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문제로 갑자기 이사를 하게되어...낯설은 지금의 동네로
이사온지 거의 일년의반이나 되었군요.
이동네가 많이 낙후되어있는 재개발예정구역입니다. 아주 오래되고 낡은.
원해서 온것은 아니었지만 어차피 살게되었으니 정붙이며 살고자 했어요..
주위 유명한곳은 다 찾아다니며 바람쐬고 역사?도 살짝 익히고..
아시다시피 부동산경기가 바닥이라 재개발도 지지부진한 상태...언제 될런지도 모르고..
심지어 요즘은 반대의 목소리도 높아서 더 진행이 더뎌질수도 있겠고.
재개발을 추진중인 동네분위기...다니다보면 저 아주 어릴적 봤었던 그런 오래된 집들,
시골상가들...의 기억이 확 살아날정도에요.
그대로~ 보존되어있으니까. 7-80년대 분위기를 간직하고있죠.
울아이 전학온 학교도...정말 저 국민학교 다닐적의...그런 학교더라구요 ㅠㅠ
요새는 오래된학교도 거의 리모델링을 많이 하던데 여긴 그것도 없이 완전히 80년대 학교에요.
주위엔 다 자그마한 구멍가게들..고물상들...
여기저기 부서지고 울퉁불퉁 튀어나와 넘어지기 쉽고 흙먼지 날리는 불편한 길..
인도도 좁고 험하고 차도도 주차된차로 넘쳐나 운전도 좀 짜증나고.
걷기도 힘든길인데, 아이와 자전거 한번 타려면 둘다 죽어납니다..
인도로 탈수도 없고, 차도도 너무 좁아 차 요리조리 피해가며 겨우타니
온신경이 곤두서야해요. 차꽁무니에서 매연마셔가며..
제일 암담했던 것은, 가까운 공원이 없다는것..
집근처에도 놀곳이 없고, 공원은 차가 있어야갈수있죠..
아이와 놀러가고 휴식하고 그럴곳이 없어요,,,설마했는데.
이전동네서 더운여름, 아이스크림 사먹으며 동네한바퀴 다녔던 저녁산책은 이제 꿈이 되어버렸어요.
집에서 10분을 걸어가야 그냥 작은 동네 놀이터하나, 있긴있죠.
온통 더러운 모래밭이라 갈수도 없고, 심심하신 어르신들 쫙 점령하고 있는 그런 놀이터... 노숙자도..
주인없는 개들도 많이 어슬렁거려서 그것도 참 싫고 무섭고..
길냥이들은 뭐 애교수준이고.. 앞에서 바람일으키며 휙 날아대는 비둘기들도 넘 많아요 ㅜㅜ
집에서 어린이집, 장보러 동네마트 왔다갔다 할때면...
길에 수없이 널려있는 개똥들, 파리들.. 여기저기 토사물들...욱..
길위로 역겨운 냄새를 분사하고있는 하수구들...
마구버린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들...음식쓰레기냄새.. 그 괴로운 냄새...
다 이것들을 어쩔수없이 10미터마다 내의지와 상관없이 눈으로 보며, 코로 느끼며..
동네를 다녀야 합니다.
전 차가 없어서 모두 걸어다니다보니 더한것 같네요..
또 아무렇지도 않게 잠옷을 입고 대낮에 다니는 사람도 봤고..수면바지도 입고 다니고..
거지들도 간간히 보네요..
아니 그냥 이런거 봐야한다는게 참 힘들어요..
또 괴로운 점 하나, 음식쓰레기 버리기.
아파트살다가 주택오니까 쓰레기 스트레스가 장난아니에요.
왜 주택은 매일 수거를 안해가는건지..
그리고 수거도 왜그리 까탈스럽게 이유를 대가며 수거를 미뤄가서
이더운날 음식쓰레기 썩게 만드는지..
얼마전 구더기 바글바글한거 발견하고 저 멘붕(정말 이말 지금 필요함)왔구요,
지금도 그장면 생각나면 소름돋아요...ㅜㅜ
콧바람 실컷 든 둘째땜에 산책이랍시고 요즘 매일 동네 2시간씩 돌고 집에 오는데
매일 이렇게 하다보니 몸도 힘들지만 기분이 더 안좋아져서 집에 오게 되네요
온몸은 가렵고.. 아이자전거 하나 맘놓고 태워줄수 없는 환경이란게 맘이 안좋네요.
학원도 별로 없고..외국인들이 좀 많은것도 불안스럽고.
여기 이사오기전 살던곳은 공원이 많고 널찍한 공간으로 많이들 알고있는
그동네였어요.. 그중에서도 한적한 쪽이어서 산책할곳이 많았죠.
확~트인 시야, 푸근한 노을풍경, 여기저기 우릴 기다리고있던 놀이터, 공원과 나무,
벤치, 풀냄새나는 바람, 밤엔 풀벌레소리.. --옛날예기되버렸네욯ㅎ
그냥 아이가 자전거 탈수있는 집과 가까운 공원, 앉아서 쉴수있는 벤치,
넘어지지않을 어느정도 포장된 길...요것만 있어도 좋겠어요.
아무리봐도 재개발되기전까진 무리일듯 싶네요...
살다보면 괜찮겠지했는데 어찌된게 시간이 지날수록 짜증이 납니다..
역시 우리나라에선 아파트가 살기엔 제일 편하구나 싶고..아이도
다시 아파트로 이사가자고 노래부르네요
당장 이사도 힘들어 여기 살아야 하긴하겠지만 참 불편함이 생각보다 커요..
아이를 키우다보니 더 느끼겠더라구요.
뉴타운이니 시멘건물 쌓아올리고 마구 개발하고..저도 이런거 싫어하지만
이런 구도시는 솔직히 재개발해야겠어요.
살기도 불편하지만 치안적으로 위험하기도 만만치않아요.
cctv 하나 없으면서 굉장히 어둡고 낡았죠..
이사계획을 앞당겨야하겠어요... 차도 꼭 있어야할듯 싶고...
맘을 비우고 살아야할텐데...성격이 무던한 편도 아니라서 ㅜㅜ
길건너 아파트단지에 갔었을때 묘한 기분이 들데요..
얼마전 나도 저기서 살았지만 완전히 다른세상같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