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성인이 자기 앞가림 못하게 키우는 것

.. 조회수 : 4,584
작성일 : 2012-06-08 01:21:51

자취 6년차, 매년 엄마에게 더욱 감탄합니다

시어머니, 시조카까지 달고 식구 6명 살림에 가게 일까지 모두 하셨죠.

물론 전 눈치 없는 딸이었고...엄마가 그렇게까지 고생을 하는 줄은 몰랐어요.

혼자 나와 살아보니, 제 한 몸 간수하는 것이 어찌나 어렵던지요.

첫해는 대학 기숙사에서, 그 뒤에는 쭉 원룸 자취인데..

철마다 이불이니 옷가지니 빨고, 매일 설거지, 음식물 쓰레기 처리, 장 보고 밥해 먹고..

화장실청소하고 소독하고 속옷이니 행주니 삶고...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제 에너지의 30%는 늘 제 한 몸 간수하는데 듭니다.

그런데 엄마는 그걸 X 6으로 수십년 했으니 ㅜㅜㅜㅜㅜㅜㅜ

 

그래도 전 다행히 크게 고생은 안 한 것이,

엄마를 많이 돕지는 않았어도 그래도 아주아주 기본적인 것은 다 했거든요.

세탁기도 종종 돌리고, 솔기가 나가거나 옷에 구멍이 나면 엄마가 해 줄 때도 있지만 급하면 제 손으로 해결하고

전기밥솥으로 밥은 할 줄 알았고 형광등도 고등학교 때부터 급하면 제가 갈았어요..

집 앞 쓸고 방 닦고 이런건 초딩부터 했구요..할머니랑 살아서 설거지도 일주일에 두어번은 했던거 같아요.  

딱히 엄마를 돕는 수준까진 아니어도 정말 최~~소한의 앞가림은 하도록 배웠는데

 

 

근데 커서 보니, 다 그런건 아니더라구요?

정말 성인 되도록, 설거지 한 번 안해보고 세탁기 한 번 안돌리고 크는 친구들을 보고

솔직히 경악했습니다;;;

기숙사 살 때 친구들 중에 세탁기도 첨 돌려보고, 과일도 자기 손으로 첨 깎아 본다는 친구도 있었고..

원룸에 형광등이 나갔는데 갈아 끼우질 못해서 엄청 고생했다는 얘기도 들었고..

 

너무 귀하게들 키워서인지...왜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성인이 이렇게나 많을까요..

늦은 밤 주저리 해 봅니다..

IP : 121.162.xxx.20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6.8 1:36 AM (121.162.xxx.209)

    못하는 거 자랑아닌데 말이죠...정말 찾아보면 다 나오고, 조금만 관심 기울이면 할 수 있는것을 '못한다'고 자랑스레 말하는 거 보면...좀 기분이 그래요 -_-;;

  • 2. 흐음
    '12.6.8 1:39 AM (1.177.xxx.54)

    그러게요..
    그런걸 하면 결혼해서도 계속 일을 많이 한다.귀하게 키울거다 ..이런댓글이 이와 유사한 글에 많이 달렸었죠.
    작년에 많이 봤었는데..
    그러나 제 생각은 달라요
    우리애도 외동딸이고. 귀하게 키울려면 한도끝도 없이 키울수 있지만.
    제가 아무것도 못하고 결혼해서 고생을 이만저만 한게 아니라서요.
    그리고 일머리란것도 뭐든 할 줄 알아야 생기거든요.
    가만 생각해보면 어른들이 말하는 이근머리..
    이건 타고난것보다는 일을 해보면서 경험에서 얻은 것들의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머리가 좋으면 더 응용을 잘할 뿐이지. 경험에서 나오는산물.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젊어서 힘이 남아돌때 여러가지를 해보면 늙어서 힘 떨어져도 쉽게 할수 있는 일머리로 오히려 더 쉽게 살아지겠다 생각했어요.
    요즈음은 어디가서 나 뭐 못해..이런게 자랑이 아니라 생각해요.
    내가 할 줄 아는만큼 내가 선택받을 영역이 더 커지거든요.거기서 파생되는 인연도 생길수 있구요.
    그래서 저는 우리애 뭐든 다 할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합니다.

