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쯤 만난 듯 싶어요. 온라인 카페 활동을 하다 오프라인서 만나면서 친해졌나봐요.
카페 모임 자체가 중년또래의 걷기 모임이었는데, 카페 모임 후 후기 올리는걸 가끔 봤는데
호리호리하고 예쁘장한 여자가 유독 눈에 띄긴 했었어요.
따로 연락하는 것 같더라구요.
2006년 제가 갑자기 빈혈이 있어서 입원하게 되었는데
아침마다 병원에 왔다 가면서 그여자랑 통화했더라구요. 핸드폰 통화기록 쭉 살펴보니.
더이상 진행되는게 싫어 별소리 안하고 넘어갔죠.
별 사이 아니다. 그렇게 대충 해명하고.
가끔 지금도 연락하냐고 불쑥불쑥 물어보긴 했었죠. 안한다고 하고.
그 후 하던 일 접고, 뭔 카페(커피숍)을 하겠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니며 사진찍어 온 일이 있었어요.
나중에 알아보니 그 여자랑 다녔더라구요.
이때까지만 해도 여자와 연락하면 저는 뭔가 건수 하나 잡았다 하는 생각이었어요.
배신감이 당연히 들었지만, 워낙 다혈질이고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는 사람이라
제가 뭔가 꼬투리를 잡았다는게 재미있기도 했었죠.
욱하는 성질이 좀 많긴해도 잘할땐 잘하니, 내게 마음이 없진 않구나,당신이 어딜가겠나 하는 자만심도 있었고요.
자신감도 있었어요. 내심. 결혼 23년 지나도록 맞벌이하며, 시부모 챙기며, 시부모 물려주신 빚 갚아가며,
이런저런 사업 다 말아먹어도, 암말 안하고 살았는데, 고생을 고생이라 생각지 않고 살았는데 니가 그러면
안되지 하는 마음 들기도 했죠. 그러나 이것 또한 자기연민이지 싶어 접었었어요.
재작년, 그여자한테 돈을 100만원 빌렸더라구요. 우연히 알게됐어요. 벌이가 시원찮으니까 용돈도 필요하고
해서 빌렸겠죠. 돈 빌린 사실 알기전 발견된 문자에선 "더운데 건강조심해^^", "강아진(여자 스스로를 지칭하는 말),
오늘 너무 덥다" 이런 문자를 제게 들켰어요. 남편하고 그여자 나이차이는 없는데 애교는 많은 듯 해요.
이런 정황을 제가 알았는데도, 별 사이 아니다 하면서 대충 넘어갔고, 저도 물렁하게 넘어가며 믿고 싶었어요.
그 문제의 100만원을 갚을때도 미안하다. 이자 못주지만 송금하겠다고 문자를 했나보더라구요.
근데 우연히 본 메일에 이렇게 왔더라구요. "갖구 와" . 남편에게 뭐라했죠. 얼마나 우습게 보였으면 이렇게
답변이 오냐고. 그렇게 또 흐지부지...
한동안 연락 없는 것 같더니, 요즘 통화기록이 또 있네요.
핸드폰 충전해준다고 연결하다가 우연히 최근통화 목록보니 발신, 수신 5월 25일부터 있어요.
어젠 그여자가 카톡으로 유튜브 동영상도 보냈고, 왜 반응없냐고 카톡오고, 별 재미없다고 답변하고.
요즘 남편이란 자, 부쩍 짜증내고 별거 아닌것 트집잡고 그러더니 그랬었구나 싶어지네요.
화도 안나고 담담해요. 어찌 처리하는게 맞을 지.
애교없는 저, 소처럼 묵묵히 일하며 바보처럼 사는게 맞는지.
하나있는 딸아인 대학생으로 서울 기숙사에 있어서 둘만 있어요.
신뢰감이 땅에 떨어져서 말하기도 싫은데, 속도 모르고 가끔 장난도 치네요.
제는 아는걸 아직 모르니까요.
그여자 연락처 알고 있는데 연락을 해 볼까 하다가 그만뒀어요. 부질없다 싶기도하고.
얼굴보면 후회할것 같기도 해서. 어찌 하는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