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잘 보내셨나요?
우리집 강아지는 처음 아기 때 3년정도 다른 집에 살다가 그 집의 사정으로 우리 집에 오게 된 아이예요 우리 집에 온 지 이제 4년정도 되었는데 그 동안 예전 주인을 만난 적이 없었어요
예전 주인이 저희 집이랑 차로 3시간 넘는 곳에 살거든요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겉으론 우울해 하거나 그러진 않았는데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산책하다가 아이가 목줄에서 갑자기 머리를 빼더니 막 달려 나간 적이 있었어요
원래 그런 아이가 아니라고 들었는데 아마도 원래 주인 찾으러 나가려고 그랬나 봐요
물론 집에서는 내색도 안하고 밥도 잘 먹고 설사나 토나 이런 거 없이 잘 지냈지요..
시간이 한 달정도 지나니깐 산책도 잘 따라오고 완전 우리 식구가 되었어요
여튼 지난 주 토요일 날 예전 주인이 찾아 왔어요
처음에 예전 주인 부부가 우리 강아지를 보더니 너무 반가워 하는 거예요
근데 우리 강아지가(원래도 낯을 가려서 낯선 사람안테는 절대 안거거든요
성격이 약간 고양이 같아서 자신이 아는 사람이라도 좋아하지 않으면 아는 척도 잘 안해요 -.-;;)
낯선사람이라고 느꼈는지 자꾸 저한테 매달리고 얼른 안아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멀리서 자기 보러온 주인인데 서운해 할까봐 저는 강아지 보고 얼른 가 보라고 그랬어요
한 1분동안은 으르렁도 대기도 하고 저한테 기대고 그러더니(그래도 예전 주인은 계속 예쁘다고 반갑다고 자꾸 만지고 냄새를 맡게 했어요) 어느 순간 기억이 났는지 갑자기 좋아하고 너무 너무 반가워 하는 거예요
정말 이산 가족 상봉하는 거처럼 팔짝 팔짝 뛰고 막 혀를 낼름거리면서 핥으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서로 반가워하며 반나절 정도 잘 놀았어요
예전 주인이 멀리서 우리 강아지 보러 와 준 것도 참 고마웠지요
근데 마음이 참 짠하더라고요..
우리 집 강아지가 예전 주인을 기억하는 것이 한 편으로는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물론 다행이고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이 아이가 내색은 안 해도 처음 우리 집에 적응할 때까지 얼마나 외로웠을까 저를 사랑하기 전까지는 그 전 주인이 얼마나 그리웠을까 하는 생각에 새삼 마음이 아프고 짠하더라고요
강아지도 마음이 있다고 늘 생각해 왔지만 이런 일이 있으니 더 잘 해 줘야겠단 생각이 들어요
우리집 강아지가 오래 오래 건강하게 제 옆에서 행복하게 살았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