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포괄수가제 - 내과 전문의로서 말씀드리는데 (펌)

참맛 조회수 : 3,026
작성일 : 2012-06-16 07:36:04
오유에서 통펌해왔습니다.
포괄수가제 - 내과 전문의로서 말씀드리는데 (펌)
http://bit.ly/LOOXDC
포괄수가제 이야기로 시끄러운데요
글을 읽다보니 공급의 경쟁으로 의료의 질이 올라간다고 여기는 분들이 많은것 같아서 글을 씁니다.

여러분들이 가장 착각하는 사실중 하나는
일반 국민이 의료의 질을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점이예요
경쟁이 이루어질때 서비스의 질이 향상된다는 논리는
서비스의 대상이 서비스의 질을 온전히 평가할 수 있을때나 가능한거죠
우리가 4차산업을 서비스업이라고 부르니까 의료서비스가 무슨 서비스업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밀리터리 서비스라고 하면 군대도 서비스업인가요?

의료의 질이라는건 개인이 받는 친절이나 이미지로 결정하는게 절대 아니거든요
그런데 서비스업이라고 은연중 여기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내가 받는 만족도로 의료의 질을 평가하는게 당연하다 여기시는 분들이 많아진것 같아요
'아 이병원 갔더니 간호사도 싹싹하고 의사도 친절하고 내가 해달라는 것도 다해주더라...'

단언하건데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이 받는 의료의 질을 절대 평가할 수 없어요..
환자들은 정말 좋아하지만 동료 의사들은 윤리적으로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욕하는 의사도 많구요
무뚝뚝하고 환자, 보호자들이랑 트러블 맨날 일으키는데도
의사들끼리는 내가아프면  저선생님께 갈거라고 하는 의사도 많거든요?
심지어 전문의인 저도 제 전공과 거리가 먼 과라면, 내가 받는 치료가
지금 올바르게 진행되고 있는건지 아닌지 판단하기 아주 어려울 거예요.

말로 환자를 만족시키는건 약장수들이나 돌팔이들도 아주 잘하죠.
그러다 우연히 몇명 병이 나아지는 것 같기라도 하면 용하다고 소문나구요.
그리고 사기꾼들일수록 안전망을 잘깔아둬요. 엉터리 치료로 환자가 잘못돼도
타박받는 사기꾼 드뭅니다. 다들 고맙다는 이야길 들으면 듣죠.

치료과정을 잘 설명하면 되지 않냐구요? 설명 좋지요. 그런데 보호자에게 하는 의학적인 설명도
사실은 말이 안되는 이야기예요. 의학이라고 하면 과학의 가장 발전된 최신지견을 가장 먼저 적용하는
분야예요. 그래서 더럽게 비싸기도 하고.... 한분야를 10년 15년씩 공부하고도
사실 잘 몰라요. 계속 바뀌어요. 가이드라인부터 실제 보험적용할 수 있는 부분까지....
일반인한테 10분 20분 설명해서 정말 이해시키는게 가능할까요?
할아버지나 할머님께 컴퓨터 가르쳐드려본적 없으세요? 쉽던가요?

세상에 설명 잘하는 의사는 없습니다. 다만 듣는사람이 '아..나 정말 좋은 의사분께 좋은 설명을
들었구나...'하고 착각하게 만드는 의사가 있을 뿐이죠. 끝도 없는 비유로...

환자가 질병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듣고 치료의 주체가 되어 선택을 할 권리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제대로 이해를 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느냐는 다른 문제라 그렇죠.
전 개인적으로 치료의 주체는 의사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해요.
제대로된 판단을 내리라고 전문가가 있는거죠.
그래서 요즘은 화술이나 설득법 같은걸 배우는 의대도 있나본데....

이야기가 좀 산으로 갔는데, 요는 일반 국민은 자기가 받는 의료의 질을 판단할 수가 없구요
그래서 의료산업이란건 경쟁이 질적향상을 가져올 수가 없는 분야란 이야기예요.
높은 질이 어필이 되어야 경쟁력이 생기죠. 어필이 안되는데 누가 세세한 부분까지
가장 좋은 치료를 할까요..

