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른둘입니다. 결혼한지 2년 됐고요.
남편은 회사원이고 저는 출판쪽 프리랜서 뛰면서 과외로 아이들 가르칩니다(세금도 내요;;;)
2억 3천짜리 전세 살고 있구요. 제 월급은 지금 달에 400 좀 넘습니다.
그대신 많이 힘들구요. 밤에도 일 낮에도 일입니다.
저희가 모은 돈은 2년에 1억 남짓입니다. 그래서 다행히도 이사를 올 수 있었고
그럭저럭 이제 마음에 드는 집에 살고 있습니다. 남편 월급은 안정적이지만 저보다 조금 적습니다.
그래서 어쨌든 돈 더 모으려면 제가 일하는 수밖에 없어요.
다른 분들은 이제 일 접고 애도 가지고 그러라고 하는데..
저는 시집 사정도 힘들어보이고 아차하면 생활비 달라 할 것도 같고..
제가 아이 가지면 일 못하고 그러면 이 집 전세금 올라가는 것도 못 줄 거 같고..
그러다가 어떻게 될까 고민하면 밤에 잠이 안 옵니다. 아이는 워낙 남편이 원하니 가져야겠고..
그거 생각하면 지금 어떻게라도 일 더 해서 돈 모아놔야 2년 후에 이사를 해도 할 거 같고 ...
애 가지고 낳고 일 못하는 동안 제가 쓸 돈도 제가 모아놓아야 될 거 같고..
그것때문에 멍청하게 애 낳는 것도 계속 미루게 돼요. 아이 낳고 한 2년 쉬어도 가계에 무리가 없을까요..
니돈 내돈 경계도 전혀 없는 상황인데 어째선지 남편 돈엔 손을 못 대겠어요.
남편은 그런거 상관하지 않는 사람인데도요. 그래서 스스로 생각해서도 너무 미련하고
너무 돈벌레처럼 돈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는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딱 필요한 데만 돈을 쓰는 성격이지만..
제가 조금이라도 더 벌 수 있는데 놀고 있으면 왠지 큰일이 날 것 같아요.
그래서 몸도 마음도 괴롭습니다.
다른 분들 보시기엔 짜증나고 이게 뭐 고민이야 하실 분도 많으실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생각될만큼 철없고 우매한 고민일지도 모르지만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고 이래저래 다 일이 풀리니 마음 좀 가볍게 가져도 되는 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