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밥값에서 혼주가 이익 남길 정도의 인원수가 와야 한다는 글 보고
기함을 토하게 되네요... 커흑~
결혼식은 장사가 아닌데 말이죠.
무슨 자식 결혼시켜 한몫 잡을 것도 아니고.
그런 분들은 아마 '결혼하객 아르바이트'가 왜 존재하는지 전혀 이해 못하실 겁니다.
제 지인이 결혼할 때 하객 아르바이트를 불렀어요.
종류도 다양하더군요.
일가친척 역할, 학교 친구 역할, 회사 동료 역할 기타 등등
그런 걸 왜 돈 주고 부르느냐고 친구들이 뭐라 했는데
막상 혼주들은 그게 아니랍니다.
여기서 가끔 보면 가족 몇 명 모여 조촐하게 결혼하고 싶다고 그러죠?
근데 그게 사돈댁과도 맞아야 하는 거고,
만약 사돈댁이 일반 예식장에서 결혼시키고 싶어하는데
이쪽은 아무리 꼽아봐도 손님이 30명 안짝밖에 안 되겠다 싶으면
혼주 어른들은 돈 주고라도 하객 삽니다.
우리 이후의 나이에선 어떻게 되실지 모르겠지만
지금 혼주 나이 되시는 분들 대부분이
결혼식에서 사돈댁 손님 숫자를 보고 그 사돈댁의 인맥 내지는
평상시 삶의 모습을 추측하게 되거든요.
손님이 너무 적으면
- 오죽 안 다녔으면 아무도 안 오냐
- 사회생활이라곤 기본도 안 된 집인가 보다
- 사람 사는 도리라곤 안 하고 산 집인가보다
이렇게 평가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하객 숫자 상당히 중요시 여깁니다.
그럴 때 부페식사값이 일인당 3만원이라고 해도
2명이 와주는 게 고마울까요. 아니면 봉투만 내고 안 오는 사람이 고마울까요?
전 살아오면서 딱 두 번,
하객 20명인 결혼식과, 식당에 7명 앉아 있는 결혼식을 가 봤습니다.
손님들조차 얼마나 낯뜨겁고 민망하고 좌불안석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럴경우 혼주들은 봉투조차 안 내도 좋으니 사람만 와 줬으면 좋겠다 싶은 겁니다.
일본이나 외국은 초청장 보내고 그거 응답한 사람만 초대하고 그러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줄줄이 다 연락하고 다 초대하고 그럽니다.
밥값 적게 내고 많이 오는 사람 꼴뵈기 싫은 집은
일본식으로 초청장 보내서 온다고 한 사람만 계산해서
폐쇄형 결혼식을 하면 되는 거죠.
그게 아니라면 혼주들은 손님 많이 오길 기대하면서 결혼식 준비하는 겁니다.
무슨 애 하나 데리고 갔다고 밥값 축내는 식객처럼 취급하는 글 보니
그런 심리라면 혼주가 잘못한 거죠.
3만원당 식권 1장씩 판매합니다 라고 청첩장에 쓰던가 했어야죠.
아니면 청첩장에
'안 오시고 돈만 보내시는 분 우대'라고 쓰거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