.
발에 깁스하고 오십은 안되보이는 아주머니였는데,
스무살 넘어보이는 딸도 함께 였는데, 그 딸도 그게 당연하다는 표정이었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 구경하러 슬금슬금 오고.
결국 스티로폴 세 개 들었고, 삼겹살들은 하나도 안겹치고 한 층씩 포장됐어요.
저 소심한 사람인데 아이 낳고는 부당한거 보면 저도 모르게 입술이 달싹 거려서
이번에도 뭐라고 하려다 아이도 있고 남편도 있어서 말 못하고
남편하고만 속닥 거리고 말았어요.
저희 뒤로도 세 팀 더 줄서서 기다렸고, 구경하던 사람들은 대여섯팀 됐고요.
다들 눈썹은 올라가고 입술은 움직이는데 소리는 안나고 그 아주머니가 유유히 자리 뜨는거 끝까지 보기만 했어요.
정육 포장할 때 그렇게 요구하기도 하나요?
엄마따라서 장보러 다닌 경력까지 이십여년 되는데 그동안 한번도 못봤어요.
장보고 오면 고기류 꺼내서 얼릴 것들 소분하는게 제일 먼저 하던 일인데..
다음에 그 아주머니 만나면 .. 뭐라고 하기는 좀 그렇겠지요..?
건드렸다 무서운 일 겪을까봐 걱정도 되고 그래요.
이래서 진상짓 하는 사람들이 뻔뻔하게 그 행동 계속 하는건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