심평원에서 나오는 여러 지표들이요? 수술 사망률 그런거?
그런것들때문에 눈에 보이는 숫자를 만들려고 얼마나 비윤리적인 일들이 벌어지는지 알면 놀라실걸요?
수술 성적이 좋지 않을것 같은 힘든 환자가 왔을때 이미 가망 없다고 하고 돌려보내면 어떨까요?
성적은 참 좋아지겠죠

지금 우리나라에서 포괄수가제란 이름을 쓰고 있는 저 제도는
싸던 비싸던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분야에서
좋던 나쁘던 가장 싼 방법을 선택하게 만드는 제도일 뿐입니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어줍잖은 의사들 개인의 양심과 직업적 자부심에 기대서 의료의 질이 버텨왔지만
점차 쥐어짜이는 제도가 정착이 되면 그마저도 어려울 겁니다.

돈이요? 양심버리면 벌수 있어요. 부귀영화는 못누려도 먹고 산다구요.
지금 그 알량한 자존심때문에 수술거부를 하네 여론조사를 하네 하고들 있죠.

이제 종합병원은 그냥 재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의사고 환자고 아주 쥐어짜죠.
의사들 계약직인건 아시나요?
포괄수가제, 의사수 늘리기, 종합병원 안에 1차병원 만들기....이런거 다 병원 수입은 올라갑니다.
의협은 반대하는데 병협은 찬성하잖아요
병협은 의사단체가 아니라 그냥 전경련같은거거든요. 그냥 병원 경영자 협회

언론을 쥐고있는 정부는 여론전을 시작했구요.
곧 의협을 쥐어짜겠죠.
털어서 집어 넣던 소송을 걸든...

이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민영화되는걸 당연시 하고 있습니다.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120601030...
IP : 121.151.xxx.203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양파
    '12.6.16 7:51 AM (221.141.xxx.21)

    의료가 서비스업이든 아니든지 관심없구
    다만 과거 권위에 쩔어 있어 환자가 궁금해 하는걸 묵살해버리는 의사보단 친절한 의사가 좋아요.병 고치러 갔다 마음의상처까지 입고 오는 경우가 왕왕 있었죠

  • 2. 양파
    '12.6.16 7:52 AM (221.141.xxx.21)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는 의사들의 행태가 심히 보기 안 좋습니다

  • 3. 양파
    '12.6.16 8:17 AM (221.141.xxx.21)

    지금의 병원들은 국민이 봉 아닙니까?
    병원 가기만하면 질환과 관계없는 검사 항목을 기본검사라 하며 검사하게 하지요.
    성형외과는 심미적으로 중요한 안면을 성형외에 안해주죠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은 절대 안지죠
    의사에 대한 불신은 의사들이 만든 겁니다
    환자 생각해주는 척 하지 말란 말입니다

  • 4. 참맛
    '12.6.16 8:23 AM (121.151.xxx.203)

    양파님 그런 문제는 공감하고요.

    그러나 그런 의사들은 일부분입니다. 마치 개dog처럼.

    더구나 의보료 만7천원 내는 정권에서 추진할 일은 아닙니다. 곧 대선인데 차기 정권서해도 충분합니다.

  • 5. 의사가 돈벌어야지요
    '12.6.16 9:49 AM (121.134.xxx.107)

    의사가 돈 벌면 어때요? 사람목숨 구해주기도 하는데.
    남편이 편도수술로 인해서 회복중에 혈관이 터져서 죽다 살아나는 경험해보니 의사는 충분히 돈을 많이 벌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응급처치해준 레지던트가 얼마나 엉터리던지.
    일반 의사들 고사시키고 (조금 과장하자면) 대기업병원들만 살아남게 해서 대기업벼원들이 나중에 판을 쥐고 흔들게 만드는거라고 생각해요.

