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 이야기가 나온게 우선은, 건강보험 재정 악화가 가장 큰 원인이겠지요.
DRG, 즉 포괄수가제는 20년 전 제가 대학에 다닐 때 처음 들은 이야기입니다.
약대 나왔거든요. 저희 교수님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오시던 분인데 미국은 의료비가 너무 비싸서 포괄수가제를 시행한다고요. 그게 의료비 절감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미국 의료보험=민영보험 입니다.
의료비 절감하면 이익보는 집단=민영보험사 +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국민이겠지요.
아시다시피 미국은 의료비가 너무너무 비싸서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국민은 민간병원의 의료혜택을 보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한국에서도 포괄수가제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을때..전 설마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의료비는 너무너무 싸거든요.
동네에서 전문의 진료 + 약값 해도 10,000원도 안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것도 어려운 사람들 많은 것물론 압니다만..그건 정부에서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것 같네요.
설마 너무너무 싼 의료비를 더 싸게 하려고 포괄수가제를 시행할까 싶었는데, 하려고 하네요.
건강보험 재정 어려운거 사실입니다.
그런데..건강보험 재정 어려운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보험 가입자가 적게 내고 혜택을 많이 봅니다.
82 오시는 젊은 분들 쉽게 동의 못하시겠지만, 건강보험은 젊을때 많이 내고 어릴때와 노인일때 혜택받는 보험입니다.
평소에 병원 절대 안 가시는 분도 나중에 충분히 혜택 받게 될거에요.어렸을때도 많이 받으셨을거고요.
포괄수가제는 결국, 환자가 받는 혜택을 제한하는거에요.
맹장에 얼마 이상은 안된다..고요.
지금도 과잉으로 약 쓰고 검사 하면 보험에서 많이 삭감합니다.
그래서 의사들이 삭감될 것 같으면 환자에게 이야기해서 비보험으로 진료하기도 해요.
꼭 필요한 경우에도 삭감이 많이 되거든요.
그런데 포괄수가제가 시행되면 더 필요한걸 비보험으로 받는것도 불법입니다.
정부가 이걸 꼭 시행하려고 하는 이유 =
1. 일단 건강보험 재정이 어려워서
2. 민영화된 이후에 보험을 떠맡을걸 예상하고 있는 보험사들의 입김..이런것 같네요.
또 하나의 재정악화의 원인..최근에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만, 실손보험이 엄청 큽니다.
평소에 실손보험을 가입한 환자들이 병원에서 과잉진료와 검사를 요구합니다.
왜냐? 어차피 보험사에서 본인부담금을 지원 받으니까요.
퇴원하라고 해도 안가려고 한답니다.
그 검사 필요없다고 해도 하려고 합니다.
실손보험이 환자들의 의료이용을 엄청 늘렸습니다.
실손보험사에서 지급되는 돈이 30%라면,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출되는 돈이 70%에요.
전 노무현대통령 참 좋아하고 존경하지만, 실손보험을 허용한건 큰 실책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실손보험 허용 ==> 건강보험 재정 악화 가중 ==> 그 대안으로 포괄수가제 시행 ==> 환자들의 혜택 축소, 더 높은 의료서비스 요구하는 환자들은 영리병원 이용 ==> 실손보험에서 영리병원 이용시 본인부담금을 100% 지원 받으려면 훨씬 더 높은 보험금을 부담해야 함 ==> 보험 부담 높아짐 ==> 그럼, 건강보험 이용보다 영리병원 이용이 많은 고소득자들은 건강보험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질까요???
이런 수순이 되지 않을까요?
실손 보험 가입하신 분들 보니까 1인당 얼마씩, 그것도 꽤 비싼 금액이던데 건강보험과 비교해보세요.
본인부담금 30% 부분만 보장받는 민간 실손보험금과 온가족 모두 70%정도 보장받는 건강보험금을요.
전, 실손보험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가능할지는 모르겠어요.
적게 내고 혜택을 많이 받는건 어려워요.
유럽은 무상의료라고 하지만요, 전문의 진료 보기 엄청 어려워요.
우리나라처럼 아프면 바로 저렴하게 전문의 진료 볼 수 있는 나라 몇 안 됩니다.
이제는..비용 보다는 의료 서비스의 질을 고민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네요.
마지막으로 한가지..우리나라는 무상교육입니다.
당연한거지요.
그런데, 교육비 재정 때문에 교사월급이 많이 낮았어요.
요즘엔 어느정도 높아졌다고 하네요.
지금은 선생님들 우수하다고 하지만, 저 학교 다닐때는 조금 어려운 문제는 선생님들도 못풀어서 쩔쩔맸어요.
결국엔 사교육으로 몰리게 되지요.
공교육만으로는 안되니까요.
그럼..우리는 무상교육을 받지만 사교육비를 엄청 지출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공짜였지만, 결국엔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지요.
의료도 크게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