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랑 낮에는 주로 문자로 이야기해요..
아까..무슨무슨 공연 보고싶지않느냐고 넌지시 얘기했어요..
제가 보러가고싶어서 저렇게 이야기 시작한거죠..ㅎ
몇번 말 오간 끝에 결국 보러가기로는 했는데..예전 같으면 남편이 그럼 내가 예매할게 이랬을 텐데..
안 그러는 거에요
그냥 .. 그럼 보러가자~그래 그러자~ 이러고 끝.
제가 예매할 거라고 생각하나봐요..
그래서 (예전..연애때와는 달라진 모습에) 조금은 속상했으나.. 그냥 넘겼어요.. 남편이 돈이 어딨겠어 내가 해야지..하는 생각도 하면서요.
암튼..그러고나서 좀 있다가 남편이 문자가 왔어요
(왠지..제가 말은 안했으나 잠시나마 뚱하게 있었던 거 아는 거 같이요..)
밖에 비온다고 하길래..
그래서 전 "아 그래?" 이랬죠.
조금 후에야 비로소 생각나서 "우산은 챙겨갔어?"했더니 비온단 소식 있어서 챙겼대요
남편의 좋은 점..본받을 점들 중 하나가 이거에요
준비성이 철저하죠..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고있어서..매일 자기전 날씨 확인하고 옷 입을것도 대체로 준비해둬요
아침에 허겁지겁 대충 하고 나가는 저랑은 다르죠..
같이 살아보니 이런 점이 정말 훌륭해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부지런해요..
방울토마토나 과일을 아침으로 싸가는데.. 원래는 제가 했었어요..아주 신혼 초일때요. ㅎㅎ 매일 밤 과일 씻어서 자기전에 싸놓고 그랬죠...ㅎㅎ 생각해보니 초반엔 메모까지 붙였었네요 ㅎㅎ
근데 한두달 하니깐 매일밤 고거 하는게 너무 힘든거에요.. 그래서 며칠 안했더니 남편이 방울토마토 한박스 산걸 몽땅 한꺼번에 씻어서 락앤락에 넣어서 냉장고에 차곡차곡 쌓아놨더군요.. 감동..
또..전 아침에 알람울리고도 30분을 더 자는 사람이고 남편은 재깍 일어나구요
아주 주변이 깔끔합니다. 전 너저분.
이게 그냥 보이는 물건 뿐 아니라..핸드폰 속도 깔끔해요..전 스맛폰 속에 폴더따위 없는데.. 남편은 쓰는 어플 10개 이내로 정리되어있더군요. 컴퓨터 열어보면 더 놀라요. 제 노트북은 바탕화면에 뭐가 빼곡. 남편은 보고 바로바로 지우는지..파일이 없어요-_- 옷장이나 서랍도 마찬가지...
더 감사한건요.. 제가 드럽게해놓고 너저분하게 해논건..부엌을 제외하고 제공간(화장대,화장실)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아예 안건드리고 잔소리도 안한다는거구요..
더더욱 감사한건..제가 남편 늦게오는날 침대에서 미드보며 와인한잔하다가 쏟아서 후라이팬 크기만큼 얼룩이 졌거든요.. 새로산 매트리스까지요 ㅠ 남편이 뭐라 할까봐 베이킹소다로 지워보겠다고 아둥바둥 했는데.. 잘 안지워져서 결국 시트만 바꿔씌워놓고 말 안하고 가만 있었거든요.
근데 바닥에 물이랑 가루 떨어져있는거보고 바로 눈치 챘는데.. 아무말 안하고 넘어가주었다는 거에요
별거아닐지 모르겠지만 저에겐 너무너무 감사한 일이라(제 단점 지적안하는거요..)
티켓예매안해준거 말고 여기 안 쓴(말하다보면 생각하게 되고 그러니깐 아예 생각과 불평 자체를 안하려고요) 남편의 모든 단점이 다 커버되는거 같아요..
그렇게 감사하면서 살아요..ㅎㅎ
저도 만원 입금하고 싶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