    쉽게 이야기해서 동네 빵집 다 도태되게 만들고 온동네 다 뚜@@@ 빠~~~~ 생겨서 우리들 불만이 많잖아요.

  • 6. 내가
    '12.6.16 10:18 AM (175.192.xxx.106)

    급성 심근경색으로 분초를 다투는 심장수술을 해야하는데 친절한 의사선생님이 있는 병원과 왕싸가지지만 실력있는 의사 중 누구를 찾겠습니까 친절은 백화점과 미용실에서 기대하고 제발 의사에겐 치료만 받자구요

  • 7. .....
    '12.6.16 10:28 AM (203.248.xxx.65)

    위의 한분 댓글을 보며, 언론의 무서운 힘을 느낍니다22222222222222222222222

    서민들이 MB를 지지했던 것처럼
    의료보험없이는 살기 어려운 사람들이 오히려 자기 손으로 그 제도를 망치려하다니...
    고작 돈 몇 푼에 말이죠.

    참, 어제 토론회 나왔던 박모씨는 S화재보험 고문이라고 하던데요...알만하죠.

  • 8.
    '12.6.16 12:11 PM (121.174.xxx.130)

    윗분은 언론의 힘을 느끼신다는데 저는 이기주의의 힘을 느낍니다.
    포괄수가제가 시행되면 이득을 얻게 될 많은 직종들의 큰 노력이 느껴집니다.
    일반인들의 인식을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들이 보입니다.
    일단 논리가 없죠. 감정에 호소하고 의사들의 이기주의로 치부합니다.
    실상은 알고보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비열한 방법일 뿐인거죠.

    다 떠나서 영리병원, 민간보험을 가지게 되며 실비보험의 손해를 메꾸게 될
    S기업은 참 좋겠습니다.
    역시 자본의 힘이 짱인 것 같습니다. 정책까지 뒤흔드니

  • 9. 정부는
    '12.6.16 12:59 PM (14.37.xxx.245) - 삭제된댓글

    보복부는 일하기 쉽겠어요.
    어떤 정책에 문제가 있어 이의를 제기하여도
    의사만 까면 되니까요.
    이제까지 의사와 국민을 이간질한 효과가 오래도 갑니다.

    이래놓고 나중에 포괄수가제 문제 드러나면
    또 의사 탓하면 간단하겠지요.
    정책을 밀어붙인 공무원들은 절대 책임지지 않죠.

    의약분업때 의사들이 반대하면서 예견한 문제들 지금 다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 책임을 집니까?
    심지어 의약분업을 추진한 것이 의사들이라고 욕하는 사람도 제가 봤습니다.

    의사들의 전문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밥그릇 싸움으로 밀어붙이는 정부의 술책에 넘어가시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받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의사들이야 뭐...
    알아서 잘 살겠지요.
    못 살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 10. 정부는
    '12.6.16 1:08 PM (14.37.xxx.245) - 삭제된댓글

    아마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논리도 안되니
    의사까는 기사 줄줄이 내보내고,
    의대정원 늘인다는 둥, 협박을 해대면서
    정책을 밀어붙이겠지요.

    어제도 보복부에선 대화를 하고 문제점을 보완하려고 전문가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데,
    의협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서 대화를 거부하고
    무조건 투쟁한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데
    아연실색 하겠더군요.
    거기서 말하는 건정심 의결 구조를 보면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는데,
    그걸 잘 모르는 국민이 보면 어떻게 생각할 것이니 계산한 것이겠지요.

  • 11. 샬랄라꽃바람
    '12.6.17 3:57 PM (210.178.xxx.200)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자는 것도 아니고 십여년 넘게 시행해온 제도인데 더군다나 작년까지 의협에서도 전면시행에 찬성한 내용을 올해 의협 회장이 바뀌고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십여년 넘게 해 온 제도이고, 연구결과도 실제 질적 저하가 없었다고 하는데, 국민 건강을 담보로 이렇게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봐요

  • 12. 그쵸
    '12.6.17 7:27 PM (183.106.xxx.23)

    국민을 담보로 하면 안돼..토론에서 보니 정부관계자가 소수의 희생은 불가피하다고 했대요.

