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여자라서 그런 건지
어릴 때 보면 그런 글들 되게 많잖아요
콩쥐팥쥐 얘기도 그렇고, 신데렐라 얘기도 그렇고
고생고생하다가 좋은 남자 만나서 확 신분상승하는 거요
그래서 그런 얘기들이 전설처럼 떠돌고
누구네 집 딸은 시집 잘 가서 부모네 집 형편 쫙 피고 어쩌고 하는 것들...
남편은 여자 말이라면 아주 사족을 못쓴다고들 하고...
근데, 이런 경우가 여자 입장에서 보면 참 행복한 결혼인데
남자네 집 입장에서는 대놓고 말은 못해서 그렇지 속 끓이는 거 여러번 봤거든요
여자가 남자 조건 따지는 건 그래도 괜찮은 거고, 돌다리 두드려 봐야 하는 거고 그러는데
남자가 여자 조건 따지면 상찌질이 되고
남자네 집에서 여자 집안 보면 악덕 시월드 예약 한 거고 하는 ㅎㅎ
제가 아는 집이
부모님도 좋으시고, 노후보장 확실하시고, 시아버지 직업도 좋은... 한마디로 집안이 좋은 편이거든요
근데 그 집 자식들이 다 공부를 잘했어요
딸도 있고 아들도 있는데
딸도 좀 자기 친정이나 조건에 비하면 약간 기우는 시집, 남편 만났거든요
근데, 그 집 아들들도 자기들보다 좀 많이 기우는 데하고 결혼을 했어요
물론, 그댁 어른들이 인격적으로 수양이 잘 되신 분들이라서
서운한 거 절대 티 안내세요
가끔 집안 어른들이 서운하지 않냐고 그러시면 그냥 그럴 게 뭐 있냐고 사람 좋으면 그만이지 하시고 마시는데
정말 좀 재미있는 건
딸이 기우는 집으로 시집간 거는 서운하다 어쩐다 말이라도 가끔 하시는데
며느리들 기우는 건 흉을 절대 못보시더라고요 ㅎㅎㅎ
저는 좀 가까워서 가끔 속내를 듣기는 하는데
며느리가 둘인데
하나는 겉으로는 결혼시켜주셔서 고맙다 어쩐다 하긴 하는데
결혼과정에서도 어찌나 자존심 상하네 어쩌네 해서
아들이 중간에서 중재하려다가 이 댁 부모님 속을 더 상하게 해드린데다가
뒤돌아 보면 자기 친정 식구들만 거두고 있어서 그게 더 밉게 느껴지신대요
실제로 결혼도 다 그며느리 뜻대로 다 하고
좀 은근히 아들 조정하는 스타일이라고...
다른 며느리는 아예 대놓고 자기는 결혼 잘했다고 하면서
좀 서운하시더라도 예쁘게 봐달라고 하면서 딸처럼 곰살맞게 잘하나봐요
그러니까 그 며느리는 서운한 맘 가지는 게 미안해질 지경이라고 ㅎㅎ
제가 느낀 건
인격적으로 성숙한 분들이시니까 드러내지 않을 뿐 안 서운할 수는 없는 거고
또, 이런 분들이 의외로 사람을 잘 파악하더라는 것요
그니까 며느리, 사위 속내 다 보고 계시더라고요
표현을 안하실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