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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등3학년 아들아이의 한마디에 왜이리 실망스러울까요.

둘맘 조회수 : 2,324
작성일 : 2012-06-07 12:36:22

어제 저녁에 3학년 아들아이가 저에게 한말은요

"엄마는 오래 못살것 같아" 였습니다.

처음에 들을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전후상황을 생각하며

그 말의 진정한 뜻이 뭘까 생각하다보니 점점더 화가나는거에요.

그래서 어제도 아이를 혼내고 사과하라고 얘기하고

뒤늦게 전해들은 남편도 아이에게 엄마에게 더 예의있게 행동하라고 타이렀는데요

오늘까지도 참..기분이 참담합니다.

어제저녁  집근처 산에 새로 생긴 공원에서 친구와 5시간정도를 놀고

집에 돌아오는길에 치킨이 먹고싶다고 하더라구요.

남편더러 집에오는길에 사오라 하려했는데 이미 남편은 집에 와있었어요.

그래서 아이보고는 씻으라하고 부랴부랴 카레를 만들고 있는데

아이가 엄청실망하면서  주방쪽에 와서 차마 저는 보지 못하고

냉장고문을 쳐다보면서 울먹울먹하는겁니다.

그 모습이 보기 싫어서

"너, 밥안먹어도 된다. 엄마는 힘들게 밥했는데.

그리고 오늘 아니고 내일먹자고 하는데  말이야.

어릴 때는 한끼 안먹으면 어떻게 될까봐 그랬는데 컸으니 한끼 안먹어도 괜찮아. 먹지마." 했지요.

그러다가 남편이 애가 하도 울먹울먹하니까 사주겠다고 해서

자기가 원하던 치킨을 먹을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더니 던진말이 "엄마는 오래 못살것 같아" 였습니다.

제가 그말을  찬찬히 생각하니까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어."라는 말로 해석이 되면서요

그후 제가 야단을 쳤어요.

"**야 난 니가  마음이 착하고 고운 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니가 원하는 거 안해줬다고

엄마가 오래못살것 같다는 식으로 엄마한테 얘기하니 참 실망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는 말이 있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해주면 좋다하고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하면 싫어한다는 말이야.

너가 원하는 일이 아니면 엄마고 뭐고  소용이 없다는 건데

그건 너무 이기적이지 않니?

생각도 너무 좁고 말이야."

"너, 엄마한테 사과해.

그렇게 안하면 난 내일 아침부터 너한테 밥 못해줄것 같다."

그래서 아들은 저에게 사과했구요, 남편도 한참을 타일렀어요.

그런데도 저는 참 충격이 오래가더라구요.

제가 저 스스로 생각해도 아이가 그런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될텐데

왜 이리 실망스러울까요.

아이를 이렇게 싸가지 없이 키운것도 저이지만

또 아직 어리니 그런말을 할 수 있다고 포용을 하면 될텐데 잘 안되네요.

아이에게 너무 잘해주니까 엄마를 만만하게 보나 싶어요.

잘해주려 하지말고 냉정하게 해야

아이가 엄마 고마운 것을 알까요?

그렇게 오냐오냐 키운 것 같지 않은데 제가 잘못해왔나봐요.

엄하게 키워야 했나봐요.

이런식으로 계속 아이를 키우면 아이는

엄마, 아빠의 고마움을 모르는 아이로 자랄 것 같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부모의 고마움을 모르면 사람아 아니야 라고

말로 한다고 해도 될문제도 아니고요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IP : 116.127.xxx.24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ㅋ
    '12.6.7 12:39 PM (1.251.xxx.116)

    전 초5남
    남자애들이 가끔 그렇게 싹수없는 소리를 할때가 있어요.
    저도 많이....허허..

    그런데 아직 애니까요.
    그냥 어쨋든 엄마아빠가 이미 충분히 말을 했으니까...됐고요.

    다음에 또 그러거든
    네가 그런말을 해서 엄마는 참 기분이 안좋았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너는 식구에게 그런말 들으면 좋겠니? 정도로 하면 될듯..

    그냥...애라서 그래요....그러면서 커는것 같구요...

  • 2. 그말이
    '12.6.7 12:44 PM (58.143.xxx.105)

    그말이 아닐 것 같아요.
    혼내기 전에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물어보셨어요?

