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무시무시한 시월드 이야기들 많이 올라오쟎아요.
저의 시어머니도 제가 이야기 풀어서 쓰면, 탑10은 몰라도 상위권에 충분히 오르실 분 이에요.
제가 겪은 얘기 구구절절 쓰는건 서로 괴로우니 패스 할께요.
결혼 적령기 되신 분들이 결혼에 대해 조언 구하러 종종 글 올리는 것을 볼때마다
제가 하고싶은 말은
절대 참고살지 말자 입니다.
저는 지금생각해보면
착한여자 컴플렉스가 있었나 싶기도 하고
저의 연배이신 모든 여자분들은
가부장적 한국사회에서 여자로 살아남으려면
겸손과 인내가 미덕이며
끊임없이 "너만 참으면 우리 가정이 편하다"를 주입받았지요.
그래서 결혼하고 10여년간 참고 또 참았어요.
참는것이 노력이고, 저만 참으면 저와 저희 시월드가 다 행복해질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건 저만의 착각이었어요.
저의 희생을 끊임없이 요구한 시월드사람들이
저를 마음대로 휘둘러서, 그들의 정서적/경제적 이익을 취한 세월일 뿐.
세상 어디에도 저의 희생과 오래참음으로 아름다워진 곳은 없읍디다.
시어머니는 제가 참으면 참을수록 점점 기고만장해져서
저와 제 가정을 향한 권력을 마구 휘둘렀고
그 과정에서 상처받은 건 참은 저 하나가 아니라
남편과 아이들까지 포함된다는걸 이제야 깨달았네요.
또, 저렇게 상식 밖이신 분들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하다는 것 이겠지요.
저는 끊임없이 어머님께 잘해드리려고 노력했고,
폭언과 금품갈취(???달리 할말이....)에도 이해하려고 했더니
저는 어머님께 약자가 되었어요.
어머님은 저의 위에 군림하는 강자가 되셨구요.
그게 너무 억울하고 분했는데
요즘 가만히 생각하니 그 권력을 쥐어드린 것이 바로 저 자신이더란 말입니다. 이런...
올 봄에
제가 큰 맘을 먹고
어머님께 대들었습니다.
계기가 있었고, 제가 더이상 이렇게 안산다고, 참는거 그만 하겠노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땐, 정말 이혼하려고 서류/증거 다 준비해 놓았지요.
울 어머님이 변하신 건 없지만
저를 더이상 함부로 대하시진 못하십니다.
제가 가진 패가 무시할만한것이 아니란 걸 아신데다
아들이 사건당시 마누라편을 들었거든요.
아마 거기서 놀라셔서 태도 변화하신 듯.
이제 더이상 들볶이지 않아서 좋습니다.
제 평생 이렇게 평안한 날들은 처음이에요.
하지만 제 몸은 신호를 보내고 있네요.
올해로 딱 40 되었는데
크리스마스부터 몸살감기가 들락날락하는데
아직 낫지 않아서 시간을 내지 못하다
요새 심해져 할 수 없이 병원을 가니
여러가지 검사를 해보곤 큰 병원 가라고 합니다.
너무나 억울하고 분하고 이런건 다 지나갔는데요.
참지 말고, 당하지 말고 살 걸...
그랬으면 우리 시부모님도 나를 우습게 여기지 않았을텐데 하는 후회가 듭니다.
여러분!!!
결혼 초기에 부당한 대우를 받으신다 느끼신다면
참지마십시요.
갈등상황에선 마음 약한이가 참기 마련인데
이렇게 참은 사람은
상대방에게
"나는 함부로 대해도 되는 사람이다"
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입니다.
참음의 결과는 화목한 가정이 아니라
나의 망가진 몸으로 올 수 있습니다.
부당한 대우를 받는사람 모두 이혼해라
이런말은 아니에요.
모두의 사정이 다 다른거고
입장이 다른거니까요.
하지만 나에게 부당하게 대하는 사람에게
잘못하지 않았지만 잘못했다고 거짓 고백을 하는것 보다
(제가 맨날 제 생각엔 잘못안했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 잘못했다고 죄송하다고 엎드렸었거든요)
그쪽이 나에게 이렇게 하는것은 부당하다 고
내가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나를 위하고 상대방도 위하는 길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지 마세요. 저도 앞으로 참지 않고 할말 다 하면서
되는대로 살려구요.
병원가서 들을 얘기가 좀 걱정이 됩니다만
어쨌든 힘내려구요.
심난해서 주저리주저리 써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