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7월 초면 고1 1학기 기말고사가 시작되네요. 착잡한 마음에 82에 글을 올려봅니다.
조금 긴 글이 될 것 같은데 혹시 비슷한 아이를 키우셨거나 아님 어떤 조언도 해주실 수 있다면 감사히 들을께요.
지난 중간고사 성적은 정말 화려하더군요. 그럴 밖에서 지금껏 한 번도 상위권인 적이 없던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어 처음 보는 시험을 벼락치기로 그야말로 대~충 봤으니까요.
강남도 아니고 일반여고에 다니는 딸아이의 성적은 수학은 30점대, 영어, 국어는 50점대 였습니다.
중학교 졸업할 때 내신은 49% 였어요.
얼마 전 6월 모의고사 성적은 아직 안나왔지만 등급컷을 보고 여기 82쿡 엄마들 얘기를 들어봐도
굉장히 쉬웠던 모양인데 아이가 집에 와서 한 말은 엄청나게(!) 어려웠다 입니다.
놀랍지도 않았습니다. 당연하지요.
이제 저희 딸 아이의 성적 정도는 아시겠고, 아이의 특성을 말씀드리면
공부에는 관심 박약, 친구들에게는 관심 풍부, 집중력(학습태도) 제로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초등학교때 부터 지금까지 공부를 잘한 적이 없어요.
사교육은 초등 5학년 때 까지 다니다가 관둔 영어 학원이 다입니다.
가끔 그 때는 자기가 단어도 많이 알았는데 이제 다 까먹어서 참 아쉽다는 소릴 해요. 복장터지게.
학원을 관둔 이유가 아이가 학원 다니면서 남자애들이랑 뭉쳐다니며 욕 배우고
점점 부작용만 늘어나는 것 같아서였어요. 학원 다닌다고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닌데
그럴 바엔 내가 데리고 앉아서 하자 그랬죠.
시험 때 마다 같이 앉아서 함께 공부했지만 공부란게 남이 어찌해줄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모든 과목을 천 번을 읽어주며 외도록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끔 자기가 좀 열심히 하면 80점 이상을 받기도 했지만 중학교에 들어가서 부터는 뭐 그마저도 어려웠죠.
중학교 때는 함께 인강을 들으며 공부했어요. 아이가 워낙 산만하고 저와 성향이 다르나보니
투닥투닥 싸우는 날도 많고 그런 며칠간은 공부도 작파하고 했으니 성적이 잘 나올리 없었어요.
그래도 학원을 보내던 과외를 시키던 했어야지 너무 아이를 방임한 것이 아닌가 싶은 분들도 계실텐데
아이가 다 원하지 않기도 했고(공부 싫어하는 아이니 당연하지고 했지만) 그냥 어딘가에 맡겼다는
안도감만으로 그렇게 하기에는 제가 그 결과를 짐작할 수 있었거든요.
만나는 친구들이 있으면 거기에만 빠지는 아이예요.
요즘도 방과 후 스마트폰으로 카톡하다가 저랑 싸우는게 일이죠.
하여간 그렇게 중학교를 숫자 상으로 중간을 하면서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사실 중3 겨울 방학부터 함께 열심히 공부하자고 손가락 꼭꼭 걸고 약속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답니다.
아이도 아이지만 저도 많이 지쳤던 것 같아요. 저질체력에 퇴근하고는 정말 물 젖은 솜처럼 늘어지는데
저녁 먹고 다시 아이와 책상에 앉아서 과외 선생 노릇을 하기란 정말 어렵더라구요.
또 한 켠으론 언제까지 내가 해줄 수도 없는 문제고 그렇게 해도 결국엔 결과가 없더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제발이지 스스로 이제 정신차리고 공부라는 걸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를 기다려볼까 했는데
이제 벌써 한 학기가 끝나가고 어제 어떤 분이 중2 딸이 내신 10% 정도 나오는데도 어차피 인서울도 힘들 것
같아 거의 포기했다는 말씀을 들으니 가슴이 금즉하기도 하고 내가 부모로서 이렇게 해도 되나 싶고....
온갖 자책이 밀려듭니다.
지금까지는 아이가 어떤 수준인지 말씀드리려고 서두가 너무 길었네요.
다시 한 번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한 번 해보려고 하는데요.
저희 아이 같은 스타일들은 어떻게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영수 모두 하위권입니다. 학원, 과외, 인강을 들으며 저와 함께 공부.....어떤 것이 좋을지.
제가 공부하면서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요 이런 아이라면 어떤 교재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지.
아이들을 가르치시는 분들이나 선배 엄마들의 조언, 본인의 경험에 비춘 조언 모두 감사하게 들을께요.
인서울은 어렵다 하더라도 고3을 졸업하면서 후회는 없도록하고 싶어요.
이대로라면 2년 반 후, 아이의 생황을 어찌 해야할지 상상이 되질 않아서요.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