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나와 있으면서 알게 된, 저보다 3살 많은 언니예요.
알게된 지는 8개월 정도밖에 안되었지만, 금방 친해지게 된 이유는,
이 언니가, 뭐랄까~ 속마음이 밖으로 다 보이는 사람이라서였어요.
뭔가 꿍꿍이도 없고 약지도 않고, 좋으면 크게 웃고 슬프면 금방 눈물 그렁그렁하는...
그래서 분명히 저와 맞지 않는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격이나 취향은 전혀 달라요)
제가 좋아하게 되었고, 마음을 터놓고 금방 친해지게 되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저와 다른 점이 점점 부각되어, 더 친해지면 좀 피곤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언니의 단점이 있다면, 말하는 걸 너무 너무 좋아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전화를 하면 보통 20~30분 하는데, 그 중에 80%정도가 다 자기얘기.
저는 모르는, 자기 주변 사람들 얘기.
자기 친한 친구 부부 연애와 사업 얘기까지 해주는 통에, 첨엔 그냥 재미있게 들었지만,
혹시 이 언니가 울집 얘기까지 다른 사람들한테 하는 건 아닌가 싶어 불안하더라구요.
물론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당부는 해두었지만요.
그리고 기억력이 안좋은건지, 제 얘기를 잘 안듣는건지,
제가 분명히 한 얘기인데 연거푸 물어볼 때도 많구요,
기억을 못하거나, 잘못 기억하는 경우도 많구요...
저보다 3살밖에 안많은데도, 어쩔땐 우리 엄마또래랑 얘기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한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그러기도 하구요.
그리고 목소리가 굉장히 커요.
가뜩이나 외국이라 다른 말 하면 다들 쳐다보는데, 목소리까지 크니까 안 쳐다보는 사람이 없구요.
같이 택시를 타면, 꼭 운전기사가 한번쯤은 뒤를 돌아보고 얼굴을 확인하고,웃어요.
이 언니랑 통화하는 걸 본 남편이, "그 아줌마 목소리 디게 크다"며,
저보고 "아후~ 같이 다니면 창피하겠다..."그러네요. -_-
아니라고 했더니, "통화기 너머로 목소리 다 들리고, 굉장히 주책맞아 보인다"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같이 다니지도 말고, 우리집 얘기같은 거 하지도 말라"고 하네요.
언니는, 한국에 돌아가서도 서로 연락하며 잘 지내자고 하고,
저도 당연히 그러려는 마음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맞지 않는 느낌이 들어요.
사람을 참~좋고, 나쁘지 않은데
이런 어찌보면 외적인 요소들로 제가 불편해하고 있다는게 괜히 찔리기도 하구요,
물론 인연을 억지로 만들어서도 안되고
저절로 멀어지는 방법도 있겠지만,
고의적으로 멀어지려하니까 제 마음이 안좋네요.
저 많이 나쁜가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