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3학년 아들아이가 저에게 한말은요
"엄마는 오래 못살것 같아" 였습니다.
처음에 들을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전후상황을 생각하며
그 말의 진정한 뜻이 뭘까 생각하다보니 점점더 화가나는거에요.
그래서 어제도 아이를 혼내고 사과하라고 얘기하고
뒤늦게 전해들은 남편도 아이에게 엄마에게 더 예의있게 행동하라고 타이렀는데요
오늘까지도 참..기분이 참담합니다.
어제저녁 집근처 산에 새로 생긴 공원에서 친구와 5시간정도를 놀고
집에 돌아오는길에 치킨이 먹고싶다고 하더라구요.
남편더러 집에오는길에 사오라 하려했는데 이미 남편은 집에 와있었어요.
그래서 아이보고는 씻으라하고 부랴부랴 카레를 만들고 있는데
아이가 엄청실망하면서 주방쪽에 와서 차마 저는 보지 못하고
냉장고문을 쳐다보면서 울먹울먹하는겁니다.
그 모습이 보기 싫어서
"너, 밥안먹어도 된다. 엄마는 힘들게 밥했는데.
그리고 오늘 아니고 내일먹자고 하는데 말이야.
어릴 때는 한끼 안먹으면 어떻게 될까봐 그랬는데 컸으니 한끼 안먹어도 괜찮아. 먹지마." 했지요.
그러다가 남편이 애가 하도 울먹울먹하니까 사주겠다고 해서
자기가 원하던 치킨을 먹을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더니 던진말이 "엄마는 오래 못살것 같아" 였습니다.
제가 그말을 찬찬히 생각하니까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어."라는 말로 해석이 되면서요
그후 제가 야단을 쳤어요.
"**야 난 니가 마음이 착하고 고운 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니가 원하는 거 안해줬다고
엄마가 오래못살것 같다는 식으로 엄마한테 얘기하니 참 실망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는 말이 있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해주면 좋다하고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하면 싫어한다는 말이야.
너가 원하는 일이 아니면 엄마고 뭐고 소용이 없다는 건데
그건 너무 이기적이지 않니?
생각도 너무 좁고 말이야."
"너, 엄마한테 사과해.
그렇게 안하면 난 내일 아침부터 너한테 밥 못해줄것 같다."
그래서 아들은 저에게 사과했구요, 남편도 한참을 타일렀어요.
그런데도 저는 참 충격이 오래가더라구요.
제가 저 스스로 생각해도 아이가 그런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될텐데
왜 이리 실망스러울까요.
아이를 이렇게 싸가지 없이 키운것도 저이지만
또 아직 어리니 그런말을 할 수 있다고 포용을 하면 될텐데 잘 안되네요.
아이에게 너무 잘해주니까 엄마를 만만하게 보나 싶어요.
잘해주려 하지말고 냉정하게 해야
아이가 엄마 고마운 것을 알까요?
그렇게 오냐오냐 키운 것 같지 않은데 제가 잘못해왔나봐요.
엄하게 키워야 했나봐요.
이런식으로 계속 아이를 키우면 아이는
엄마, 아빠의 고마움을 모르는 아이로 자랄 것 같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부모의 고마움을 모르면 사람아 아니야 라고
말로 한다고 해도 될문제도 아니고요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