    섭섭할 수 있는 마음은 이해가 가는데
    그 말이 엄마 죽었으면 좋겠다, 그런 말은 아닐 거 같아요.

    덧. 아이가 먹는 걸 좋아하는 거 같은데
    인내를 가르치시려거든 다른 부분부터 시작하시고 먹는 건 좀 나중으로 해주세요.
    먹고 싶다고 했는데 내일까지 기다리라고 하면
    내일 먹을 수 있는 거 왜 오늘은 못먹나, 이해가 안 갈것도 같아요.
    울먹울먹 하는 거 꼴보기 싫은 건 이해가 가지만 바로 너 카레도 먹지마, 이건 좀 모진 것도 같구요..
    마음 푸세요~

  • 3. ...
    '12.6.7 12:44 PM (121.160.xxx.196)

    저는 제아무리 님 글을 읽고 감정 이입 하려고 해도 그 말이 그렇게는 안들리네요

  • 4. ...
    '12.6.7 12:45 PM (121.160.xxx.196)

    엄마 성질 너무 까다로우니까 오래 못 살 것 같아. 이렇게 들려요

  • 5. 둘맘
    '12.6.7 12:48 PM (116.127.xxx.243)

    말씀,감사합니다.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안될텐데
    제가 순간적으로 참 속마음이 다친것 같아요.
    믿는도끼에 발등 찍혔다는 기분이요.
    휴우~

    남편도 자기는 애가 왜그랬는지 알것 같다고
    남자애들은 머리가 팍 돌아서 그런 말을 할때가 있다고
    그런 상태였다고 이해하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참 이기적이네요.
    참 제맘이 이러고 보니
    자식들이 서운하게 한게 많은데도
    항상 포용해주신 우리부모님은 참 대단하신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말 한마디에도 이렇게 충격인데요.

  • 6. ..
    '12.6.7 12:48 PM (147.46.xxx.47)

    맞아요.너무 깊이 해석하지마세요.아이랑 오후에 한번 대화 잘 나눠보세요.

    아마도 엄마행동에 아이가 먼저 상처받았을거에요.

    표현은 잘못됐지만,그렇게 라도 표현해야 한이 안되겠다싶었는지도모르죠^^

  • 7. 님 속상한 것도 알겠고
    '12.6.7 1:35 PM (112.153.xxx.36)

    아이도 안되어 보이고 그러네요.
    그런 말 하면 일단 화나는건 보류하시고 진지하게 물어보세요.
    **야 왜 그렇게 생각하니? 조용히 물어보세요. 궁금 안하세요?
    저 녀석이 엄마 죽었음 좋겠다고 생각한걸 저렇게 돌려말하는 것 같아 넘겨짚지 마시고요, 물어보면 자기 생각 말할거잖아요.
    그리고 한 끼 안먹어도 괜찮아 밥해주기도 싫고 너 밥먹지마 이런 말씀은 하지 마셨음 해요.
    애들은 장난이라도 그런 말 하면 슬퍼하더라고요, 너도 엄마에게 그런 말 했으니 당해도 싸다.
    이건 어른다운 행동이 아니죠. 어른 역할 하는게 그래서 어렵다는 거죠.
    서로 안좋은 대응이 자꾸 오가는데 그걸 원글님이 어른이고 엄마니까 그걸 과감하게 단절시키시고 분위기를 개선시키셨음해요.
    밉다고만 생각하면 방법이 없어요. 진심으로 대화를 해보시고, 아이의 불만이 뭔지, 원하는게 뭔지 들어보세요.
    아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자인 부모가 억지로 강요해서 강제로 굴복시키면
    그 아이는 굴욕감을 느끼고 비굴한 성격이 될 수도 있어요. 그리고 반발심이 생겨 더 엇나가게 되더라는...
    아직 인성형성이 완성된 시기도 아니니 부모가 잘 이끌어 주세요. 부모가 안이끌어주면 누가 이끌어주겠어요?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뤄지는게 아니라 가정의 역할이 더 중요합니다.
    좋은 모자 관계가 되길 바랄께요 힘내세요!

