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방금 타고 오면서 황당한 경우를 당했네요.
전 미리 표를 스마트폰으로 예약하고 다니고 회사가 출장이 잦아 계약할인이 되어 있어요.
오늘도 예약했는데, 전 통로쪽 좌석에 앉아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에 가끔 치이는 일이 있어서
가급적이면 창쪽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요새 예약 시스템은 창쪽, 통로쪽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길래 창쪽으로 선택해앉았는데요,
오늘 열차 타려고 보니 통로쪽에 어떤 중년남성이 앉아 있는데, 절 보더니 반대편 통로쪽에 와이프로 보이는 일행이랑 같이 앉고 싶다면서 자리를 바꿔달라더군요.
전 그래서 전 창가쪽 자리 선호해서 미리 예약했다고 하고 그냥 제 자리에 앉았답니다.
그리고 계약할인을 아주 가끔 확인을 해요. 가끔 할인대상자가 아닌 사람이 할인번호 양도해서 쓰는 경우도 있거든요.
하여간 두 부부가 입을 삐죽이면서 일행인데 떨어뜨려놨다며 발권한사람 욕을 엄청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잠시 후에 제 옆에 부인으로 보이는 여자로 자리를 서로 바꿔 앉더라구요.
둘이 이런저런 얘기하더니 부인은 전화로 여기저기 요란하게 통화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냥 전 신경안쓰고 이어폰으로 음악듣고 인터넷 검색하고 그러고 있었지요.
잠시 후에 간식차가 지나가길래 여자가 이것저것 엄청 사더라구요. 오징어, 맛밤, 소세지, 커피 등등 한아름 사더니
요란하게 까먹기 시작하는데, 비닐을 앞으로 툭툭 던지면서 먹더라구요.
옆으로 보니 쓰레기를 그냥 던져두는게 저거 나중에 어쩌려고 저러나 싶었어요.
순식간에 그걸 다 먹어치우더니 좌석 가운데 바 있자나요 그걸 점령하기 시작하고,
잠시 후에 거울 꺼내더니 거울보면서 얼굴 먼지를 제 쪽으로 털기 시작 -_-..
그래도 꾹 참고 있었어요.
근데 잠시 후에 코를 계속 훌쩍이길래 감긴가? 했는데 흐느껴 울더군요. --;;
손수건을 꺼내더니 한참을 울고, 남자는 그냥 물끄러미 보기만 하고..
그 여자 중간에 한번 나갔다오더니 다시 와서 또 울더라구요.
손수건으로 얼굴 파묻고..
그렇게 가다가 제 목적지가 도달했어요. 안내방송이 나오길래 짐챙겨서 일어났는데
이 여자가 안비켜주는거에요.
자기 앞에 가방 던져두고, 그 앞에 아까 먹은 비닐쓰레기가 한아름 쌓여있고 치울생각도 비켜줄 생각도 안해서
제가 남편 한번 쳐다봤더니 남편이 여자 팔을 툭툭 치더라구요.
그제서야 세월아 네월아 하나씩 집어드는데,
행선지는 도착해가고 제가 열불이 터져서 "어휴~" 하고 한숨을 좀 크게 쉬었어요.
그랬더니 그 여자가 용수철처럼 지금 자기한테 모라고 했냐고 난리를 치기 시작하는거에요.
"지금 어휴라고 했어요?" 이러면서 일어나서 안비켜주겠다고 버티더군요.
제가 저 지금 빨리 나가야 하는데 모하는거냐고,
남편한테 "이 여자 왜이래요?"하니까 그남자는 "지금 이 여자라고 했어요?"하면서 갑자기 여자 편들기 시작하고
황당해서 제가 진짜 이상한 사람들 같애 하면서 밀고 나왔거든요.
저 뒤에다 그 여자가 "너 담에 다시 만나면 죽을줄 알어!"하면서 소리지르더군요.
진짜 황당해서요. 처음에 자리 안바꿔준거 계속 복수한거 맞죠?
그리고 왜 한시간 내내 옆에서 울어요? 열차 여러번 타봤지만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네요.
지금 집에 와서 열이 안삭혀져서 여기라도 하소연해야할것 같아서 이렇게 글 써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