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지어 자식들을 아직까지 챙겨주시는
친정엄마에요.
항상 50대의 소녀같은 엄마의 모습이 계속 될 거 같았는데
소녀같은 표정과 마음은 여전하셔도
벌써 예순 중반.
싸이에 저장했던 옛 사진들을 보니
몇년 차이인데도 많이 늙으셨어요.
나이드실수록 한 해 한 해의 차이가 정말 크다는 느낌을 받아요.
가까이 살면서 늘 챙겨드리고 싶은데
먹고 산다고 멀리 있다보니 자주 다니러 가기도 힘들고요.
항상 마음쓰이고 마음 아프고.
제가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하진 않아요.
그냥 사물을 찍거나 풍경을 찍는 정도는 하는데
제 사진은 잘 안찍거든요.
또 어디 여행지에 가서나 사진 찍거나 하지
일상의 소소한 사진은 잘 안찍게 되는 거 같은데
그렇다보니 일년에 한번도 사진 안찍을 때도 있는 거 같아요.
그러다문득
그냥 어떤 날이나 어디 여행을 가서 찍는 거 말고
시골 집에 가게되고 형제들과 모이거나 하면
그냥 다 같이 집 마당에서 편한 차림으로 가족사진 찍으면 좋겠다
그렇게 모일때마다 혹은 친정집에 가게 될 때마다
언제 어떤날 어떤 시간. 간단한 메모와 함께 찍은 사진들을
저장하고 혹은 현상해서 두고 두고 보는 것도 좋겠다 싶은 거에요.
그래서 항상 집에 갈때마다 사진기를 챙겨갔어요.
근데.
다짐대로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동안 자연스럽게 하지 않던 일을 어느날 자연스러운 척 하는 것이
참 힘들더라고요.
이번에도 친정집 다녀올 일이 있어 가면서 다른 형제도 모였는데
다 같이 사진 한번 찍자. 소리도 안나오고 어색하고
찍을 수 있는 시간들은 참 많았는데도 말이에요.
역시나 다녀와서 또 후회했어요.
또 하나는
시골집에 가면 엄마 따라 다니면서 이거 저거 챙겨드리고 말도 많이하고
또 엄마 껴안고 자기도 하고 그러는데
다시 집을 떠나 올때 엄마를 꼭 껴안고 인사해야 겠다.. 다짐하면서도
늘 그걸 잊어버려요.
표현의 어색함.
하고 싶었는데 평소 해오지 않던 행동을 어느날 갑자기 하는게 참 어려운거요.
생각해보면 어렵다기 보다 어색한 거겠죠.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사진찍기와 안아주기.
꼭 꼭 시도해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