    국민이 무슨 마루타인가??

    다음엔 정말 잘 찍어야해요.

  • 13. 샬랄라꽃바람님
    '12.6.18 8:24 AM (114.203.xxx.197) - 삭제된댓글

    의협에서 전면 시행에 동의한바 없습니다.
    혹시 건정심에서 의결될때 의협이 그 자리에 있었기 떄문이라고 말씀하시고 싶으신 거라면
    건정심 의결 과정을 보시면 그런 말씀 못하십니다.

    매번 건정심 의결과정 중에 의협인사가 거기 앉아있었다는 것 만으로
    의협에서 찬성했다고 선전을 해대는 행태때문에
    이번에 욕얻어먹어가면서 건정심 탈퇴한 거고요.
    의협회장 바뀐 것 하고 상관이 없습니다.

    이 사안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
    이왕 알아보실 것 같으면 언론에 널리 널리 퍼진 정부측 이야기만 알아보지 마시고,
    반대하는 의사들의 이야기도 알아보시지요.
    시사토론과 심야토론 다시보기 해서 보시기를 바랍니다.
    요약이 잘 되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9251 손금보는 꿈 1 ,,, 2012/06/18 6,652
119250 생리때 팔다리가 욱씬거리고 아픈 이유가 뭘까요? 5 다리아픈 2012/06/18 4,378
119249 문재인님,경희대 토크콘서트 후기^^ 27 마음 2012/06/18 3,117
119248 [19금] 남편이 비아그라복용하며 임신하신분계신가요.. 007 2012/06/18 6,050
119247 차 바꾸려고 하는데, 견적 여러군데서 받아봐야 하나요?^^ 1 새차 2012/06/18 1,441
119246 까페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요...:)) 12 까페 2012/06/18 2,972
119245 30대에 지방세포가 새로이 늘기도 하나요??? 3 지방세포 2012/06/18 1,996
119244 도배, 장판, 싱크대, 욕실타일 가장 저렴하게 하는 방법이 잇을.. 10 30평 아파.. 2012/06/18 7,729
119243 [추천도서] 남편과 아들이 이해가 안 가는 여자분들 7 권장도서 2012/06/18 2,282
119242 마이클 샌댈 책이 한국에서 130만부나 팔린거 아세요? 20 ... 2012/06/18 4,960
119241 마음이 외로울 때 1 포기 2012/06/18 1,714
119240 오늘 판교 테라스 하우스 보고 왔는데 실망했어요. 5 판교 2012/06/18 51,169
119239 마이클샌델 강의에서 관객들요 16 ㅁㅁ 2012/06/18 4,127
119238 판교 어느 곳이 좋을까요?-7살 4살 아이 전세 5억 이내 6 판교 2012/06/18 5,467
119237 151명이나 비슷한 지역 실종 됬다는데 30 실종 2012/06/18 10,921
119236 신랑말을 들어 줘야할까요? 12 50대 아짐.. 2012/06/18 2,708
119235 혹시 로제타스톤으로 유아영어 경험해 보신 분은 안계실까요? 3 6세 남아 2012/06/18 2,693
119234 지하철에서 맘에 안드는 사람들.. 9 핑쿠 2012/06/18 6,552
119233 동네 엄마가 자기 남편과 제 사이를 의심해요... 46 기막혀..... 2012/06/18 17,527
119232 밀가루 안먹고 사람됬어요. 3 착한이들 2012/06/18 4,012
119231 포괄수가제의 공포 꼭 읽어보세요 ㅠ 8 ㅠㅠ 2012/06/18 2,217
119230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빙수좀 추천해주세요^^ 7 임산부 2012/06/18 2,654
119229 올해 더울까요??? 3 에어컨설치 2012/06/18 1,908
119228 스트레스 때문에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 같아요. 9 트라우마 2012/06/18 2,374
119227 남자 외모 별로 안따진다는 친언니 4 9 2012/06/18 3,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