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백화점에서 일이에요.
입덧이 너무너무 심해서 피를 토하는 정도까지 갔다가 거의 두달만에 살것도 있고 해서 살살 나가봤어요.
여전히 속은 울렁울렁 거렸는데도 그날따라 얼마이상 사면 주는 사은품이 제가 꼭 필요했던 거여서 빨리 받아서 가야지 하는 맘으로 사은품 받는 층에서 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서 줄을 섰어요.
근데 줄 서기 직전에 누가 제 뒷꿈치를 발로 꽤나 세게 차는 거에요. 저도 모르게 반쯤 고개를 돌려 뒤를 쳐다봤어요.
어떤 60-70대 정도 되보이는 할머니시더라구요. 전 서른여섯..
뭐 실수였겠거니 하고 그냥 쓱 한번 쳐다보고 말았는데 제 뒤에 선 그 할머니 왈...
"지가 앞질러 갔으니 내가 찼지 어따대고 쳐다보고 있어?" .... 헐.....
제가 앞질러 갔는지도 몰랐고 거기가 그리 많이 붐비지도 않았구요. 갈때 조금이라도 옷깃도 스치지 않았거든요.
평소 같으면 참았겠지만 속도 막 토할것 같은데 그런 어이없는 말을 들으니 갑자기 분노 게이지 상승...
돌아보고 최대한 정중하려고 노력하며 말했어요. (노력했지만 뭐 건방져 보였을수도 있겟죠)
"아니 제가 발로 찼다고 뭐라 그런것도 아니고 앞질러 갈때 친것도 아닌데 쳐다봤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 그리고 일단 사람을 실수로라도 찼으면 사과하는게 맞는거 아닌가요?"
했더니, 아주 불쾌한 표정을 지으시며
"네네 미안하네요 아가씨 (음.. 여기서 분노게이지 급 하락할뻔 했음..ㅋㅋ역시나는 아줌마인가)
이제 됐죠?"
뭐 사과같지도 않은 사과였지만 그냥 또 참았어요. 요즘 조금만 건드려도 폭발하는 상태라 ㅠㅠ
근데 돌아서자마자 제 뒤통수에 대고 하시는 말씀이..
"어린것이 어디 건방지게.. 집에가서 이일 꼭 니네 엄마한테 말해~!"
악.... 더이상 참을수가 없었어요.... 말투도 왜 그... 전형적인 비꼬는듯한 그런..얄미운 말투 ㅠㅠ
또 뒤돌아 봤어요. (아니 사람 얼굴보고 못말하는분이 꼭 기분나쁘게 뒤통수에다 대고 그러시는지..)
"나참... 제가 할머니께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는데요. 나이 어린게 죄입니까? " 하고 다다다...하려는 순간..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니 좀 챙피하신지 아님 저의 포스에 기가 죽으셨는지..
"됐어요.. 내가 잘못했으니까 그만해~" 허허허.... 그말씀도 아주 빈정대는 말투로 하시더군요.
뭐...... 더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아서 관뒀어요. 근데..
여기서 제가잘못한게 뭘까요? 뒤꿈치 발로 차이고 반사적으로 뒤돌아 본게 뭐가 그리 기분나쁘셨는지.
전 누가 찼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고.
맹세코 에이씨.. 하는 소리도 내지 않았거든요.
저번에도 백화점에서 배달 줄섰을때 어떤 아주머니인지 할머니인지 제 앞으로 비집고 들어와 자기가 먼저 섰다며
우기시는데 참....
나도 늙으면 나이 먹었다고 너무 벼슬인양 행세하지 말아야지....