  • 8. 음..
    '12.6.7 1:46 PM (115.126.xxx.16)

    원글님 속상한건 충분히 이해하는데요.
    엄마의 그런 말듣고 아이가 아주 많이 슬펐을거 같아요.
    잘못했다는 생각보다요.
    우리는 어른이니까 이렇게 저렇게 돌려생각 할 수도 있지만
    아이는 그렇게 못하잖아요.
    원글님 말을 그저 말 그자체로 받아들일텐데..
    아이 좀 다독여주세요..

  • 9. 둘맘
    '12.6.7 2:17 PM (116.127.xxx.243)

    아이의 말을 엄마가 죽기를 바라고 있구나 라고 해석하는건 아니구요
    내뜻에 안맞춰주니 너무 싫다는 말로 들려요.

    어제는 자기가 뒷산 공원에서 친구와 논다는 약속을 해와서
    제가 같이 따라가서 밖에서 5시간을 놀다 왔구요
    그 전날은 그 친구가 집에 놀러와서 짜장면 시켜줘서 간식으로 먹고 또 하루종일 놀았죠.
    그리고 한밤중에 비몽사몽으로 헤매는데 일기숙제를 꾸역꾸역 도와줬구요.


    그러니까 엄마가 본인에게 잘했던건 아이 머리속에 없구요
    당장 자기가 원하는 거 한가지를 한해주니 나쁘다 하는 모습에 실망한 것 같아요.
    엄마가 뭘 해주는 것, 자기가 원하는 걸 해주는 건
    당연한 걸로 알고 있다는 거지요.

    엄마에게 불만인 마음을 표현하려 했는데, 그런 표현이 나왔을 수 있겠네요.
    그래도 죽음...뭐 이렇게 표현한건 이해가 안가요.
    그때는 엄마가 죽는다는 생각만 해도 울음이 나오지 않나요?

    써놓고 보니 참..저도 속이 좁은 엄마입니다.
    어쨌든 숙제 하나 받았는데, 잘 풀어가보렵니다.

    도움 말씀 주신 님들, 참 감사합니다.
    성장의 기회로 잘 삼아볼게요.

  • 10.
    '12.6.7 2:32 PM (58.143.xxx.105)

    감정을 컨트롤 하려고 하지 마시고 행동을 컨트롤해주세요.
    그게 서로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길입니다.
    아이가 입을 내밀건 어쩌건 그런 감정에 화르륵하시기보다
    문을 쾅 닫는다거나 반찬을 헤집는다거나 그런 행동들을 제재해주세요.

    초등학생인데 부모가 해주는 것만 있고 부모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별로 없지요.
    항상 디폴트가 '감사', '고마움'이기를 바라시는 거 같은데
    그런 자세로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ㅎㅎ

    원글님 마음이 좀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11. 원글님 댓글보니
    '12.6.7 2:45 PM (112.153.xxx.36)

    어렵겠지만 단호함과 너그러움이 필요한거 같아요.
    아이에게- 부모에 한정된게 아니라 이 세상에 대하여- 감사함에 대해서 교육시키세요. 잔소리로 가르칠 수는 없는 문제이고
    예컨데 가족끼리 밥먹기 전이나 후에도 항상 잘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아빠도 엄마도 다 하는겁니다.
    좋은 주제의 대화도 많이 하시고요, 긍정적인 사고를 심어주세요.
    세상이 참 암울하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겐 밝은 얘기를 해줘야 하는거 같아요.
    하다못해 싱그러운 공기, 파란 하늘, 흩날리는 꽃잎과 푸르른 신록들 이런 걸 보고 느낄 수 있는 것도 감사한거잖아요.
    그리고 자기가 할 일은 자기가 하도록 습관화시키고요.
    하루 끄트머리에가서 숙제 안한거 막 도와주고 그럼 아이가 숙제는 스스로 안해도 되는 걸로 알거든요.
    못하게 되면 자기가 안해놓고도 부모에게 짜증내는 일이 발생할 수도...
    혼낼 짓 하면 혼내되 그래도 엄마가 날 싫어하고 미워해서 그런건 아니구나 느낄 수 있게요.
    네가 이렇게 하면 너에게 뭘 안해준다 불이익을 당한다보단 네가 이걸 하면 우리 뭐 하자
    이러는게 긍적적인 변화에 더 효과적이라고 해요.
    따끔하게 혼내고 그 감정을 길게 가지 않게 해줄건 해주고 아무튼 아이들은 진심으로 사랑을 듬뿍 줘야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 밝고 성품좋은 아이로 자라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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