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아버지의 며느리 사랑(자랑)

-용- 조회수 : 2,445
작성일 : 2012-06-08 14:07:51
남남인 며늘아이가 한 가족이 된지 15개월이 넘었습니다.
거기다가 보석보다 더 귀한 예쁜 손자를 할배에게 안겨준 지 며칠이 지나면 9개월이네요.
작년 3월 5일 아들을 결혼시키면서 ‘며느리는 과연 어떤 심성을 가졌을까?’
많은 조바심을 했습니다.
같은 배에서 태어난 한 형제자매도 서로 등을 지고 사는 일이 허다한데
아빠가 제대로 뒷받침도 못해 줘 항상 미안한 감을 가졌던, 듬직하고 사랑하는 큰아들이 평생을 살겠다고 데리고 들어온 며느리는 어떤 심성을 가졌을까?
결혼 이야기가 있자 많은 조바심을 했습니다.
‘50점이 안되면 어떡하나?
그래 50점만 넘으면 며느리가 아프면 이 애비가 업고 병원으로 뛰다가 엎어져 무릎이 깨져 다시는 일어나자 못하는 한이 있어도 모든 정성을 새애기에게 쏟아 점수를 올리겠다‘하는 맘이었습니다.
15개월이 지난 지금, 아니 몇 달 전에 ‘휴~~~~’하는 안도의 숨을 쉬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큰아들은 아빠의 맘을 충족시키고도 남았습니다.
딸 없이 아들만 둘인 제게 솔직히 손녀였으면 했습니다.
‘아버님! 둘째는 예쁜 손녀를 안겨드릴께요.’
‘아니다. 맘대로 되냐? 웅희 -명진스님께서 지어 주신 이름-처럼 할배에게 폭 안기는 손자도 괜찮다.’
요즈음 한달후에는 복직을 한다고 일주일에 한차례 이틀씩을 보던 아들 며느리가 손자와 함께 집에 있답니다.
혹시나 짚고 일어나다가 모서리에 얼굴이라도 다칠까봐 스펀지로 다 감쌌고 녀석의 손이 닿을 만한 서랍은 전부 스카치 테이프로 봉했습니다.
밤에는 꼭 한번씩 우유를 먹는데 아내가 데리고 자는 손자의 울음소리가 안방에서 들리기만 하면 지체없이 들어가 아이를 달래주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내가 아이 보는 재주가 있는지 안기만하면 2,3분 안에 울지도 않고 단잠에 빠져드는군요.
안방에 애를 재우고 나오면 아내와 수다를 떨고 있던 며느리가 엄지손을 세우며 ‘아버님 최고!!!’라 한다.
며느리는 자기가 알았다고 했지만 이게 아니다 싶으면 무엇이든지 배우려 한다.
특히 반찬에 있어서 자기 입맛에 맞추어 했던 것을 시집식구, 특히 시애비의 식성에 맞추려 애를 쓰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래서 며느리가 비벼주는 비빔밥에 과식도 한답니다.
또 이틀에 한번씩 만드는 손자 녀석 이유식을 만드는데 땀을 흘리며 칼질을 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대견스럽구요.
왜냐하면 배달로 이유식을 받아 먹이기도 하니까
4년 이상을 길바닥에서 생활을 했던 나에게 집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준 며느리입니다.
요즈음은 몇년동안 못한 가장 노릇을 하려고 돈을 벌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돈이 들어 올지 모르지만-
예쁜 손자를 안겨준 며느리를 위해 점수를 따도록 해야겠습니다.
이상 팔불출이었습니다.
IP : 221.151.xxx.13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대박공주맘
    '12.6.8 2:21 PM (125.178.xxx.151)

    이유식이야. 내 자식먹이는거니깐 당연한거고..시집식구 음식 맞추는것도 당연한거고...그렇지만 시아버지가 정말 대단해보이네요...행복은 가까이 있다는걸 알고 계신것같아요 ㅎㅎ

  • 2. 부디
    '12.6.8 2:23 PM (125.140.xxx.57)

    그 행복 영원하시길!
    가족 구성원이 각자 조금씩만 배려하면
    이런 행복 어렵지 않은데 싶습니다.

  • 3. 축하합니다
    '12.6.8 2:36 PM (121.200.xxx.25)

    댓글달려고요..
    울 집에도 그런 시아버지 탄생할것같은 조짐이 보입니다요

    작년에 취업한 아들한테 선자리 (소개팅) 잡아와서 (것도 넘 자주요) 아들 날마다 볶아댑니다. 빨리결혼하라고 손자보고싶다고.......아...고 ..미처요~~~~~~ㅋㅋ

  • 4. 웃음조각*^^*
    '12.6.8 4:53 PM (203.142.xxx.146)

    참 멋진 시아버지시네요^^

    며느리 사랑이 고대로 뭍어납니다. 며느님도 행복할거라 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1742 호두 구입하려구요 코스트코 구.. 2012/06/27 456
121741 김상중씨 멜로연기/생활연기 너무 안되는것 같아요 6 추적자 2012/06/27 2,588
121740 운전이 너무 하고싶어요 ㅠㅠ 11 용기가 없어.. 2012/06/27 2,029
121739 다이어트 하는 사람은 절대 베이킹하면 안돼요ㅜ 10 맛있지만 2012/06/27 2,638
121738 지금 ebs 시어머니.. 2 .. 2012/06/27 1,944
121737 핫요가 해보신분 경험담 부탁해요~~ 7 경이엄마 2012/06/27 1,899
121736 에어컨 설치할 때 ... 2012/06/27 567
121735 뮤지컬 위키드 보신분들~ 11 뮤지컬 2012/06/27 2,142
121734 저가 휘슬러 냄비 세트 어떨까요?? 3 휘슬러 2012/06/27 2,661
121733 맨발에 신발 못 신는 분들은 안 계신가요? 6 까져요ㅜ.ㅜ.. 2012/06/27 1,970
121732 가족해외여행 추천해주세요-가까운곳^^ 4 해피러브 2012/06/27 2,360
121731 허벅지 책 끼우기 계속 하시는분 효과 좀 있으신것같나요? 3 혹시 2012/06/27 7,369
121730 호모폴리티쿠스 나일등 2012/06/27 629
121729 스파이더맨 예매완료했네요!! 3 호이호뤼 2012/06/27 1,305
121728 h&m은 텍을 빼면 환불이 안되네요 5 ㅇㅀ 2012/06/27 2,944
121727 엘트월 2012/06/27 1,104
121726 중국에 남편이 주재원으로 갈 것 같아요. 3 궁금. 2012/06/27 2,303
121725 목이 타서 한약 드셔본 분 계신가여? 2 질문요 2012/06/27 853
121724 어제 스타인생극장인가에 심혜진씨 6 별거 2012/06/27 4,551
121723 추적자...다음편 예상해봐요 9 너무 재밌어.. 2012/06/27 2,187
121722 다문화,다민족 외치는 인간들,,, 2 별달별 2012/06/27 870
121721 지금 홈쇼핑에서 광고하는 한일믹서기 어떤가요? 1 믹서기 2012/06/27 1,790
121720 김재철이 mbc파업관련 전면 광고를 실었네요. 9 재처리 2012/06/27 1,591
121719 mb맨 김병일(전 서울시 대변인) 홍콩서 자살했네요 5 ... 2012/06/27 3,031
121718 영화 <국가대표> 보신 분! 전 정말 이해가^^;;;.. 6 영화 이야기.. 2012/06/27 1,8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