  • 3. 원글
    '12.6.8 1:46 AM (121.162.xxx.209)

    흐음님 말씀 동의해요. 일머리도 할 줄 알아야 생기고, 할 줄 아는게 많으면 선택 받을 일들도 많아지죠..
    진짜 귀하게 키우는건 어디가서 자기 몫할 수 있는 사람 키워 내는 것 같아요.
    사회성 있고, 능력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게 중요한 만큼, 자기 앞가림 하게 키우는 것도 정말 중요한 교육인 것 같아요..

  • 4. ...
    '12.6.8 2:59 AM (203.206.xxx.188)

    흠. 저 손에 물 한방울 안묻히고 컸는데 ㅋㅋ
    지금 완전 살림 잘하는데요. 그냥 소질 아닐까요?
    형광등 갈아봐야 하나요? 결혼 전에 안갈아봤는데 결혼 후에 바로 혼자 갈았어요.
    그거 초등학교 전구 같은거 배울때 다 해보지 않나...;;
    결혼 전에 안했다고 커서도 못하는 사람은 좀 ... 손재주가 아예 없는 사람들이겠죠.
    어려서 살림 도와봤다는 사람을 봤는데 날림?으로 하는 요리는 잘하는데
    그렇다고 딱히 야무지지도 않던걸요.

  • 5. ..
    '12.6.8 3:21 AM (121.162.xxx.209)

    때가 되면, 닥치면 한다는 말 동의합니다.. 글에서 예로 들었던 '세탁기 처음 돌려본다'는 제 친구..지금 자기 앞가림 잘 하고 있습니다. 대신 그렇게 되기까지 좀 고생했죠.
    제가 말하고 싶었던것은 성인이 되기까지 누군가의 뒷치닥거리를 남이 해 주는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유독 한국이 심한것 같아서요. 잘 할 수 있다, 능력이다의 문제를 떠나서..
    제 생각엔 청소년기 이후부터는 당연히 자기가 해야 할 것을 너무 다 크도록 유예하고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도 고등학교때까지 엄마가 주로 속옷빨래를 해 주었습니다 (생리때 빼고)
    지나고 보니 후회가 되고 이상해서요..당연히 제가 할 일이었는데..
    밖에서 (학업, 직장) 자기 몫을 하는 것 만큼 사람으로서 자기 앞가림을 하는것도 당연한 능력이라 생각하는데,
    너무 무시되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글을 남겼습니다.
    덧붙여 그런 영역이 무시되고, 평생 집안을 관리하는게 어떤 품이 드는지 한 번도 못느껴본 사람들이 많으니,
    살림하는 분들더러 '집에서 논다'라는 표현이 아직도 흔한것 같고요..

  • 6. ㅎㄹ
    '12.6.8 4:03 AM (124.52.xxx.147)

    우리땐 당연히 운동화도 빨아신고 교복도 스스로 다렸어요 근데 고등학생 딸은 친구들은 엄마들이 다해준다고 하네요

  • 7. ...
    '12.6.8 4:22 AM (203.206.xxx.188)

    원글님 말씀뜻을 알겠네요. 네..살림은 예일 뿐이고 그런 경향이 있어요.
    전 아이 살림 도우란 소리는 안하는데 그래도 자기 방은 정리하게 해요. (설겆이는 안시키고요;)
    제가 누구 뒷치닥거리 하는 느낌이 싫어서.;;;

  • 8. 그런게 앞가림?
    '12.6.8 8:40 AM (14.56.xxx.27)

    안해보고 큰 게 자랑은 아니지만 앞가림 못한다는 말을 들을 사항도 아니예요.
    세탁기 못 돌리는 남편들 많지 않나요? 앞가림을 못해서가 아니라 안해봐서잖아요.
    한 두 번 해보면 금방 할 수 있구요.

  • 9. 전구..
    '12.6.8 9:03 AM (218.234.xxx.25)

    지인의 이야기인데.. 출장 갔다 며칠만에 돌아오니 화장실 전등이 켜지지 않는다고.. 3일 전부터 전구 들어오지 않아서 와이프가 3일 동안 촛불켜놓고 화장실 일보고 세수했다고....

    남자들, 이런 와이프가 좋은가 봐요..??

