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은 본인이 다 알아서 하는 스타일입니다.
어릴때부터 그랬다네요. 물론 시부모님도 성격이 자식을 챙기는분들이 아니라 본인이 알아서 뭐든 해왔기에
그게 몸에 밴거 같아요.
살아보니, 저는 참 편해요. 가령 집에 자주 쓰지 않는 가전제품이 고장이 났다 그럼 결혼전에는 당연히
부모님이 알아서 고치셨고, 결혼후에 제가 크게 쓸일이 없다면 좀 방치해서 알아보고 수리하고 그러는데,
남편눈에 들어오면 당장 바로 수리센터에 가져가 고쳐오거나 본인이 합니다.
제가 말하기 전에 그냥 본인이 알아서 합니다.
형광등 불이 조금만 이상해서 당장 연장 들고와서 고쳐버리고, 수도꼭지나 기타등등 본인 레이다망에 들어오는건
다 알아서~~ 뭘 신고해야 하거나 집안 세금 납세하는것도 본인명의로 되어 있는건 단 한번도 연체나 기간어긴적
없게끔 철저하게 다 처리하고, 전 신경 쓸 일이 없어요.
은행에 가서 처리해야 하는것도 대부분 회사 휴가내고라도 본인이 알아서 해버리고,
그럽니다.
본인 성격이 그러니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면 좀 답답해 보이겠지요.
전 반대 성격이라서 오히려 편하고 좋아요. 잔소리하거나 제게 닥달하지 않고 그냥 소리없이 본인이 처리해버리니
좋습니다.
그리고 전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혼전에는 부모님이 해주셨고, 결혼후에나 본인들이 일처리 하는것이 일반적이라
생각하고 있고, 제 경우는 부모님에서 남편으로 넘어간 차이뿐이라 생각하거든요.
남편명의로 월세받는 오피스텔이 있는데 1년단위로 계약을 합니다. 주로 젊은 20대후반에서 30대 직장 남자분들이세요.
집이 지방인분들이 꽤되고, 오피스텔이 복층이고 주변 환경도 좋아서 대기업 직원이나, 젊은 의사분이 계약하세요.
계약할때 역시 저는 언제 하는줄도 모르게 남편이 회사휴가내고 일처리 다 합니다.
남편도 잠시나마, 혼자서 자취할때 있었는데 그때마다 역시 알아서 방구하고, 계약하고 그랬나봐요.
헌데, 오피스텔 계약하러 오는 사람들 모두 다 지방에서 부모님 대동하고 온다며, 한심하게 생각하더라구요.
오피스텔이라 보증금이 꽤 되긴 해도 은행 자동이체 시키는거고, 월세라 매달 또 자동이체 시키면 되고,
집주인인 본인이 신분증 가지고 부동산에서 계약하는건데도 멀리 지방에서 부모님이 올라와서 30넘은 아들과
함께 일처리 하는게 남편 눈에는 한심해 보였나봐요.
대부분 오면 그곳에 살 주인인 아들들은 아무말도 안하고, 부모님들이 주도하고, 수동적으로 따르는 모양이다 보니
더더욱 그렇게 보였나봐요. 지금 몇번째 계약인데, 단 한번도 부모님과 같이 안온 사람이 없다면서, 혼자서 그런것도
못한다면서 타박을 합니다.
20대 후반 처음 직장생활하는 사람이야 이해하지만, 집떠나 자취생활하는게 몇년이면 이젠 혼자서 해야 할 일임에도
못하고 저렇게 부모님 뒤에서 모든걸 바란다며 한심해 합니다.
근데 전 그분들 다 이해되거든요. 저라도 아무리 혼자서 몇년을 살아도 돈 몇천이 가진거 전부인 직장인 미혼이
혼자서 집계약 같은거는 정말 엄두도 못낼 일 아닌가요?
제가 다른것도 아니고 집계약같은거야 당연히 부모님하고 하는거지 그런걸 혼자서 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냐고 뭐라했어요. 결혼할때 작은 18평 아파트 사서 시작했는데 그때도 본인이 집알아보고, 혼자서 계약하더라구요.
계약할때 저랑 우리부모님이 함께 가셨어요. 우리부모님은 당연히 본인들이 같이 가야 된다고 생각하시고
오히려 시부모님 되실 분들이 큰돈을 자식에게 주고 알아서 하라는게 도저히 이해가 안되서 당시 제게 한소리 하셨어요.
여러분들도 집계약같은거 혼자서 하십니까? 제가 너무 남편그늘에 숨어 있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