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있었던 일만 쓰면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평소 제가 요리를 잘안해주는게 불만이었던 남편... 맞벌이 하는 입장에서 요리보다는 집안 청소가 우선이었기에 그럼 네가 가사를 좀 더 도와라. 나도 요리를 좀 더 열심히 해보마 했어요.
그래서 기껏 밥상을 차려내서, 밥먹으라 불렀어요.
29평 아파트... 남편과 저와의 거리 불과 2~3m.
TV 보느라 정신이 쏙 빠졌는지 3번 불러도 못듣더군요.
전 슬슬 짜증이 났고. 그냥 무시하고 저먼저 밥먹었습니다.
밥을 한 8~9숟가락 뜰때쯤에야 왜 말도 안하고 혼자 먹냐고합니다... 참 일찍도 눈채더라구요..
밥 다 됬다 쿠* 밥솥이 떠드는 소리, 제가 밥푸고 차리는 모양새... 거실에서 빤히 보이는 거리에서 있는데...
된장찌개가 좀 맛있었는지 레시피를 물으며 두세마디 하더니.
밥 두숟갈 먹고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난다면서 핸드폰을 찾네요....
짜증나서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저 시어머님 좋아합니다. 좋은 분이신데요... 왜 하필 그 시점에서 전화하겠다는건지... 제가 예민한가요?
전화하고 나면 식사는 다 끝날 거에요...
내가 밥상 뭐하러 차리냐 했습니다. 가사 도우미도 아니고, 너랑 밥먹으면서라도 대화하려고 차리는거라고.
TV 보거나 게임하거나 평소 자상한 말한마디 없는 남편입니다.
나중에 애 크면 셋이서 말도 없이 TV보면서 식사할거같아서 끔찍했어요...
대강 집정리하고 답답해서 밤 산책좀 하고 들어갔어요.
너무 피곤해서 30분도 못걷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애기 자는 안방에 누웠습니다.
여기서 다시한번 황당... 남편이 TV보는 거실을 지나 안방에 왔는데요...
조금있으니 핸드폰으로 전화가 옵니다... 남편한테...
조금있다가 한번 더... 위에 말씀 드렸듯이 29평 아파트입니다... 50평대 광활한 아파트도 아니고, 도어락 비번 누를때마다 소리나구요............
애가 자다가 앵~ 우니까 안방에 들어오더니 제가 있으니까 깜짝 놀라네요.. .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보면 처음에 임수정이 굉장히 히스테리하게 그려지죠...
그거보면서 남편한데 비치는 내모습이 저렇겠구나 하는 생각에 참 진상같네 싶으면서도 저게 나구나 싶었어요.
항상 대화에 목말라있는...
애만 없음 당장 이혼하고싶어요.
남편이 외도한 것도 아니고, 대기업 다니니 돈은 그냥 저냥 벌어오고... 뭐가 불만이냐 싶을 수도 있지만...
전 항상 생각합니다.
다음 생에는 절대 결혼하지 않고 살거라고...
그냥 저 혼자 두다리 쭉-뻗고 사거라구요.
둘일 때 더 외로운거... 참기 힘드네요...
저 연봉 4천 정도 되는 직장 다니는데, 지금 이혼하고 혼자 애키우면서 살면 힘들겠지요?
애한테 아빠는 필요한데 재혼하고 싶어도 친아빠만 못할 것이고
애딸린 30대 초반 이혼녀가 제대로된 남자 만나기도 힘들 것 같지요?
같이 살자니 계속 싸우게 될거같고... 오늘도 200일도 안된 애 앞에서 싸웠는데...
안방에 들어와서 눈물이 뚝뚝 나더라구요... 애한테 미안해서...
이렇게 사랑도 없이 몇십년을 더 살아야하나요... 정말 그럴바에 지금 이혼하는게 나을 거같단 생각이 드니...
갑갑한 밤이네요.... 다 내려놓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