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입원하셔서 제가 병간호를 좀 했어요. 한달가량 했네요.
엄마가 일하셔서 밤에는 간병인 쓰고 낮에는 제가 가있고 그랬어요.
원래는 엄마가 밤에 계시다가... 쓰러질판이라 간병인 쓰기 시작했구요.
일하면서 밤에 병원에서 자는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근데 할아버지가 어느날 병실에 오셔서는
저보고 그만 오라더라구요.
니가 시집을 갔으니 이제 출가외인인데.
니네 시댁에서 니가 필요한 일이 있으면 집에 전화가 올텐데
여기 와있으면 연락 못받을테고, 거기에 가야하는데 못가고
그러면 내 체면이 안선다
..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우리 집엔 집전화도 없는데 ㅎㅎ..
며느리는 시댁 부름 기다리는 십분 대기조 인가요.
평생 우리 엄마 효도 받으면서도
온갖 꼬투리로 화내셨던 게
저런 마인드가 바탕이 되었던게지요.
더 웃긴건
간병인 쓰기 전까지 저랑 엄마가 교대로 간병할때는 암말 없으셨단거에요.
엄마가 밤에 쉬는게 싫다고 밖에는 생각이 안들어요.
간병인 쓴다 그랬더니
어른 무시하고 마음대로 정한다며 온병실 환자들 다 듣도록 소리소리 지르며 화내셨거든요.
고모들은 입원 소식듣고 일주일만에 한번 찾아왔었어요.
고생하는 엄마한테 올케 고생한다고 전화한번이 없네요.
할아버지 바람대로 딸들은 출가외인이라 섭섭하지도 않으신가보고
자기 반찬 안챙겨준다며 며느리 노릇 운운하시더군요.
병원비는 이미 사백인데 고모 한분이랑 삼촌 한분이 50만원씩 보탠거
할아버지가 받아서는 그건 소식도 없고 ㅎㅎ
것도 고모 삼촌이 아빠한테 생색내서 알았네요.
뜻대로 안되면
지금 여기서 내가 죽어주마
고 협박하는 할아버지.
진짜 생각만해도 갑갑해요.
지난번에 짤막하게 시집살이하는 엄마때문에 속상하다고 글 적었다가
요새 다른일로 또 난리라서 답답한맘에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