  • 10. 백배 동감
    '12.6.8 10:40 AM (222.233.xxx.217) - 삭제된댓글

    몸에 기본적으로 익혀져야
    혼자서 다 해야할 상황이 왔을때 덜 힘들어요
    초딩 연산 연습 반복하는거랑 같다고나 할까
    내가 덜 고생해요

  • 11. 조명희
    '12.6.8 4:18 PM (61.85.xxx.104)

    닥치먄 다 하게 되어 있다에 한표 드립니다
    저도 결혼전까지 하나더 못했어요.
    아빠는 그게 불만이었고(라면 1개만 겨우 끓이고 2개는 못 끓였어요. 상추 씻으랬더니 빡빡 문질러 으깨지고등)엄마는 시집가면 다한다고 벌써부터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그런데 인터넷과 책의 도움으로 결혼 6개월만에 왠만한거 다하게 되었고 지금은 주변에서 저에게 물어봅니다
    요점은 관심도 차이고 필요의 차이예요.
    자기가 필요하고 관심을 가지면 하게 되어 있는데
    문제는 자기가 꼭 하지 않아도 누군가 해 줄 사람이 있으면 할줄 모른다는 핑계도 안 하려 드니 그것이 문제이지요.
    정말 도와줄 사람이 없으면 하게 되는데 본인이 안해도 대신 할 사람이 있거나 돈으로 해결 가능하면 본인이 편하기 위해서 안 하게 되는거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1616 李대통령, 금주내 친인척ㆍ측근비리 대국민사과 19 세우실 2012/07/24 1,799
131615 컴퓨터 관련 급질문 할께요. 2 lily 2012/07/24 861
131614 통영 초등생은 MB와 딴날당이 죽인거다 7 참맛 2012/07/24 1,528
131613 기숙사학교에서 아이 전학시키면서 싸우고 왔습니다 6 bluesm.. 2012/07/24 3,311
131612 올해들어 최고로 더운 날이에요 1 방울 2012/07/24 1,182
131611 초등점수 유지시키는 비법좀 전수해주세요... 4 초보맘 2012/07/24 1,657
131610 포털 대문 뉴스기사의 수준이하 제목들 8 눈버림 2012/07/24 1,009
131609 알러지치료 받고 난 후로 사료를 안먹어요...ㅠ 4 강쥐~ 2012/07/24 832
131608 사춘기 다가오는 아들..겨드랑이 냄새 ㅠ.ㅠ 17 2012/07/24 5,266
131607 뚱땡이TV 처분하려는데요... 5 ^^ 2012/07/24 2,033
131606 아무렇지도 않게 터치하시는 아줌마& 할머니들 싫어욧 3 루루~ 2012/07/24 1,582
131605 올케이신 분들 . 결혼때 한 한복 빌려달라고 하면 17 고민중 2012/07/24 3,764
131604 편의점 도시락 먹을만 하네요.^^ 4 ㅎㅎ 2012/07/24 1,948
131603 17개월 아기 반찬 추천요. 8 사과꽃 2012/07/24 15,479
131602 코스코 물건들 파는 프리미엄아울렛 알려주세요~ 1 수원이나 동.. 2012/07/24 1,428
131601 식당반찬으로 나오는 월남쌈에는 뭐가들어가죠? phycla.. 2012/07/24 1,241
131600 닉쿤이 광고하던 치즈+라면 이제 파는곳이없네요 3 딸이 매니아.. 2012/07/24 1,786
131599 남편 생일인데 이제야 알았어요. 4 웃음이피어 2012/07/24 1,419
131598 고소아게 두부 어떻게 먹나요? 5 풀뭔 2012/07/24 1,586
131597 (주의 - 스포일러 쎔) 아메리칸 싸이코 보고 질문이요. 6 베일 2012/07/24 1,316
131596 어제 힐링캠프 안철수원장님 보고 82하고는 오프라인은 또 틀려요.. 21 대선 좀 걱.. 2012/07/24 9,274
131595 제주도 말고 본토에서 중문해수욕장이랑 비슷한 느낌?의 해수욕장이.. 4 ... 2012/07/24 1,282
131594 다른아기들도 잘때 엄마 포즈까지 잡아주나요 ㅜㅜ 17 담도걸렸어 2012/07/24 3,216
131593 바디 미스트나 스프레이 쓰시는분 계세요? 1 ^^ 2012/07/24 1,183
131592 아이들 모기쫒는데 가장 효과적인게 뭘까요? 6 모기싫어 2012/07/24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