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학원을 운영합니다.
선생님들은 주말반 선생님들까지 포함하면 모두 열분 정도 되요.
남편은 대학을 일찍 졸업해서 바로 학원 강사를 시작해서 경력 15년 정도 되고
지금 학원을 개원한건 이제 곧 3년 되어가네요.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영어 선생님 한분 빼고는 학원 선생님들이 모두 남편보다 연배가 많으세요.
남편이 그동안 다른 학원에서 근무하면서 알음알음 지냈던 분들을 남편 학원 강사로 모신 분들도 계시고
구인사이트를 통해서 채용한 선생님들도 계시는데 남편은 사적인 자리에선 그냥 형님형님 하면서 지내구요.
남편 성격이 워낙 사람 좋아하고 잘 챙기는 사람이라서 그럭저럭 선생님들과도 그 사모님들과도 잘 지내요.
중간 & 기말 고사 끝나면 회식을 좀 크게 하는데 남편은 꼭 부부동반으로 자리를 만들어요.
저는 남편보다 다섯살이 어리다보니 선생님들과도 나이차가 나고 부인들 나이로 봐도 제가 제일 어려요.
작은 학원이지만 아무래도 남편 직함이 원장이다 보니 이분들이 저를 꼭 사모님, 원장 사모님.. 이렇게 부르세요.
호칭만 사모님..이라고 하시는게 아니고 문장 끝맺음까지 굳이 존대를 강하게 하시네요.
사모님, 이건 어떠세요? 사모님, 이거 한번 들어보세요.. 이런 식으로요.
아.. 저는 그게 너무 불편해요. 원래도 제가 낯을 좀 가리는 성격이기도 하구요.
고작 제 나이 서른 다섯인데 저보다 많게는 열살, 적게는 두살 위의 분들이 사모님 사모님 하시니..
편하게 누구누구 엄마..라고 불러주세요.. 라고 강하게 어필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꼭 사모님이라고 ;;
용기내어 그 중에 그나마 좀 친한 사모님께 제가 스치듯 두어번 '언니'라고 불러보기도 했는데
제가 '언니'라고 말을 꺼내도 돌아오는 대답이 '사모님' 이러니.. 대화도 영 어색하구요.
그래서 웬만하면 가족회식자리 나가고 싶지 않고 그냥 선생님들끼리 회식했으면 한대도
남편은 꼭 그렇게 부부동반으로 만나야 친해지고 좋다며 곧 있을 기말고사 후에도 자리 만들겠다고 하네요.
다음 달에도 또 뵈면 이분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그러실텐데,
다음 달 뿐 만이 아니고 앞으로 몇년을 알고 지내고 계속 그럴 분위긴데요.
이런 경우 제가 어찌해야 하나요. 영 불편해서 벌써부터 소화가 안되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