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 8년.... 결혼하고 6년 만에 아주 어렵게 6주 휴가를 얻었어요.
17일 정도 유럽으로 남편과 여행 다녀왔고 그 이후에는 집 이곳저곳 대청소 해가면서 시간보내고 이제 고작 이틀 남았네요...
처음에 쉬기 전에는 백화점 요리 강좌도 다니고... 운전 연수도 받고... 애 데리고 뮤지컬이나 박물관도 다니고.... 저 운동도 하고
등등.... 계획은 거창했는데 집에서 청소만 하면서 티비만 보면서 보냈네요..ㅡ.ㅡ.;;;
처음 1주는 그 동안 밀렸던 곳들 대청소 하면서 보내느냐고 정말 힘들었는데 그 이후에는 어느정도 정리가 되니 청소가 훨씬 수월하네요...생각보다 적성에도 맞아요. 요리하고 청소 하는거.
지난 8년 동안 6시에 출근했는데 요즘은 8시 되야 겨우 일어나고... 앞으로 또 회사일에 어찌 적응할지 두렵기까지해요. 고작 6주 쉬었는데 이러면 아마 1년 쉬었으면 더 큰 용기가 필요 했을 것 같아요..
그렇게 꿈에 그리던 전업주부 생활이었는데 이렇게 끝나니 아쉽네요....매일매일 날짜 세고 있어요..ㅜ.ㅜ.
휴직기간을 아이도 좋아했지만 저희 남편이 더 좋아했어요. 어젠 자기의 전성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슬퍼하더군요...
퇴근하고 제가 손도 까딱하지 못하게 했거든요.... (퇴근하고 정말 암것도 하기 싫은 그 맘 알고.... 그릭 이것도 잠시 이니깐요...)
그냥 이 상태로 한 두달 더 보내면 정말 일이 하고 싶어질 것 같은데..... 너무 짧아서 아쉽네요.
더 슬픈건 제가 다시 출근해도 큰 문제는 없다는 거죠...(물론 집이 좀 더 지저분하고 시간 여유 없는 빡빡한 삶이겠지만....)
아이는 이미 익숙해 져서 할머니, 할아버지와도 아주 잘 지내고... (엄마 얼굴 저녁에 잠깐 보는게 너무 익숙해 져서....)
-> 할머니가 물어보니 엄마 회사 가도 괜찮답니다.ㅠ.ㅠ.자기 유치원 끝나고 놀이터에서 놀고 오면 엄마 온다고....
전 아이가 대성통곡 하면서 엄마 회사가면 안된다고 하길 기대했는데...
그리고 아이 교육이나 체험이나 뭐 기타 등등 아이를 위해 뭔가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제가 게을러서 집에 있어도 별반 다르지는 않네요..ㅠ.ㅠ.
남편은 그간 맞벌이 남편 생활 뭐 하던거고... 와이프가 시키는 집안일은 잘 하고....집이 더러워도 절대 불평 안하고...
와이프가 피곤해서 내는 버럭 짜증도 잘 받앚고...
그만 두기엔 제 연봉이 좀 많고.... 나이도 30대 초반이고.... 근처에 사시는 시부모님은 며느리의 직장생활 엄청 환영해 주시니
전 열심히 나가서 일해야 하나 봅니다..... 그냥 쭉 전업이신 분들이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